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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차기 CPU도 TSMC가 생산 유력, 삼성 파운드리 반사이익 기대 낮아져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4-09-05 10: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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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차기 CPU도 TSMC가 생산 유력, 삼성 파운드리 반사이익 기대 낮아져
▲ 인텔이 차기 '애로우레이크' CPU를 자체 20A 공정 대신 외부 파운드리 업체에 맡기는 쪽으로 선회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심각한 재무 위기에 직면해 투자를 축소하고 있는 인텔이 차기 CPU를 자체 2나노급(20A) 공정으로 생산하려던 계획마저 철회했다.

인텔이 당분간 TSMC에 반도체 위탁생산을 의존할 가능성이 유력해지며 삼성전자가 인텔 파운드리 부진으로 반사이익을 보기보다 경쟁에 더 큰 부담을 안게 될 수 있다.

4일(현지시각) 인텔은 홈페이지를 통해 “2025년 상용화를 앞둔 1.8나노급(18A) 공정에서 예상보다 이른 성과를 보고 있다”며 “20A 공정에 들이던 자원을 18A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이에 따라 20A 기술로 양산을 계획하던 ‘애로우레이크’ 시리즈 CPU 생산을 주로 외부 파운드리 업체에 맡기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재 인텔의 상황을 고려하면 이는 사실상 20A 공정 기술 개발과 생산 투자를 포기하고 파운드리 사업 규모를 축소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인텔은 2분기 실적 부진과 자금난으로 대규모 인력 감축과 시설 투자 축소, 현금배당 중단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재무 개선 계획을 내놓았다.

곧이어 20A 공정 상용화 계획을 백지화한 것은 차기 CPU를 직접 생산하기보다 외부 파운드리 업체에 맡기는 것이 비용 절감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IT전문지 톰스하드웨어는 TSMC가 향후 출시될 애로우레이크 CPU 제조를 담당할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바라봤다. 인텔은 이미 TSMC 3나노 공정에 일부 제품 위탁생산을 맡겼다.

톰스하드웨어는 인텔의 20A 생산 계획 철회가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며 이는 재무 구조를 개선하는 데 효과적 방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인텔이 ‘올인’하고 있는 차세대 18A 공정의 전망도 현재 불안한 상황이다. 미국 국방부와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외하면 대형 파운드리 고객사 확보 사례가 적기 때문이다.
 
인텔 차기 CPU도 TSMC가 생산 유력, 삼성 파운드리 반사이익 기대 낮아져
▲ 인텔 CPU 홍보용 이미지.
로이터는 인텔 18A 파운드리 유력 고객사로 거론되던 브로드컴도 반도체 시범 생산 결과에 불만족해 위탁생산을 맡기려던 계획을 철회할 가능성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아직 인텔의 미세공정 반도체 제조 기술이 외부 업체의 제품을 대량생산하기 역부족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는 것이다.

인텔은 2021년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하며 상위 기업인 TSMC와 삼성전자를 수 년 안에 추월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앞세웠다.

그러나 파운드리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과 시설 투자에 막대한 금액이 필요한 반면 외부 고객사 수주를 통한 성과는 불투명해지며 자금 부담이 갈수록 커졌다.

이와 동시에 인텔이 반도체 설계 사업에서 엔비디아 및 AMD와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에도 대응해야 해 역량에 점차 한계가 분명해지기 시작했다.

결국 이러한 난관이 실적 부진과 재무 악화, 주가 하락 등으로 이어지게 됐다.

삼성전자는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부진에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됐다. 인텔은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추격하겠다는 목표를 앞세워 왔는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TSMC에 이은 확실한 2위 기업으로 자리를 굳히기 유리해진 셈이다.
 
인텔 차기 CPU도 TSMC가 생산 유력, 삼성 파운드리 반사이익 기대 낮아져
▲ 인텔 반도체 생산공장 내부 사진.
그러나 인텔이 차기 CPU 생산도 TSMC의 첨단 미세공정 파운드리에 맡기기로 하면서 이는 삼성전자에 경쟁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새 변수로 등장했다.

TSMC가 애플과 엔비디아, AMD와 퀄컴에 이어 인텔까지 대형 반도체 설계기업의 위탁생산 수주 물량을 더 많이 확보하며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3나노를 비롯한 고부가 반도체 수주 증가에 힘입어 TSMC가 연구개발 및 설비 투자 확대에 들이는 자금을 늘린다면 2나노를 비롯한 차세대 공정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으로 아직 분명한 대형 고객사 수주 사례를 마련하지 못 했다. 이런 상황이 2나노 등 차기 기술 상용화 뒤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반도체 설계기업들이 TSMC에만 의존하는 일을 피하기 위해 파운드리 업체를 다변화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선택을 받을 여지가 커졌다는 점은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인텔이 내년부터 생산하는 18A 공정 설비 투자에도 한계를 보일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전자 역시 파운드리 사업에서는 확실한 고객사 수주 실적을 거두지 못 한다면 인텔과 비슷한 길을 걷게 될 수도 있다.

인텔은 4일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파운드리 사업은 2027년부터 의미 있는 매출을 기록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여전히 중장기 성장성을 자신하는 태도를 보였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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