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4-03-13 14: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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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DX부문이 부품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사업부가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은 가전, 스마트폰 등의 생산거점 다변화와 온라인 판매 확대를 통해 비용을 줄이는 동시, 프리미엄 제품군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삼성전자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스마트폰, TV 등 주요 제품용으로 구매한 부품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단일 부품 가운데 가장 매입 규모가 큰 모바일 프로세서(AP) 가격은 2022년보다 30%나 상승했다. 이에 따라 DX부문의 원재료 매입액에서 AP가 차지하는 비중도 12.8%에서 18.1%까지 높아졌다.
▲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이 원재료 가격 상승에 대응책 마련이 시급해지고 있다.
2022년 AP 가격이 전년 대비 77% 오른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다소 둔화하긴 했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울 정도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자체 AP인 엑시노스 외에 퀄컴과 미디어텍 등으로부터 AP를 공급받고 있다.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카메라모듈과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구입 가격도 지난해 각각 11%, 9%씩 상승했다.
지난해 DX부문 매출은 12조 원(7%) 가까이 감소해,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이는 DX부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가 지난해부터 원가절감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다.
MX사업부는 올해 초 한국을 포함한 몇몇 지역에서 갤럭시S24·플러스 일부 모델에 자체 AP ‘엑시노스2400’을 탑재했다. 당초 엑시노스 채택 여부를 두고 엄격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공언했는데, 엑시노스2400이 기준을 충족하면서 엑시노스2200 이후 약 2년 만에 고급형 엑시노스가 부활한 것이다.
2023년에 출시된 갤럭시S23 시리즈에는 퀄컴 ‘스냅드래곤8 2세대’가 전량 탑재됐다.
엑시노스2400이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여주면서 삼성전자는 갤럭시S25 시리즈 모든 모델과 지역에 엑시노스를 적용해, 자체 AP 비중을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대만 미디어텍 AP를 중저가 스마트폰에서 고급형 스마트폰으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퀄컴과 AP 가격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공급망을 다각화하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생활가전(DA)사업부는 현재 수익성 개선이 더 절실하다.
▲ 삼성전자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삼성전자>
VD·DA사업부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 가량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4분기엔 약 500억 원의 영업손실까지 냈다.
삼성전자 DX 부문은 생산거점을 다변화하고, 기업간거래(B2B)와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원가 절감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군 강화도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하는 방안 가운데 하나다.
삼성전자는 최근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인공지능(AI) 콤보’를 출시해 초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출고가 399만9천 원으로 일반 세탁기+건조기 가격보다 비싸지만 세탁과 건조가 한 번에 가능하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한종희 부회장은 앞서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DA는 상황이 어려워 체질 변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신제품을 내는 시기도 통합하고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VD사업부도 올레드(OLED) TV 신제품 라인업을 3개 시리즈의 5개 사이즈(83·77·65·55·48형)로 모두 10개 모델로 확대, 그동안 소홀했던 프리미엄 올레드 TV 시장 공략에 나선다.
용석우 VD사업부장 사장은 이날 열린 '언박스 & 디스커버 2024'에서 “올해는 라인업이 확대되는 만큼 좀 더 (LG전자)와 올레드 TV 점유율 차이를 줄여나갈 것”이라며 “삼성 올레드의 강점은 TV 본연의 음질, 음향 외에도 플랫폼과 같은 기능적 부분”이라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