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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최순실 일가 지원 '판도라 상자' 열릴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12-08 14: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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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승마훈련에 거액을 지원한 최종 의사결정권자를 밝혀내는 판도라 상자가 열릴까?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이 박근혜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장시호씨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자금지원을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에서 결정했다고 증언하면서 삼성그룹의 최순실씨 일가에게 거액을 지원한 의사결정과정이 더욱 주목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순실씨 조카인 장시호씨가 주도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 원의 자금지원을 결정한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의 최순실 일가 지원 '판도라 상자' 열릴까  
▲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이 8일 국회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은 7일 국회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만난 뒤 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에 대한 심적인 부담을 느꼈다”고 증언했다.

김 전 차관은 지난해 10월에서 올해 3월 사이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금을 내도록 김 사장을 압박했다는 혐의로 구속됐다.

김 사장은 이영국 제일기획 상무에게 후원할 수 있는 곳을 알아보라고 지시한 뒤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이 후원을 결정하고 자금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종 결정권자가 누구인지 모른다고 말을 아꼈다.

이 상무는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에서 근무하며 지난해 초 대한승마협회 부회장에 올라 행정을 총괄했다. 하지만 6개월 만에 물러난 뒤 지난해 8월 제일기획 스포츠전략기획본부장으로 이동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마케팅실은 삼성 브랜드의 대외적 홍보와 스포츠마케팅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윤부근 사장이 지휘하는 글로벌마케팅센터로 축소됐다.

대한승마협회 회장을 지내며 박근혜 게이트로 검찰조사를 받은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이 1999년 초대 글로벌마케팅실장을 맡았다. 여러 측면에서 글로벌마케팅실이 최순실씨 지원과 연관된 셈이다.

특히 장시호씨가 국회 청문회에서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설립은 최순실씨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증언해 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도 정유라씨 승마훈련 지원과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김재열 사장의 증언대로 글로벌마케팅실이 장시호씨가 주도한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을 결정했다면 최순실씨와 주변 인물에 자금지원을 누가 결정했는지 풀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삼성그룹에서 최순실씨와 정유라씨 등을 지원한 결정권자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는 이 지원을 놓고 뇌물죄가 적용될 경우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검찰조사와 국회 청문회에서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이재용 부회장은 청문회에서 이와 관련된 질문에 끝까지 답변하지 않았다.

그동안 삼성 미래전략실이 최순실씨 모녀 자금지원을 결정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나왔고 검찰도 미래전략실을 압수수색했다.

하지만 글로벌마케팅실 위주로 최순실씨 지원이 진행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최종 의사결정권자를 규명하는 특검의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다.

지난해 글로벌마케팅실장은 올해 삼성SDS 솔루션사업부문으로 이동한 홍원표 사장이 맡았다.

최악의 경우 삼성그룹이 그룹 차원에서 최순실씨를 지원하기로 하고 정유라씨 승마훈련 지원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으로 쪼개 돈을 건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서있을 경영진은 삼성그룹에서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소수일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지원하고 유망인재를 후원하는 차원에서 자금지원을 결정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가 지난해 6월 설립된 신생업체이다 보니 삼성그룹의 지원을 놓고 대가성 의혹이 계속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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