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총리는 16일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창당발기인대회에서 “오늘 우리는 새로운 미래로 가는 길에 올랐다”며 “과거와 결별하고 새로운 미래로 가자”고 말했다.
▲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월16일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새로운미래’(가칭) 창당발기인대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새로운 미래를 가기 위해 세 가지 정신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우선 이 전 총리는 뒤돌아보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생을 민주당원으로 살았던 선친이 남긴 “쟁기질 하면서 뒤돌아보지 마라. 뒤돌아보면 소가 길을 잃고 쟁기가 엉뚱한 곳으로 간다” 발언을 인용하며 "앞만 보고 가야한다"고 말했다.
과거의 모든 잘못과는 결별하고 이러한 과거를 답습하지 말자고도 했다.
이 전 총리는 “살벌한 증오와 저주의 문화, 저급하고 폭력적인 언동과 결별해야 한다”며 “얼룩진 과거는 그들에게 남겨 주자”고 말했다.
풍설과 비판에는 ‘설마’와 ‘차마’의 정신으로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이 전 총리는 “우리를 서운하게 하는 말에는 ‘설마’ 그 사람이 그렇게 말했겠나 여기자”며 “우리 스스로 화나는 일에는 내가 ‘차마’ 그런 말은 못하겠다고 하자”고 주장했다.
다만 기존 정당에서 터무니없는 이유로 신당을 모욕할 때는 품격을 유지하면서도 단호하고 설득력 있게 반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새로운미래는 발기취지문을 통해 새로운 희망 구현을 위한 구체적 방안도 발표했다.
세부적으로는 △선진 복지국가 건설 △중층적 ‘돌고래’ 외교 추진 △양극화를 극복하는 ‘활력 경제’ 추구 △‘매력 문화’ 정책 마련 △맞춤형 디딤돌 복지 △저출생·고령화 문제 능동적 대응 △저탄소 청정에너지 시대 구현 등을 담았다.
정치문화 개선을 위한 다당제 민주주의, 당내 민주주의,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등을 통한 도덕성 제고, 인재 양성 등의 방안도 포함했다.
새로운미래는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민주주의와 복지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오늘 우리는 새로운미래를 창당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국민을 믿고, 국민만 바라보고 담대하게 전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새로운 미래는 이날 성원보고 및 개회선언을 시작으로 최운열 전 국회위원을 임시의장으로 선출한 뒤 당명 채택 및 취지 설명, 창당준비위원회 규약 채택, 창당발기인선언문 낭독 및 채택, 창당준비위원장 및 각 위원회 위원장 임명 등을 진행했다.
공동창당준비위원장으로는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 신정현 전 경기도의원, 서효영 국제변호사 등이 선출됐다. 미래비전위원회 위원장에는 최운열 전 의원, 국민소통위원회 위원장은 신경민 전 의원, 대변인은 김효은 전 이낙연 대선경선캠프 대변인이 선출됐다. 이낙연 전 총리는 인재위원장을 맡는다.
이날까지 참여한 발기인은 3만 명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미래는 다음 달 중앙당 창당을 목표로 전국 시‧도당 창당 작업과 외부 인사 영입 및 당원 모집 등 세력화를 준비한다.
이 전 총리는 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이유로 윤석열 정부 견제라는 역할을 못하고 있는 민주당을 꼽은 바 있다.
이 전 총리는 15일 CBS라디오 시사의 창에 출연해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를 견제해야 하는데 못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의석수가 모자라서 못하는 게 아니라 떳떳하지 않아서 못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양당이 폭주를 못 하게끔 중간에서 조정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안할 정도의 의석수를 목표로 한다”며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만 최소한 50~60석은 넘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1952년 12월20일 전남 영광 출신이다. 광주제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를 졸업했다.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동아일보에 입사해 정치부, 외신부, 기획특집부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1990년부터는 일본 도쿄 특파원을 지냈으며 한국으로 돌아온 뒤로는 정치부 차장, 논설위원, 국제부장 등을 맡았다.
기자 시절 쌓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전라남도 함평군-영광군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16, 17, 18, 19, 21대 국회에서 5선 국회의원을 했다.
2014년 열린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선 국회의원 사퇴를 하고 출마해 당선됐다. 전남지사로 일할 때는 완벽을 추구하는 세심한 업무 방식으로 인해 전남도 공무원들이 그를 6급 공무원 같다며 ‘이 주사’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로는 국무총리로 지명돼 일했다. 국무총리로 일하면서 각종 현안에 빠르게 대처하고 국회 대정부 질문 과정에서 야당의 파상공세에도 여유롭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존재감을 보였다.
국무총리를 마치고 정치1번지 종로구 출마를 통해 제21대 국회로 돌아온 뒤에는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맡았다. 당대표로 일하던 시절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언급한 것 때문에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반대 여론이 일기도 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출마 준비를 위해 당대표를 사퇴한 뒤 경선 과정에서 대선 후보 가운데 한 명이자 현재 민주당의 당대표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20대 대통령선거와 제8회 지방선거가 마무리된 뒤에는 미국으로 떠나 약 1년 동안 생활했다. 미국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뒤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며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추진해왔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