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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두산밥캣 상장연기로 두산 재무구조 개선 빨간불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6-10-10 15:4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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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암초가 튀어나왔다.

두산밥캣 상장은 두산그룹 재무구조 개선의 마지막 열쇠로 꼽혔는데 두산밥캣 상장이 연기됐다.

◆ “두산밥캣 상장 연기, 계열사 신용도 하락에 부정적”

이길호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10일 “두산밥캣 상장은 두산그룹의 신용도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변수였는데 상장을 연기하면서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며 “최종 상장을 지켜보면서 두산그룹에 대한 신용도를 평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정원, 두산밥캣 상장연기로 두산 재무구조 개선 빨간불  
▲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두산그룹은 애초 두산밥캣을 21일 코스피에 상장해 최대 2조4천억 원이 넘는 유동성을 확보한 뒤 재무구조를 개선하는데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하지만 수요예측에서 기대했던 공모가보다 낮은 수준에 기관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리자 상장일정을 부득이하게 연기하게 됐다. 이로써 두산그룹은 당분간 재무구조 개선작업에도 차질을 빚을뿐 아니라 그룹 전체의 신용도에도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연구원은 “두산밥캣이 상장을 연기하면서 두산그룹이 그동안 추진해온 구조조정 효과가 당분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그룹 전반의 재무리스크가 재차 부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두산밥캣 상장 연기가 두산그룹의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고 있고 있다.

박세영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두산밥캣의 기업공개 진행 일정이 연기되면서 두산그룹 및 계열사의 재무구조 개선수준 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당장 내년 2~3월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3200억 원가량의 회사채를 갚아야 하는데 이를 상환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용평가기관들은 현재 ‘BBB(안정적)’의 신용등급을 받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가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를 자체적으로 상환하는 것이 어렵다고 보고 신용등급 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박정원, 두산그룹 재무구조 개선작업 이상 없나

두산밥캣의 상장이 연기되면서 두산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두산그룹은 그룹계열사들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인원감축과 보유주식 매각, 일부 사업부 매각 등에 속도를 냈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두산건설의 레미콘사업부 매각해 1295억 원의 현금을 확보한데 이어 올해 초에는 보유하고 있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지분을 일부 매각해 3046억 원을 확보했다.

박정원 회장은 그룹 수장에 오른 3월 이후에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박차를 가해왔다. 두산DST(현 한화디펜스) 지분, 두산인프라코어의 공작기계사업부, 두산건설의 화공기자재사업부·배열회수보일러(HRSG)사업부 매각 등을 통해 1조9천억 원이 넘는 유동성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두산그룹은 여전히 과도한 재무부담을 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두산그룹은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순차입금 등을 포함한 실질재무부담이 모두 12조1686억 원에 이른다. 이길호 연구원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재무부담이 1조5693억 원 줄어들었지만 1년 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성차입금의 비중이 54%에 이르러 단기상환부담이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두산건설의 경우 6월 말 기준으로 실질재무부담이 9793억 원이지만 이 가운데 단기성차입금의 비중이 80%가 넘는 것으로 파악된다. 두산인프라코어도 내년 6월까지 1조1774억 원에 이르는 회사채를 갚아야 하는 등 단기상환자금을 마련하는데 부담이 크다.

두산그룹이 알짜사업부를 매각한 탓에 이익을 낼 수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길호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는 양호한 수익성을 보였던 공작기계사업부를 매각했는데 중국 및 신흥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건설기계사업의 수익성은 부진한 상황”이라며 “두산건설도 제조부문을 매각해 건설경기에 100% 의존할 수 밖에 없어 건설경기에 대한 민감도가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은 업황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사업리스크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며 “수주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고 일부 손실이 나올 가능성도 있어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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