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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친미 총통 당선에 높아진 긴장감, 총선 앞둔 윤석열 중국 관계 고심 커져

이준희 기자 swaggy@businesspost.co.kr 2024-01-15 12: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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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친미 총통 당선에 높아진 긴장감, 총선 앞둔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윤석열</a> 중국 관계 고심 커져
▲ 13일 대만 총통 선거에서 라이칭더 민주진보당 후보가 당선됐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민진당) 후보가 승리하며 중국과 대만 사이 관계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중심의 외교 정책을 펼치는 윤석열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대만 대선 결과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 대립이 격화하면 동맹 공조와 관련한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나온다.

다만 한국의 경제구조는 중국 공급망과는 뗄 수 없는 관계인 데다 윤 대통령은 총선을 앞두고 경제에 불안감이 커지지 않도록 해야 할 필요성이 커 대중 외교 문제에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차이나데일리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집트를 방문 중인 왕이 중국공산당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번 대만 대선 결과에 대해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기본 사실을 바꿀 수 없으며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는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공감대를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대만은 과거에도 국가가 아니었으며 앞으로도 아니다”며 “대만 독립은 과거에도 불가능했지만 앞으로는 더더욱 불가능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대만 독립을 추진하는 자는 역사적 법적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며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경고했다.

왕 부장의 발언은 미국과 주변 우방국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친미 정부가 들어섰기 때문에 나타날 대만 독립 움직임을 지지하려는 움직임을 원천봉쇄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미국 역시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이번 대만 대선 결과를 환영하면서도 양안관계(兩岸關係, 중국과 대만 관계)에 따른 국제정세와 관련해선 신중을 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13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라이칭더 후보자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미국은 양안 관계에 있어 평화와 안정 유지, 이견에 대한 평화로운 해법 모색, 강압과 압박으로부터 자유를 약속한다”고 말했다. 

마이클 맥콜 공화당 하원 외교위원장과 영 킴 민주당 인도·태평양 소위원장, 그레고리 믹스 민주당 외교위 간사 등도 “이번 선거는 대만의 활기차고 탄탄한 민주주의의 또 하나의 이정표”라며 “우리는 허위 정보와 군사적 압력으로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중국 시도를 규탄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한 대만 국민에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같은날 캠프데이비드 출발 전 기자들이 대만 선거 결과에 대한 의견을 묻자 “우리는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입장에서 중국과의 갈등 증폭을 통해 정치·경제적 파급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링컨 국무장관도 “미국은 대만 지도자들과 협력해 우리 공동의 이익과 가치를 증진하고 ‘하나의 중국’ 정책 및 대만관계법에 따라 오랫동안 이어온 비공식 관계를 심화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과 관계를 고려해 기존에 유지해 오던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만 친미 총통 당선에 높아진 긴장감, 총선 앞둔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27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윤석열</a> 중국 관계 고심 커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세 번째,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역시 대중국 관련 갈등을 최소화해 우리나라 경제에 불안 요소를 줄여야 할 필요성이 크다. 

윤 대통령은 친미 중심의 외교노선을 갖고 있지만 4월 총선을 앞두고 있어 특히 외교로 나타날 수 있는 불확실성을 낮춰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미중 전략경쟁 시기의 대만 문제와 한국의 경제안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상 운송량의 33.3%가 대만해협 주변을 통과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안보 문제가 발생하면 하루 4452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대만해협 내 군사적 충돌이 바로 북한의 도발 같은 한반도의 안보 불안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갈륨과 게르마늄 등 반도체 핵심소재인 핵심광물에 대해 당국의 허가 없이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해오고 있다. 특히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흑연을 비롯한 핵심 광물 자원의 수출 통제를 가속화하고 있다. 

물론 중국 정부는 아직까지 한국 기업에 대한 수출을 금지하고 있지 않다. 지난해 12월 하순 배터리 소재업체 포스코퓨처엠으로 공급될 음극재 제조용 구상흑연의 수출을 승인한 것을 비롯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배터리 완제품을 만드는 한국 배터리 3사로의 음극재 완제품 수출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 사이에 대만으로 인한 긴장감이 높아지면 중국 정부가 대미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한국을 향한 경제 제재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한국무역협회는 ‘중국 흑연 수출 통제의 영향 및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미국에 진출한 한국 배터리 업체의 공장이 중국에서 흑연을 들여오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한국 경제는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수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올해 들어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런 만큼 총선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으로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이뤄내 경제적 불확실성을 줄여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및 일본과 정상회담 등을 통해 "대만해협에서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를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내면서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균형외교를 통해 주요 광물 등 반도체 소재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을 얻게 되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시각도 많다.

이런 점을 의식해 한국 정부도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외교부는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된 뒤 “우리 정부의 대만 관련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긴요하며 역내 평화와 번영에도 필수 요소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유지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 역시 미국처럼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윤 대통령이 대만 문제에 따른 미중 갈등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024년 대만 총통 선거 결과 및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우리 정부가 상수화된 동북아 지정학 리스크에 대비해 공급망을 사전에 점검하고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다만 대만이 독립을 내세워 중국을 크게 자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 근거로는 집권한 민진당이 과반을 유지하지 못하고 친중국 성향의 국민당에 원내 1당 지위를 내준 점이 꼽힌다.

민진당이 여소야대 국면을 맞게 된 만큼 라이칭더 정부가 일방적으로 친미 정책을 밀어붙일 수 없다는 것이다.

라이칭더 당선자 역시 저녁식사를 함께하고 싶은 세계지도자로 시진핑 주석을 꼽았고 선거 구호도 '중국에 맞서 대만을 지키자'에서 '평화로 대만을 지키자'로 완화했다. 이에 양안관계가 현재의 긴장을 유지한 채 당분간 현상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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