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서대문구 농협중앙회에서 농협, 신협, 수협,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권 관계자들과 상호금융 중앙회장 간담회를 열었다.
이 원장은 취임 뒤 업권별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이어온 가운데 이제 가상자산업계와의 일정만을 남겨두고 있다.
간담회에는 이 원장과 한구 중소금융부문 부원장보,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김윤식 신협중앙회장, 노동진 수협중앙회장, 최창호 산림조합중앙회장이 참석했다.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 회장의 불참은 최근 잇따른 금융사고와 누적된 적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조직 신뢰 회복이 시급한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치권의 감독기관 이관 논의가 불거진 데다 12월 중앙회장 선거까지 앞두고 있어 민감한 현안을 피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지난 16일 여신전문금융업계 간담회에는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이 불참했다. 롯데카드는 8월 말 온라인 결제 서버에서 고객 297만 명의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원장은 이날 새마을금고의 상황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는 “최근 일부 조합들이 본연의 협동금융 기능과 거리가 먼 거액 부동산개발 대출 취급 등으로 부실이 확대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신속히 부실을 정리하고 중앙회의 설립 목적인 조합들의 업무 지도와 감독에 충실히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새마을금고는 PF 부실 여파로 경영이 악화하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1조 3287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상반기 3조8천억 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매각하는 등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연체율이 8.37%, 부실채권 비율이 10.37%로 상승하는 등 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장] 금감원장 이찬진 집요한 '소비자 보호' 강조, 상호금융 CEO 간담회서 "선택 아닌 존재 이유"](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9/20250919160358_160748.jpg)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상호금융 중앙회장들에게 금융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 및 건전성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 원장은 “최근 업권의 부실 증가는 조합들이 리스크를 파악하기 어려운 지역 외 부동산개발 대출을 크게 확대한 결과”라며 “앞으로는 차주의 사정을 폭넓게 파악할 수 있는 지역 내 구성원들에 대한 자금공급에 보다 집중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건전성 관리는 지역 구성원들이 조합을 믿고 거래를 지속하기 위한 가장 본질적인 요건이므로 신속히 부실을 정리하고 중앙회의 설립 목적인 조합들의 업무 지도ᐧ감독에 충실히 임해달라”며 “내년부터는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체계 구축도 주문했다.
그는 “업권 특성상 조합 자체 인력으로는 충분한 내부통제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으므로 중앙회가 중심이 돼 선진적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금융감독원과 함께 추진하는 ‘여신업무 내부통제 개선방안’마련해도 적극 참여해 전산관리 및 통제절차 강화에 힘써달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직원 횡령 사건과 부당 대출, 내부직원 사이 사적 거래 등 잇따른 금융사고와 관련해 내부통제 시스템의 부실이 드러난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다른 업권별 간담회와 마찬가지로 금융소비자 보호와 지원 또한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상호금융 이용자는 조합의 경제적 협력자인 동시에 출자자, 예금자, 대출자로서 사실상 조합과 이해관계를 함께하는 동반자이므로 소비자 보호는 선택이 아닌 조합의 존재 이유”라며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적용 받지 않는 농협ᐧ수협ᐧ산림조합에 대해 법상 주요 소비자 권리 사항을 자율적으로 도입해달라”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상호금융 중앙회장들은 금융소비자 보호와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 제고, 서민금융 공급 확대, 금융사고 예방 등을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조합들의 경영난을 언급하며 농ᐧ수ᐧ산림업을 충실히 지원하고 지역 서민금융기관으로서 역할을 강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적 지원을 요청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