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팽택을에서 맞붙었는데 선거구 획정에 따라 평택갑·을이 평택갑·을·병으로 분구되면서 평택병에서 또 한번 맞붙게 된 것이다.
유 의원은 국민의힘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중진으로 올해 총선에서 4선 고지를 노리고 있고 김 특보는 절치부심해 첫 국회 입성을 노린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로 생긴 평택병 선거구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격전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평택병에는 신평동, 원평동, 비전1동, 비전2동, 용이동, 동삭동 등이 포함된다. 이 가운데 21대 총선 당시 평택갑에서 이번 총선에서 평택병으로 편입된 비전1동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비전1동은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홍기원 후보가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공재광 후보에 3199표 앞섰던 지역으로 홍 후보가 평택갑 선거구에서 전체 3501표 차로 승리하는데 기여한 곳이다.
또 2021년부터 비전1동에서 분리된 동삭동에선 2022년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9774표)가 윤석열 대통령(8064표)을 1710표 차로 이겼다. 같은 해 열린 8회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 정장선 평택시장 후보(6123표)가 국민의힘 최호 후보(4342표)보다 동삭동에서 1781표 앞섰다.
국민의힘에선 먼저 평택을에서 3선을 내리 지낸 유 의원을 지난 2일 평택병에 단수공천했다. 유 의원은 현재 국민의힘 정책위원장을 맡으며 당 안팎에서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 의원은 1971년생으로 경기 평택군 출신 토박이다. 평택 소재의 한광중·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한국외국어대학교 동양어대학 태국어과 학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UC 샌디에고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6일 평택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유의동 페이스북 갈무리>
유 의원은 이한동 전 국무총리의 비서관을 역임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평택을에서 당선된 이재영 전 의원이 당선무효형을 받아 치러진 2014년 상반기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면서 국회에 입성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같은 선거구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다시 한 번 당선됐다. 국회에 재입성에 성공한 뒤 박근혜-최순실 탄핵에 찬성하고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 창당에 참여했다.
19대 대선에서는 유승민 대통령 선거 후보의 수행단장으로 활동했고 이후 바른정당 수석대변인에 임명됐다.
2020년에는 유승민 전 의원과 함께 새로운보수당 창당에 참가했지만 범보수 통합으로 다시 미래통합당으로 소속을 옮겼다.
미래통합당으로 출마한 21대 총선에서 김현정 특보와 맞붙어 1.6%포인트라는 간발의 차로 신승을 거두면서 아슬아슬하게 3선에 성공했다.
유의동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미래통합당 사모펀드 피해방지 대책특위 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라임과 옵티머스펀드 관련 의혹을 집중 추궁하며 국민의힘 내에서 존재감이 급부상했다.
2021년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했지만 낙선했고 20대 대선을 앞두고 유승민 대통령 후보 선거캠프에 합류했지만 유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 지지선언을 하면서 자연스레 윤석열 후보 캠프에 합류하게 됐다.
2022년 1월 전임자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정책위원장직에서 사퇴하자 유승민계와의 화합의 의미로 유 의원이 정책위원장에 임명됐다.
유승민 전 의원이 2022년 3월 경기도지사 출마의사를 밝히자 유의동 의원은 정책위원장직을 내려놓고 유 전 의원의 선거운동을 도왔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패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다시 한 번 유의동 의원에게 손을 내밀었고 박대출 의원의 뒤를 이어 다시 한 번 정책위원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유 의원은 지난 6일 평택시 배다리공원 분수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쉬운 길(평택을)을 놔두고 왜 어려운 길(평택병)을 가느냐며 만류하는 분도 있었다”며 “모든 결정은 집권 여당의 정책위원장으로서 주어진 소명이라 생각한다”고 평택병 출마를 공식화했다.
민주당에선 평택 토박이인 유 의원을 상대하기 위해 지난 총선에서 평택을에서 호각세를 보였던 김현정 특보를 평택병에 다시 한 번 공천했다.
▲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언론특별보좌관이 지난 5일 평택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김현정 페이스북 갈무리>
민주당은 지난 1일 김 전 특보를 단수공천했고 김 특보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차곡차곡 다져온 중앙정치 경험, 지난 4년 간 지역위원장으로서 보여드린 확실한 추진력으로 확 바뀔 평택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 특보는 1969년생으로 충북 제천 출신이다. 경희대학교 법과대학에서 법학 학사학위를 받았고 연세대학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김 특보는 2006년부터 2016년까지 비씨카드에 재직하면서 노조 위원장을 맡았고 2014년부터 2019년까지는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을 역임했다.
노동운동가로써 경력을 쌓은 뒤 2020년 민주당의 전략공천으로 21대 총선에 평택을 후보로 출마했지만 유 위원장에게 석패했다.
21대 총선 당시 이낙연 전 총리가 후원회장을 맡는 등 친이낙연계로 분류됐지만 총선 패배 뒤 친명(친이재명)계로 행보를 바꿨다.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의 상황실장을 맡았지만 박 후보는 선거에서 패배했다. 이후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선거 후보 선대위에서 종합상황실 부실장 등으로 활동하며 친명계로 자리를 굳혀갔다.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의 선대위 선임대변인을 맡았고 지선 패배 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을 맡았다. 같은 해 9월부터는 민주당 대변인으로 활동화면서 활발한 방송활동을 이어갔다.
유 의원과 김 특보가 모두 평택병으로 자리를 옮겨앉았지만 두 후보 간의 팽팽한 구도는 여전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평택시의 지속적인 재개발과 고덕국제신도시 입주에 따라 인구가 증가하면서 평택시 의석이 2석에서 3석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평택갑에서 동삭동과 비전1동을, 평택을에서는 원평동·신평동·용이동·비전2동을 넘겨받아 팽택병이 신설됐다.
평택병은 삼성전자 산업단지와 신규아파트 단지 등으로 인해 전국에서도 굉장히 젊은 선거구에 속한다. 평균연령을 살펴보면 동삭동 35.4세, 비전1동 39.9세, 비전2동 40.1세 원평동 44.8세, 신평동 45.6세, 용이동 36.6세로 전국 44.9세보다 젊은 연령대로 구성돼 있다.
그렇게 때문에 평택병에는 진보정당 지지세가 다른 선거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 추세는 최근 치러진 2022년 20대 대선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팽택병에서 4만9846표(45.61%)를 얻은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5만4608표(49.96%)를 득표해 이 후보가 4.35%포인트 격차로 승리를 거뒀다.
그 추세는 바로 뒤이어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평택시장 선거에서도 이어졌다. 정장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평택병에서 3만6844표(55.59%)를 득표해 2만8852표(43.53%)를 얻은 최호 국민의힘 후보를 12.06%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다만 제3지대 정당 가운데 전용태 새로운미래 후보와 유지훈 개혁신당 후보도 평택병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이 젊은 유권자와 진보 유권자의 표를 얻게 되면 선거의 향방은 미궁으로 빠질 수 있다.
더구나 유 의원과 김 특보 모두 음주운전으로 각각 벌금형을 1회, 2회 받은 점이 있어 평택병 총선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이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