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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박근혜 게이트에도 SK그룹 사장단 대거 바꾸나

이헌일 기자 queenlhi@businesspost.co.kr 2016-12-20 15:2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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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세대교체형 사장단인사로 박근혜 게이트에 연루돼 침체된 SK그룹의 분위기 쇄신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근혜 게이트에 연루돼 특검수사 등이 예고돼 있다고 해도 SK그룹 변화의 속도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태원, 박근혜 게이트에도 SK그룹 사장단 대거 바꾸나  
▲ 최태원 SK그룹 회장.
20일 SK그룹과 업계 등에 따르면 최 회장이 연말 정기인사를 21일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정기인사를 통해 주요 계열사의 임원들이 대거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나돌고 있다.

우선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경영2선으로 물러날 수 있다. 김 의장은 4년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맡아 최 회장의 경영공백 때 SK그룹을 무난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 등으로 논란이 일고 있고 최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상황에서 SK그룹의 얼굴을 계속 맡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김 의장이 물러나면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조대식 SK 사장이나 정철길 SK 이노베이션 부회장이 맡고 유정준 SKE&S 사장이나 김준 SK에너지 사장이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로 옮기는 연쇄이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각에서 최 회장이 세대교체형 인사를 선택할 경우 김 의장을 비롯해 정철길 부회장도 동반해 2선으로 물러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 회장이 이른 시일 안에 SK그룹 지배구조개편을 추진할 수도 있는데 그 중심에 서 있는 계열사인 지주회사 SK와 SK텔레콤의 수장을 이번에 맞바꿀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지주회사 SK의 C&C 사업부문을 이끌고 있는 박정호 대표가 SK텔레콤 대표로 옮기고 장동현 SK텔레콤 대표가 SKC&C를 책임지게 된다는 것이다.

박 대표가 SK에서 클라우드를 비롯한 정보통신기술(ICT) 사업확대를 이끌었고 장 대표는 SK텔레콤을 2년 동안 맡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로 자리를 옮길 경우 공통분모가 많은 두 회사의 사업에서 시너지를 늘릴 수도 있다.

또 장 대표가 추진해온 CJ헬로비전 인수가 무산되면서 플랫폼사업 확대라는 동력이 힘을 잃은 만큼 SK텔레콤에 새로운 분위기 필요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SK그룹 관계자는 “정기인사를 21일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인사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밝힐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박근혜 게이트와 관련해 특검수사가 최 회장과 SK그룹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사장단인사의 폭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특검은 수사시작을 앞두고 최 회장의 출국금지를 조치하기도 했다.

최 회장이 대규모 사장단인사를 실시할 경우 이는 삼성그룹이나 롯데그룹과는 전혀 다른 경영적 선택을 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삼성그룹과 롯데그룹은 박근혜 게이트와 연루돼 특검수사가 예고된 상황에서 사장단인사를 사실상 중단했다.

  최태원, 박근혜 게이트에도 SK그룹 사장단 대거 바꾸나  
▲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왼쪽)과 박정호 SK C&C부문 사장.
그러나 최 회장이 이런 상황일수록 대규모 사장단인사를 통해 SK그룹의 변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올해 계열사 사장들에게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혁신을 독려했다.

6월 말 계열사 경영진에게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돌연사할 수 있다”며 혁신방안을 마련할 것을 강력하게 주문한 데 이어 10월 CEO세미나를 통해 구체적인 방향을 내놓으면서 다시 한번 혁신의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보여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은 지난해 특별사면을 받은 뒤 연말에 핵심계열사의 경영진 교체없이 소규모로 인사를 실시했다”며 “올해 들어 대대적인 변화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적쇄신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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