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내년 신흥국의 자동차수요 회복에 힘입어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김연우 한양증권 연구원은 12일 “현대기아차는 전체매출에서 신흥국 비중이 경쟁사보다 높은 만큼 신흥국의 수요회복 여부가 현대기아차의 성장동력”이라며 “러시아와 브라질의 경제가 2017년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고 인도 경제 역시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데 따라 현대기아차의 글로벌판매가 올해 판매예상치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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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현대기아차의 전체매출에서 러시아와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의 판매비중은 34%다. 현대기아차의 시장점유율은 러시아 20%, 브라질 9%, 인도 16% 정도다.
현대기아차 주요 신흥국의 내년 경제전망은 밝은 편이다. 국제유가가 내년부터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에너지자원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높은 러시아와 브라질 경제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러시아와 브라질이 저유가기조 때문에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는 데 따라 올해 10월까지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6.44%, 12.87% 각각 줄었지만 내년에는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김 연구원은 “러시아와 브라질 등 경기가 부진했던 신흥국이 환율안정과 주요원자재 가격반등을 시작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국내총생산 등 경기지표와 자동차수요가 정비례하는 만큼 러시아와 브라질 등에서 현대기아차의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는 전세계 자동차시장 가운데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김 연구원은 “인도정부가 차량을 저금리로 할부할 수 있는 정책을 펴고 있을 뿐 아니라 공무원의 임금을 인상해 소비자의 구매여력을 높였다”며 “인도 자동차시장이 내년에 7% 성장하면서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기획재정부가 노후된 경유차를 폐차하는 데 지원금을 제공하는 것도 현대기아차에게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12월부터 내년 6월까지 10년 이상 된 경유차를 폐차하고 승용차를 구입하면 최대 143만 원의 세금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가 신형 그랜저뿐 아니라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 제네시스 G70, K8 등을 판매하는 데 도움을 받을 것으로 김 연구원은 봤다.
그러나 기아차는 통상임금과 트럼프 정권의 정책의 불확실성이 높아 2017년 자칫 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김 연구원은 “도널드 존 트럼프 당선인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재협상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데 따라 기아차가 멕시코공장을 증설하거나 가동률을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기아차는 내년에 통상임금으로 대규모로 비용을 지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당선인은 북미자유무역협정을 재협상해서 멕시코산 제품에 최대 35%의 관세를 물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 공약이 현실화하면 기아차의 멕시코공장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기아차 노사는 통상임금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회사는 과거 임금의 경우 법원의 판결을 따르고 향후 임금체계는 상여금을 줄이고 성과급을 늘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의 주장대로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기아차는 인건비 부담이 훨씬 커진다.
한양증권은 현대기아차가 2017년에 전세계에서 현대차 500만 대, 기아차 310만 대를 판매하며 매출은 95조6739억 원, 영업이익 5조9891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추정치보다 매출은 2.0%, 영업이익은 5.3%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