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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에 '트럼프 리스크' 제한적, 애플 엔비디아 포함 고객사가 든든한 방패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4-07-23 16: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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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에 '트럼프 리스크' 제한적, 애플 엔비디아 포함 고객사가 든든한 방패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만과 TSMC에 강경한 정책을 예고했지만 미국 경제를 고려한다면 실제로 이를 실행에 옮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만 TSMC를 겨냥한 부정적 발언을 내놓았지만 실제 사업에 미칠 리스크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와 애플, 테슬라 등 미국 대형 IT기업이 TSMC 파운드리 기술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대만이나 TSMC에 불이익을 주는 정책을 시행하기는 어려운 상황 때문이다.

23일 투자전문지 배런스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대만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중국의 위협을 방어하는 일이 경제 측면에서 점점 더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인공지능(AI) 빅테크 기업이 대만에 위치한 TSMC 첨단 반도체 생산공장에 갈수록 크게 의존하고 있어서다.

배런스는 현재 전 세계 10나노 이하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의 대부분이 TSMC 대만 공장에서 제조된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가 자국 내 생산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삼성전자와 TSMC, 인텔의 공장 설립을 지원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비중을 키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대형 반도체 설계기업인 엔비디아와 AMD, 브로드컴과 퀄컴의 사업 비용 가운데 33%가 TSMC 파운드리 비용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집계도 제시됐다.

배런스는 구글 지주사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과 메타, 테슬라와 애플이 모두 인공지능 반도체 및 자동차와 모바일용 반도체에 TSMC 파운드리를 활용한다는 데 주목했다.

이러한 빅테크 기업은 현재 미국 증시와 경제 규모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인공지능 관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 이들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배런스는 TSMC의 파운드리 생산 차질이 결국 전 세계 ‘대공황’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며 미국이 TSMC를 단순한 반도체 기업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당선되더라도 TSMC 및 대만에 불이익을 주거나 이들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정책을 펼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중국의 위협으로부터 대만을 지키고 있는 데 부정적 시각을 보였다. 대만이 방위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빼앗은 결과로 지금과 같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덧붙이며 TSMC의 미국 공장에 정부 지원금을 제공하는 것도 올바른 정책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이 공개된 뒤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하루만에 3% 가까이 하락했다.

애플과 아마존,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와 테슬라, 메타를 포함한 대형 빅테크 종목의 시가총액은 하루만에 7천억 달러(약 970조 원) 감소했다.

배런스는 이러한 사례가 미국이 TSMC와 대만을 지켜내야 할 충분한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상황을 충분히 이해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언급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시각이 실제 미국의 정책 변화로 반영된다면 미국에도 상당한 타격이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TSMC에 '트럼프 리스크' 제한적, 애플 엔비디아 포함 고객사가 든든한 방패
▲ TSMC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공장 건설 현장 사진.
TSMC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대응 방안을 찾고 있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TSMC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터뷰에서 ‘타깃’으로 지목됐지만 이미 미국 대선에서 어떤 결과에도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디지타임스는 여당인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을 때 TSMC에 미칠 악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 만큼 TSMC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에 더 많은 대비책을 세웠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TSMC가 미국 정치권에 로비를 강화하기 위해 인력 채용을 늘리고 이사회에도 미국 상무부 출신 인물을 자문 역할로 포함시킨 점이 대표적 사례로 제시됐다.

최근 TSMC가 콘퍼런스콜에서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기준을 반도체 패키징과 테스트, 소재 등 분야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 점도 리스크 대응 수단으로 꼽혔다.

새 기준을 적용하면 TSMC의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28% 안팎으로 크게 낮아진다. 이는 첨단 파운드리 시장 독점에 대한 미국 정부의 우려를 완화할 수 있다.

디지타임스는 TSMC가 미국에 4나노 이하 첨단 미세공정 기술을 순차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점도 우호적인 여론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설립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현지 고객사 수요에 대응한다면 대만이 미국 반도체 산업을 빼앗아갔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에 힘이 실리기 어려워진다.

결국 TSMC가 첨단 파운드리 기술력과 생산 능력에서 확실한 우위를 차지해 미국 고객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한 결과가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막는 방패로 작용하는 셈이다.

TSMC가 최근 파운드리 시장에서 리더십을 강조하는 대신 삼성전자와 인텔이 기술력을 홍보할 기회를 열어주고 있는 점도 미국 대선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으로 분석됐다.

디지타임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은 지지율 확보 수단에 그칠 수 있다”며 TSMC는 미국 대선에서 어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큰 타격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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