
▲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시에서 '뉴욕 기후주간' 개최를 앞두고 기후대응 강화를 요구하는 시위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향후 글로벌 기후대응에서 AI가 핵심 수단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22일(현지시각) 국제기관 발표와 외신 보도 등을 종합하면 미국 뉴욕시에서 열린 '뉴욕 기후주간'에 참석한 국제기관, 글로벌 빅테크, 전력기업 관계자 등은 모두 AI가 향후 국제사회의 기후대응 능력을 크게 강화할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뉴욕 기후주간은 2009년부터 개최된 세계 최대 규모 민간 기후 행사다.
사이먼 스티엘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UNFCCC)은 기후주간 기조연설에서 "AI는 딱 정해진 규격대로 나오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리스크를 동반한다"며 "하지만 동시에 판도를 바꿀 힘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따라서 우리는 이제 AI의 위험한 측면을 보완하고 기술 혁신 촉매 역할을 하는 측면을 강화해 현명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AI는 대체로 대형언어모델(LLM) 형태를 하고 있는데 가동과 학습에 많은 연산 처리 능력을 요구한다. 이 때문에 AI 기업들은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그 특성상 안정적이고 거대한 전력원을 요구하기 때문에 글로벌 전력 수요를 크게 늘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전력 수요 급증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도 늘어 기후변화 속도를 높일 우려가 높다.
스티엘 총장은 "주요 AI플랫폼 운영 과정에서 공급되는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바꾸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혁신을 해야 한다"며 "제대로 활용만 한다면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잠재력을 해방시켜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AI가 가진 마이크로그리드(소형 독립 전력망) 관리, 기후리스크 매핑, 회복 탄력적 계획 수립 등에 관한 능력"이라고 지적했다.

▲ 사이먼 스티엘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이 2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시에서 열린 뉴욕 기후주간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
카라 허스트 아마존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는 포츈을 통해 "미국은 이미 AI를 기후대응 진전을 위한 동력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AI는 우리에게 필요한 속도와 규모로 기후 분야에서 혁신을 선도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아마존은 아마존 노바, 앤트로픽 등 다양한 자체 AI 모델을 동원해 기업 지속가능성 증진에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스트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는 "AI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이와 같은 도구들의 적용 방법을 공유하고 그 이점을 더욱 빠르게 확대해 보다 넓은 공공의 이익에 기여할 수 있는 강력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AI를 실제 시스템에 적용하면 기후변화 대응이 점진적인 수준에서 급속도로 빨라지는 수준으로 변화해 에너지 사용이 최적화되고 우리에게 필요한 소재 발견이 가속화되며 농업 효율성, 공급망 등이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력기업 쪽에서는 프랑스 대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AI를 활용한 전력망 관리 기법을 도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 지속가능성 연구소는 이날 행사에서 '에너지 빈곤: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위한 글로벌 비전' 보고서를 공개했다. 핵심 내용은 지속가능한 전력망 구성을 위해 AI 활용 분석기법을 도입하기로 한 것이었다.
파스칼 트리쿠아르 슈나이더 일렉트릭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AI, 차량, 기타 모빌리티 전반, 건물 및 산업의 급속한 전력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에 세계는 에너지 전환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수요, 전력망, 공급 전반에 걸쳐 신뢰성을 향상시키고 에너지 비용을 예측가능하게 유지하며 전 세계 도시, 산업, 지역사회의 용량을 더욱 빠르게 확장하는 실질적 조치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주간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를 밀어내고 AI의 주 전력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티엘 총장은 "재생에너지의 90% 이상이 화석연료보다 더 저렴해진 상황"이라며 "경제성은 이제 우리 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체 에너지원이라는 기술과 해결책은 이미 존재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