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2M과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MSC와 함께 롱비치터미널 지분의 공동인수를 추진하면서 ‘2M의 을’로 전락했다는 논란을 진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13일 “현대상선과 2M의 협상 결과에 2M의 동의없이 선박을 새로 건조할 수 없다는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며 “현대상선은 선박 교체수요와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제변화 등에 대응해 선박 신조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상선이 2M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은 2020년 3월까지 2M의 허가없이 선박규모를 확대거나 새로 선박을 발주하는 것이 어렵다고 알려진 데 대한 해명인 셈이다.

그러나 현대상선은 2M과 협력하기로 한 항로에서 2M의 동의없이 선복량 확대가 어렵다.

2M과 협의결과에 따라 현대상선은 2M과 협력하기로 한 미국와 유럽 항로 등에서 선복교환과 선복매입으로 4500TEU의 선복량을 추가로 확보했다. 주간 선복량은 2만1800 TEU 에서 2만6300 TEU로 20% 가량 늘었다.

그러나 주간 선복량 범위가 3만 TEU 이하로 제한되면서 현대상선은 사실상 선대확대가 불가능하다. 현대상선은 미주항로에 1만 TEU 이상의 대형선박을 투입하고 있다.

김충현 현대상선 부사장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2M이 선복량을 늘리면 현대상선도 선복량을 늘릴 수 있다”며 “선복확대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협력기간을 단기로 계약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13일 ‘선박신조검토협의체’를 구성해 내년 선박 신조를 위한 검토 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선 또는 폐선 예정인 컨테이너선을 대처하거나 유조선 등 벌크선을 확대하기 위한 검토 작업으로 컨테이너선 사업의 경우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이 MSC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터미널 운영권이 MSC에 넘어가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대상선과 MSC가 ‘2M 가입’과 ‘롱비치터미널 인수’라는 두 가지 사안을 놓고 동시에 협상을 진행하면서 물밑거래가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상선과 MSC 컨소시엄이 롱비치터미널 지분 54%를 인수하면 현대상선은 소수 지분을 넘겨받기로 했다. MSC가 이미 롱비치터미널 지분 46%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인수로 최대주주에 올라설 경우 현대상선이 항만 이용료 등에서 차별을 당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은 MSC와 같은 수준의 항만 이용료 요율을 적용받는다고 밝혔다.

김충현 현대상선 부사장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롱비치터미널이 해외에 넘어갔다는 말은 안타깝지만 맞는 말”이라며 “(한진해운과 MSC가 맺은) 기존 계약서 상 내용 탓에 MSC가 마음만 먹으면 100% 지분 확보도 가능한 상황에서 현대상선이 그나마 소수 지분이라도 얻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