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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 돌풍으로 지지율 상승세 이어가는데, 민주당의 비례대표 딜레마

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 2024-03-19 14: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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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민주당 몰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총선지원 지역 유세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지역구와 비례대표 투표 모두 민주당을 찍어야 한다며 외치는 구호다.

조국혁신당과 민주당 주도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대표 후보 공천이 완료되면서 총선에서 양당 비례대표 의석수 확보에도 관심이 모인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698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조국</a>혁신당 돌풍으로 지지율 상승세 이어가는데, 민주당의 비례대표 딜레마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사진 맨 앞줄)가 3월19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관권선거 중단 등을 요구하며 정권 비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이번 총선으로 구성될 제22대 국회에서 ‘단독 과반’을 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조국혁신당을 향한 견제 목소리를 낼 필요성이 있다.

다만 조국혁신당이 민주당 총선 결과에 긍정적 효과를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있어 민주당으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에 놓인 모양새다.

19일까지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4·10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이 더불어민주연합보다 더 많은 비례대표 의석수를 확보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며 더불어민주연합을 추월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달아 나오고 있어서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임의전화걸기(RDD)·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지난 16일과 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례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조국혁신당은 29.4%로 ‘더불어민주연합’(18.0%)을 두 자릿수 이상 앞섰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앞서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무선(97%)·유선(3%)·자동응답(ARS)방식으로 지난 14일과 15일 전국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조국혁신당은 26.8%로 더불어민주연합(18.0%)을 오차범위 밖으로 앞섰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이런 조국혁신당의 ‘돌풍’은 민주당 지지층의 전략적 선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보다 더 강하게 윤석열 정부와 맞서길 바라는 계층이 조국혁신당에 지지를 보낸다는 것이다.

유시민 작가는 18일 유튜브 방송 '겸손은 힘들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조국혁신당 지지율 상승 현상을 두고 “민주당이라는 큰 당이 (윤석열 정권) ‘조기종식’ 같은 구호를 걸기는 어렵다”며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전투적 태도를 가진 분들이 ‘순한 맛’ 민주당에 만족을 못하던 차에 ‘매운 맛’ 조국혁신당이 나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국혁신당의 부상이 민주당의 총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른바 ‘지민비조’(지역구 투표는 민주당, 비례후보 투표는 조국혁신당) 효과로 민주당 지지층들이 더 많이 투표장에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가 40대인 점을 감안하면 조국혁신당의 부상은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으로 평가되는 40대의 투표율을 높일 수 있다.

김성환 민주당 의원은 18일 MBN 판도라에 출연해 “동네를 돌아다녀보면 지역구를 민주당 찍고 비례는 조국혁신당을 찍겠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늘었다는 걸 체감한다”며 “조국혁신당의 등장으로 정권심판론이 더욱 강해져 제3지대 성향의 많은 유권자들이 조국혁신당 투표를 위해 투표장에 나올 수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46석이라는 한정된 비례대표 의석수에서 조국혁신당 후보들이 더 많이 당선될수록 더불어민주연합이 확보할 비례대표 의석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재 더불어민주연합 지지율은 20% 안팎인데 이를 지난 2020년 총선 비례대표 의석수 배분에 적용해보면 당선권은 10석 안팎으로 분석된다. 당시 민주당 계열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36.2%의 지지를 받아 비례대표로 17석을 배분받았고 정의당은 10.6%의 지지를 얻어 5석을 확보했다.

게다가 더불어민주연합은 안정적으로 당선될 수 있는 순번을 진보당, 새진보연합, 시민사회 추천 후보들에게 배분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 1번부터 10번까지 인물 가운데 서미화 전 국가인권위 비상임위원, 정혜경 전 진보당 경남도당 부위원장, 용혜인 새진보연합 상임선대위원장, 한창민 사회민주당 공동대표 등은 시민단체나 진보당, 새진보연합 측 인사다.

민주당은 단독 과반인 151석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비례대표 의석수 확보가 줄수록 지역구를 더 많이 승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 듯 이재명 대표도 지난 18일 마포 지역 지원유세에서 지지자들의 ‘몰빵론’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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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월19일 강원 춘천시 중앙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받은 과일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반드시 민주당 아군들이 1당이 돼야 하니 민주당이 151석을 할 수 있게 도와 달라”며 “우군이 많으면 좋지만 아군이 더 많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군(조국혁신당)보다 아군(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에 표를 몰아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2020년 총선에서도 비례대표 정당 투표를 두고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 의견충돌이 있었다. 당시 민주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친민주당 성향의 열린민주당에 관한 지지가 엇갈리자 더불어시민당에 표를 몰아줘야 한다는 ‘몰빵론’이 대두된 것이다.

이에 따라 4·10 총선이 다가올수록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의 경쟁구도가 강화돼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을 향한 견제 메시지가 지금보다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19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의 관계에 관해 “정치라고 하는 것은 선의의 경쟁이 필요한 것 아니겠나”라며 “지금부터 총선까지 약 20여 일 동안 더불어민주연합이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더 나은 정책적 대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보여줘 경쟁해야한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은 현재 야권 정당들의 지지율 합을 더욱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연합과 경쟁구도로 비쳐지는 것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은 19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이재명 대표가 더불어민주연합이 아닌 조국혁신당을 지지해 달라 말씀하실 수는 없지 않나"라며 "민주당의 대표로서 당연히 몰빵해 달라 이렇게 말씀할 수 있지만 조국혁신당의 약진이 민주당 지역구 승리를 가져온다는 인식하고 계실 것이고 지금같은 연대·협력 관계는 잘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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