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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택배시장 ‘고래싸움’ 대응 부심, 노삼석 인프라 강화와 틈새 찾기 분주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4-08-28 16: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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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노삼석 한진 대표이사 사장이 쿠팡의 택배사업 진출 이후 치열해진 택배시장에서 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다. 

택배 인프라 구축·활용으로 택배 소화 능력을 키우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부가가치가 높은 특화서비스를 발굴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한진 택배시장 ‘고래싸움’ 대응 부심,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549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노삼석</a> 인프라 강화와 틈새 찾기 분주
노삼석 한진 대표이사 사장이 쿠팡의 택배사업 진출 이후 치열해진 택배시장에서 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다.

28일 택배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쿠팡의 택배사업 진출에 따라 한진도 새로운 경쟁환경을 맞고 있다. 

일단 과거 고객사였던 쿠팡이 직접 택배사업에 뛰어들면서 그만큼 물량이 축소됐다. 

이 때문에 한진 택배노동자들은 쿠팡 물량 이탈에 따른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한진 택배토동자들은 대리점인 아닌 원청인 한진과 직접교섭을 시도하며 쿠팡 물량 감소에 따라 발생하는 손실액을 보전하기 위해 최저배송수수료 제도를 도입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한진으로서는 쿠팡 물량 축소에 대한 대응과 함께 택배노동자들의 처우 개선까지 고민해야 하는 형편이 된 것이다. 

기존 업계의 표준이었던 주6일 배송체제의 변화도 한진이 마주하고 있는 또 하나의 도전이다. 

쿠팡은 365일 휴무일 없는 배송 서비스를 시행하면서도 2025년부터 ‘격주 주5일 배송’과 ‘의무 휴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뒤따라 CJ대한통운도 내년부터 주 7일 배송서비스 '매일오네(O-NE)'를 시작하고 택배노동자를 대상으로는 수입의 감소가 없는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한진 역시 올해 2월부터 휴일에도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일요배송’에 돌입했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배송 권역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아직 택배노동자들의 주5일 근무제와 관련해서는 아직 별다른 언급이 없지만 경쟁사들의 행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소속 택배노동자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쿠팡의 택배시장 진출은 시장구도가 쿠팡과 CJ대한통운의 양강체제로 재편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노삼석 사장으로서도 강력한 경쟁사들 사이에서 한진의 생존 방법을 더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택배업계에서는 한진이 택배 인프라 투자를 강화하는 기조를 유지하며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프라 투자는 이전부터 노 사장이 가장 공을 들였던 일 가운데 하나다. 

한진이 2021년부터 구축한 대전 스마트 메가허브 터미널은 올해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연면적 14만9110㎡으로 축구장 넓이의 20배 규모로 약 2850억 원이 투입됐다. 

이 터미널에는 스마트 기술도 도입됐다. 인공지능(AI) 솔루션이 화물을 자동으로 판별해 입고 중인 택배의 분류 정확도를 높여준다. 밸런싱시스템은 물량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특정 구간에 부하가 발생하지 않도록 분산시켜주고 파손 위험도가 높은 상품은 별도 분류해준다. 3차원(3D) 자동 스캐너는 상품의 바코드를 카메라로 판독해준다.

노 사장은 택배터미널을 더욱 확충하고 자동화하는 과제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6년까지 2158억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투자계획상에 택배터미널 확충·자동화에 책정한 투자 금액은 2079억 원이었는데 약간 더 늘어났다.

노 사장이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인 배경에는 인프라가 택배업의 핵심 경쟁력이라는 경영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택배터미널 등의 인프라는 택배 물량 처리 능력을 확대할뿐 아니라 네트워크 개편과 자동화에 따른 원가 절감 효과도 불러올 수 있다. 인프라 역량이 약한 택배사업자는 경쟁에서 밀릴 수도 있는 셈이다.

노 사장은 특화서비스를 발굴하며 부가가치가 높은 틈새시장의 택배 물량을 확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커머스기업을 대상으로 한 풀필먼트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풀필먼트는 물류기업이 판매업체로부터 위탁을 받아 배송부터 보관, 재고관리, 교환과 환불까지 모든 과정을 담당하는 특화서비스 가운데 하나다. 
 
한진 '대전 스마트 메가허브 터미널' 개장, 택배처리용량 일 288만 박스로
▲ '대전 스마트 메가허브 터미널'의 조감도. <한진>
한진은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특화서비스도 본격화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19.51%로 1천만 명을 넘어섰다. 관련 시장 역시 2022년 기준 14조5천억 원으로 연 평균 1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시장 확대에 따른 택배·배성 분야 특화서비스를 강화할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한진은 국내 복지용구 온·오프라인 유통분야 국내 1위 기업 티에이치케이컴퍼니의 상품 판매에 대한 복지용구 배송·설치 서비스 ‘이로운 설치’를 수행하며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특화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해외 이커머스기업 대상의 특화서비스는 중국에서 들여오는 물량 확대로 틈새 이상의 먹거리가 되고 있다. 한진은 인천공항 항공특송, 인천항과 평택항 해상특송의 통관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신규 화주들을 유치하며 물동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중국발 이커머스 직구 확대 등에 따른 한진의 항공특송, 해상특송 물동량이 증가하며 택배물량도 따라 늘어나며 택배 처리능력(캐파)를 확대한 효과가 가시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 사장은 1988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30년 넘게 근무한 항공물류 전문가다. 2020년 한진으로 자리를 옮겨 대표이사를 맡았다. 

한진은 각자대표체제로 운영되다 2022년부터 노 사장의 단독대표체제로 전환했다. 노 사장은 2022년 6월 중기 사업목표로 ‘비전 2025’를 제시하고 2025년까지 1조1천억 원을 투자해 2025년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발표 당시의 2배 수준인 4조5천억 원, 영업이익 2천억 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당시 노 사장은 "급변하고 있는 물류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고객중심의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겠다”며 “데이터 기반 신규 비즈니스 개발 등 물류 프로세스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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