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2024-03-29 14: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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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훈식 의원실>
[비즈니스포스트] 4.10총선 충남 아산을에선 지역구 현역 재선인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전만권 국민의힘 후보가 대결을 펼친다.
충남 아산을은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평가된다. 강 후보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3선 중진의원이 돼 민주당 차세대 주자로서의 존재감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충남 아산을은 2016년 처음 선거구가 생겼는데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코닝 첨단소재 산업단지와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KCC 아산공장의 노동자와 천안 아산역 주변 신도시의 30·40세대 표심이 많이 반영되는 지역으로 꼽힌다.
그런 만큼 민주당의 당세가 강해 올해 세 번째로 나선 강훈석 후보가 20대와 21대 총선에서 모두 당선됐다.
지역구 현역의원인 강 후보는 선거가 거듭될수록 득표력도 높아졌다. 20대 총선 47.61%에서 21대 총선에서는 59.71%로 상승했다. 이에 지난 23일 열린 강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민주당 소속 아산시의원 전원이 참가하는 등 수백 명의 인파가 몰렸다.
반면 경쟁자 전만권 국민의힘 후보는 아산을에서 처음으로 출마한다. 전 후보는 관료출신으로 천안시 부시장을 지냈고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아산시장에 도전했으나 당내 경선에서 패배해 출마가 무산됐다. 지역기반이 단단한 강 후보를 상대로 전 후보가 얼마나 선전을 펼칠 지가 아산을 선거의 관전 포인트로 여겨진다.
강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대형 쇼핑몰 유치 △문화예술아트센터 건립 △중부권 최초 한국잡월드 건립 △GTX-C노선 조기 착공 △미세 먼지 걱정 없는 아산시 등을 지역공약으로 제시했다.
지역공약을 제시함과 동시에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메시지도 꾸준히 내며 '정권심판론'도 놓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29일 오후에는 민주당 내 대표적 윤석열 정부 저격수로 꼽히는 이탄희, 이소영 의원과 함께 '못살겠다 심판하자'라는 주제로 집중유세를 펼친다.
강 후보는 이날 입장문에서 정부의 간호법안 재추진과 관련해 “간호법 제정을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무산시키고,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아 다시 추진하겠다고 한다"며 “참으로 후안무치한 정부여당”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맡아 간호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 강훈식 의원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가수 비비의 노래 밤양갱을 개사해 부르고 있는 모습. <강훈식TV 영상 갈무리>
유튜브채널을 개설하지 않은 전 후보와 달리 강 의원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 비비의 노래인 '밤양갱'을 개사해 부르는 영상과 지역을 표현하는 춤을 추는 모습을 쇼츠(shorts)로 제작해 올리는 등 젊은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선거운동도 펼치고 있다.
정권심판론이 강하게 불고 있는 상황에서 강 의원이 이번 총선을 통해 3선 의원 고지에 오른다면 정치적 영향력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강 의원이 민주당 차세대 정치인으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강 의원은 민주당의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 생) 대표적 인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2022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예상보다 많은 지지를 얻으며 이재명 대표, 박용진 의원과 함께 최종 3인 경선까지 진출했다.
여기에 강 의원은 재선의원임에도 민주당 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 대표도 맡고 있다. 또 규제로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한 여야의 초당적 의원모임 '유니콘팜'의 공동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강 의원이 여러 방면에서 넓은 활동을 펼칠 수 있는 배경은 계파색이 옅고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2022년 7월 강 의원을 두고 “젊고 참신하면서도 실력을 갖춰 능히 그 일(국무총리)을 감당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 고민 끝에 (강 의원을 총리 후보로) 전달했었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국무총리로 추천했었다는 사실을 밝혔다.
민주당을 비판하며 탈당한 조응천 새로운미래 의원도 비슷한 시기 강 의원에 대해 “(강 의원은) 특정계파에 소속돼 있지 않으면서도 원내외를 불문하고 두루 원만하게 지내온 친화력도 갖췄다”며 “계파 간 갈등과 당내 분열을 극복하고 당을 통합시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게 할 능력이 있다”고 추켜세웠을 정도다.
강 의원이 총선에서 승리해 22대 국회에 입성한다면 ‘3선 의원’ 타이틀을 얻는데다 21대 국회 후반기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예결위) 간사라는 중요한 직책을 맡았던 만큼 원내대표 선거에 나설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예결위는 의원들 사이에서 국토교통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버금갈 정도로 인기가 높고 민주당은 4선이었던 조정식 의원 등 국회 상임위원장을 맡을 만한 중진의원들이 예결위 간사를 맡았었다.
21대 국회 전반기 예결위 간사를 지낸 3선 박홍근 의원도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해 선출된 바 있다.
강 의원은 1973년 충남 아산에서 태어났다. 건국대 총학생회장을 지냈으며 1999년 교육개혁법 개정 반대 운동을 펼쳤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의 보좌관으로 정치권에 들어왔다.
2008년 35세의 나이에 18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후보로 충남 아산 지역구에 도전장을 냈으나 낙선했다. 19대 총선 당시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으며 2016년 20대 총선에서 충남 아산을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된 뒤 2020년 21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강 의원은 손학규 당 대표 시절 정무특보, 당 전략홍보본부 부본부장을 거쳤으며 21대 총선에서는 당 총선공천제도 기획단 간사역할을 수행했다. 지난 대선에서도 이재명 후보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을 맡는 등 당내 ‘전략통’으로 꼽힌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