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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변화 없었던 농협금융 이사회, 금감원 검사 앞두고 높아진 긴장감

김환 기자 claro@businesspost.co.kr 2024-05-10 14:4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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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농협중앙회가 금융감독원의 NH농협금융지주 정기검사를 앞두고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감원은 농협중앙회가 손자회사인 농협금융 계열사에 끼치는 영향 등 지배구조를 들여다본다. NH농협은행 등에서 벌어진 금융사고가 지배구조 문제와 연관돼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배구조 변화 없었던 농협금융 이사회, 금감원 검사 앞두고 높아진 긴장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금융계열사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범농협 차원 대책을 내놓고 자체적으로 내부통제 고삐를 죄고 있다.

다만 중앙회가 농협금융 계열사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배구조에는 큰 변화를 주지 않아 금감원과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0일 농협금융 공시를 보면 4월29일 구성을 마친 농협금융 이사회 운영위원회 위원장에는 박흥식 비상임이사(광주 비아농협 조합장)가 올라 중앙회 인사가 농협금융 이사회 핵심 위원회를 이끄는 흐름이 그대로 유지됐다.

이사회 운영위원회는 이사와 이사회 산하 위원회 평가 등 이사회 운영 전반을 담당한다. 비상임이사는 그동안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농협금융에 중앙회 목소리를 전달해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했다.

농협금융 비상임이사에는 통상 중앙회장 측근으로 평가되는 인물이 선임됐고 박흥식 이사도 강호동 회장의 측근으로 여겨진다.

농협금융이 계열사 대표 선임 과정에서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환경에도 변화는 없었다.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박흥식 비상임이사와 사외이사 3명, 사내이사 1명(지주 부사장) 등 모두 5명으로 구성됐다.

농협금융 임추위에는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대표이사 회장이 참여하지 않는다. 임추위에서 계열사 대표뿐 아니라 농협금융 대표이사 회장도 선출하는 특수성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임추위 안건을 처리할 때 농협금융 의견을 낼 사내이사 1명은 이해관계 충돌을 이유로 퇴장하는 사례도 많았다. 중앙회는 손자회사 대표 인사에 목소리를 낼 수 있지만 농협금융은 자회사 대표 인사에 영향을 끼치기 힘든 구조인 셈이다.

금융권은 이에 따라 금감원 정기검사에 따른 농협금융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금감원은 20일부터 6주 동안 농협금융과 NH농협은행을 대상으로 정기검사에 착수한다.

금감원은 이번 정기검사에서 ‘농협중앙회-농협금융-농협금융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중점적으로 들여다 볼 준비를 하고 있다.

금감원은 중앙회가 손자회사인 농협금융 계열사까지 최고경영자 선임 등에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 부당하고 바라본다.

최근 농협은행 등에서 벌어진 금융사고도 상대적으로 금융분야 전문성이 낮은 중앙회의 영향력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만큼 지배구조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지난 3월 NH투자증권 대표 선임을 두고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의 뜻이 엇갈렸다는 말이 흘러나온 것도 이번 정기검사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감원은 이번 농협금융 정기검사와 관련해 시장에서 이런 저런 오해 섞인 말이 흘러나오자 4월 말 별도의 설명자료를 통해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지배구조 변화 없었던 농협금융 이사회, 금감원 검사 앞두고 높아진 긴장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금감원은 당시 지주회사법·은행법 등 관련 법규가 정하는 대주주 관련 사항과 지배구조법이 정하는 지배구조 관련 사항을 들여다보겠다는 뜻을 내놨다.

금감원은 이복현 원장까지 직접 나서 농협금융의 지배구조 개선의 필요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3월 기자들과 만나 “농협은 신용과 경제사업이 분리돼 있지만 농협의 특성을 고려하면 그게 명확한지는 고민할 부분이 있다”며 “잘못하면 금산부리 원칙이나 내부통제 같은 것들이 흔들릴 여지가 상대적으로 더 존재한다”고 말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범농협 차원에서 내부통제 강화 고삐를 죄며 금융사고 등의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중앙회는 7일 지역농축협의 관리책임을 강화하는 한편 중대사고가 벌어진 관련 계열사 대표이사의 연임도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임기 만료를 앞둔 이석용 농협은행장의 연임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농협중앙회장이 바뀐 뒤 농협은행장이 연임한 적은 없지만 이번에는 금융사고까지 겹친 만큼 더욱 연임이 어려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농협금융은 이번 금감원의 검사를 매번 진행돼 온 정기검사로 보고 착실히 검사에 임할 준비를 하고 있다. 중대사고 발생 계열사 대표 연임제한과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게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지배구조나 이사회 관련 내용은 정기검사 때마다 일반적으로 들여다보던 것”이라며 “계열사 대표이사 연임과 관련한 내용은 실제로 적용되는 것을 봐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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