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가 도널드 존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선거 승리라는 '악재'에서 한동안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증시는 트럼프 후보의 당선의 여파로 연말에 1900선을 밑돌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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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9일 미국 뉴욕에서 승리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
트럼프 당선자가 앞으로 보호무역주의를 펼치기로 공약한 데다 후보 시절부터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과 갈등을 빚어 통화정책의 불확실성도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안이 확산될수록 외국인투자자가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국내증시에서 자금을 빼 엔화 등의 안전자산으로 돌릴 가능성도 높아진다.
외국인투자자는 9일 하루에만 코스피에서 2133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는데 최근 1개월 동안 매수세를 이어왔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자동차와 기계 등 국내증시에서 비중이 높은 수출업종 기업들의 주가도 약세를 피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최순실 게이트’ 등 국내 악재도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가 취임 이후 공약으로 내세웠던 정책을 얼마나 그대로 실행할지 여부에 따라 국내증시의 중장기적인 방향성도 결정될 것으로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바라보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제조업 육성을 통한 고용창출을 약속했는데 미국 제조회사도 수익의 절반가량을 해외수출로 내고 있어 보호무역주의를 지나치게 강화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연준이 트럼프 당선자의 대선 승리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을 감안해 12월에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예상도 힘을 얻고 있다. 이 경우 국내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선거공약과 현실적 정부정책은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트럼프 당선자가 공화당 수뇌부와 적극 교감해야 하고 기업인 출신으로서 친기업적 모습을 보일 가능성도 있어 앞으로 행보에 따라 국내증시의 안정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