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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관련 신생아 특례 주택대출 인기, 전문가 "전생애 지원정책 개선해야"

배윤주 기자 yjbae@businesspost.co.kr 2024-02-02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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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신혼부부의 주거안정을 위해 마련된 ‘신생아 특례 주택대출’의 접수 사이트가 최근 개설되자 바로 접속 마비 사태를 일으킬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내놓은 저출산 대책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던 것과는 다른 모습으로 여겨진다.
 
저출산 관련 신생아 특례 주택대출 인기, 전문가 "전생애 지원정책 개선해야"
▲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 신생아 특례 대출 안내 배너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저출산 해결을 위해 신생아 특례 주택대출 같은 주거안정대책뿐 아니라 영유아 교육 및 돌봄 서비스 통합, 근로제도 개선 등 생애 주기를 종합 지원하는 정책 전반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2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위원장인 대통령 아래 실질적 책임자인 부위원장 직책을 기존 민간 출신 전문가에서 관료로 바꾸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 부처별로 이뤄지던 저출산 대책을 종합하는 컨트롤타워(지휘부)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풀이된다. 

정부는 저출산 해결을 위해 지난 15년 동안 총 300조 원의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2022년 기준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여성 1명이 낳을 것으로 기대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78로 전 세계 주요국 가운데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처럼 정부의 저출산 대책이 실효성이 없었던 원인으로 보여주기식 정책 나열이나 단편적 항목의 금전 지원에 머물렀다는 점이 꼽힌다.

전문가들은 저출산 해결을 위해서 전 생애에 걸쳐 결혼을 위한 주거안정뿐 아니라 출산과 양육의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사회전반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바라본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올해 새로 도입한 신생아 특례 대출이 신혼 부부 주거안정 차원에서 큰 관심을 받은 것처럼 실제 젊은 층의 호응을 얻을 정책을 장기적 관점에서 차근차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생아 특례 대출은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이내에 출산 및 입양을 한 무주택 가구나 1주택 가구(대환대출)에 대해 주택구입·전세자금을 저리에 대출해 주는 정책 대출 프로그램이다.

2023년 1월1일 이후 출생한 아이를 둔 가구 가운데 부부합산 연 소득이 1억3000만 원 이하, 순자산이 4억6900만 원 이하가 대상이다. 주택 구입자금은 연 이자 1.6∼3.3%의 저리로 최대 5억원까지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 대상 주택은 주택가액 9억 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다.

전세자금은 동일한 연소득의 순자산가액이 3억4500만 원 이하인 경우 1.1~3.0%의 금리로 최대 3억 원(보증금 80% 이내)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임차보증금이 수도권 5억 원, 수도권외 4억 원 이하인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이 대상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난 1월29일 신생아 특례 대출 접수를 온라인으로 접수하자 접속자가 동시에 몰리며 접속 지연 사태가 벌어질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저출산 관련 신생아 특례 주택대출 인기, 전문가 "전생애 지원정책 개선해야"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상반기 저출산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회 제반에 걸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올지 이목이 집중된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
이에 이같이 젊은 층의 관심을 끌 만한 다양한 정책을 추가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황남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화 정책기획센터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그동안 저출산 정책들은 경제적 부분에 한정됐으나 결혼 전, 후 두 축으로 나눈 전 생애적 지원을 위한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 팀장은 “예를 들어 난임 지원 관련해서는 그동안 저소득층에게만 지원해줬지만 소득 제한을 없애 적용범위를 확대해 주는 식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러 전문가의 견해를 종합해보면 젊은 층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양육 지원 방안으로는 유보통합(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일원화)과 늘봄학교 확산이 거론된다.

유보통합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통합 운영하는 제도로 영유아 부모를 위한 교육 및 돌봄 통합 서비스다. 여성 위주인 양육부담과 사교육비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

늘봄학교는 초등학생 부모를 위한 교육 및 돌봄 통합 서비스로 올해 3월부터 본격 시행이 예정돼 있다. 희망하는 초등학생에게 정규 수업 전후에 제공하는 교육과 놀이, 휴식, 간식 등을 제공하는 제도를 말한다. 

여성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근로 제도의 개선도 저출산의 주요 대책으로 거론된다. 근무시간을 다양하게 하는 유연근무제, 사내 보육시설 확충 등 여성친화적 제도들을 현재보다 기업에서 확대 시행하도록 유도해 여성이 가정에 할애하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근로제도 개선으로 출산율이 개선된 사례가 나타나기도 했다. 일본의 이토추상사는 유연근무제를 꾸준히 확대해 2021년 여성사원 출산율이 1.97명으로 10년 전보다 두 배가량 높아졌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밖에 독일에서 시행되고 있는 ‘부모 펀드’ 도입 등 연금제도의 개혁도 도입을 검토해야 할 제도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부모 펀드는 자녀 수에 따라 여성에게 노후 연금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또 전업주부에게도 연금포인트를 지급해 출산과 양육을 장려한다.

정부에서도 저출산 관련 대책을 종합적으로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상반기 안으로 저출산 관련 세부 정책을 발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윤석열 대통령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통해 “저출산 문제는 복지, 교육, 일자리, 주거, 세제 등 사회문제 또 여성의 경제활동 등 여러 가지 문화적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여러 각도에서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는데 올해 실효성 있는 정책이 윤곽을 드러낼지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해 황 팀장은 “정책 조급증을 내려놓고 결혼을 하는 것이 좋다는 문화를 형성하며 5년, 10년 중장기적 관점에서 정책 효과가 나타나길 기다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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