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2024-09-05 11:5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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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현실과 다른 적자논리를 펴 핵심 업무인 공공주택 건설을 회피하고 있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5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LH 수도권 공공주택 자산 보유 실태 분석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5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LH 수도권 공공주택 자산 보유 실태 분석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유튜브 갈무리>
경실련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서민주거 안정을 위한 공공주택을 건설하기 위해 설립된 공기업임에도 적자사업이라는 이유로 본연의 임무를 다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적자논리가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공공주택 자산가치평가 실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2022년 말 기준으로 수도권에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공공주택 38만5860세대 가운데 공시가격이나 시세를 알기 어려운 1만1999세대를 제외한 37만3861세대를 대상으로 취득가액과 장부가액, 공시가격 및 시세를 조사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수도권 공공주택 취득가액은 모두 44조 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장부가액은 모두 39조5천억 원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토지는 장부가액과 취득가액이 22조 원으로 동일했으나 건물 장부가액이 17조5천억 원으로 취득가액 22조 원보다 떨어졌다.
이와 관련해 경실련은 “건물 장부가액만 떨어진 이유는 건물에 감가상각 등을 적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을 고려하면 주택을 보유하고만 있어도 엄청난 자산 효과를 볼 수 있는 것과 비교해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자산평가방식은 왜곡됐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자산평가방식의 문제점을 확인하기 위해 취득가액과 공시가격, 시세 등을 비교했다. 경실련은 취득가액을 밑도는 장부가액이 실제 시세와 비교해 절반 수준에도 한참 미치지 못할 것으로 추정했다.
조사 결과 공시가격은 취득가액보다 18%에 해당하는 8조 원이 늘어난 52조 원으로 확인됐다. 2024년 7월 기준 시세는 취득가액보다 2배 이상 오른 93조6천억 원으로 추산됐다.
이를 바탕으로 경실련은 시세를 반영해 자산을 평가하면 만년 적자라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재정실태도 전혀 다른 상황일 것으로 판단했다.
경실련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자산평가방식을 바꾸고 공공주택 건설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경실련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공주택을 꾸준히 지어 계속 보유하고 있었다면 서민 주거는 한층 안정되고 집값이 오른 만큼 공공의 자산도 늘어났을 것”이라며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자산평가 때 시세를 반영하도록 개선해야 하고 자산내역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8·8 대책에서 나온 비아파트 매입임대주택 방식은 시세대로 집을 사들여 혈세를 낭비하고 다른 공급방식보다 진행이 빨라 집값 상승 자극 효과도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며 “무분별한 주택공급과 매입임대 확대를 즉각 중단하고 장기공공주택을 대거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