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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SK하이닉스 불붙는 생산확대 경쟁, HBM 공급과잉 임박 논란도

김바램 기자 wish@businesspost.co.kr 2024-05-03 16:4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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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생산확대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 수요가 견조한 만큼 공급 과잉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반도체업계에서는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불붙는 생산확대 경쟁, HBM 공급과잉 임박 논란도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설비를 경쟁적으로 확대하자 공급과잉 관측이 고개를 든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12단 적층 5세대 HBM(HBM3E 12H). <삼성전자>

실제로 공급 과잉이 일어나면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가 둔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3일 반도체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수요를 낙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에 맞춰 생산설비도 경쟁적으로 확대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2024년 1분기 실적 발표 뒤 진행된 전화회의(콘퍼런스콜)에서 2024년 HBM 출하량을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리고 2025년에도 올해보다 공급량을 2배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콘퍼런스콜에서 “생성형 AI 시장에서 모델 매개변수(파라미터) 수 증가와 멀티모달(다중 데이터 처리)로의 서비스 확산 등과 연계해 고용량 HBM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 12단 HBM3E에 대한 급격한 수요 증가세에 적기 대응해 HBM 사업 확대를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도 4월24일 HBM을 비롯한 차세대 D램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청주 M15X'를 신규 생산 기지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공장 건설에 약 5조3천억 원을 투자하며 2026년 3분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SK하이닉스는 청주 M15X 신설과 관련해 "HBM은 연평균 60% 이상의 성장세가 예상된다"며 "HBM을 비롯한 D램 생산능력(캐파)을 늘리는 것을 선결 과제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증권업계 일각에선 2025년부터 HBM 시장이 공급과잉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3월 키움증권은 2025년 HBM 공급이 수요를 1~12%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HBM 공급사들이 2025년 생산시설을 추가로 확대하거나 삼성전자가 HBM3E 판매에 성공하면 공급 과잉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BM 수요 증가 지체의 이유 가운데 하나로 TSMC의 CoWoS(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 패키징 공정 병목이 꼽힌다. 

HBM이 들어가는 엔비디아의 주요 AI 반도체 A100과 H100은 모두 CoWoS가 적용된다. 하지만 TSMC의 CoWoS 패키지 생산능력이 제한돼 있는 만큼 HBM 수요가 가파르게 늘기 어려운 구조다. 

키움증권은 CoWoS가 적용된 AI 반도체 생산량을 △2023년 12만5천 개 △2024년 35만 개 △2025년 46만5천 개로 전망했다. 전년 대비 생산량 증가율이 2024년 180%에서 2025년 33%로 감소하는 것이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영에 드는 비용이 부각되면서 인공지능 낙관론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공급 과잉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올해 4월 메타가 AI 투자 등에 사용할 자본 지출 추계치를 300억~370억 달러에서 350억~400억 달러로 상한선을 30억 달러(약 4조 원) 높여잡자 하루 만에 주가가 15% 넘게 떨어졌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해 “투자자들이 메타가 집행하는 미래 기술 투자가 실제 보상으로 돌아올 것인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HBM 수요 증가세가 꺾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 적잖은 타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HBM이 메모리반도체 업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불붙는 생산확대 경쟁, HBM 공급과잉 임박 논란도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5월2일 경기 이천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하고 있다. < SK하이닉스 >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D램 매출 가운데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4분기 9%에서 올해 4분기 18%까지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SK하이닉스도 3월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D램 전체 판매량 가운데 HBM 판매 비트 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한 자릿수였으나, 올해 두 자릿수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공급과잉론에 맞선 시각도 만만찮다.

반도체업계 일각에서는 TSMC가 알려진 것보다 더 빠르게 CoWoS 생산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는 3월18일 “TSMC가 일본에서 첨단 패키징 역량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게다가 차세대 HBM은 기존 범용 D램과 달리 고객과의 협의를 통해 생산을 진행하게 되는 만큼 수요 파악이 쉬워 공급 과잉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2일 'AI 시대, SK하이닉스 비전과 전략' 주제로 경기 이천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HBM 시장은 기존 범용제품과 다르기 때문에 고객 수요 기반으로 투자를 집행하는 측면 강해 과잉 투자를 억제할 수 있는 특징 있다”고 강조했다.

곽 사장은 “(2026년 양산 계획인) HBM4(6세대 HBM) 이후가 되면 맞춤형 제품 수요가 트렌드가 되고, 수주형 사업 성격으로 옮겨갈 것이기에 과잉 공급에 대한 위험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바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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