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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공급 과잉으로 내년 국제유가 하락세 지속 전망, 국내 정유사도 촉각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3-12-13 14: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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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공급 과잉으로 내년 국제유가 하락세 지속 전망, 국내 정유사도 촉각
▲ 국제유가가 내년에도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러시아 알마티옙스크 유전지대에 위치한 석유시추기.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로 대표되는 주요 산유국의 감산 소식에도 수요 감소 등 영향으로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요 외신과 금융권을 중심으로 국제유가가 내년까지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며 국내 정유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68.6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배럴당 7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이다.

국제유가 하방 압력을 해소할 변수로 주목되던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1월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예상치 못한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으로 연준이 내년 초까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진다. 원유 선물거래 역시 이에 영향을 받아 국제유가가 대체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다.

올해 고금리 상황이 장기간 이어졌음에도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이어산 배경은 원유 공급을 향한 시장의 불안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자발적 감산 소식에 국제유가는 3분기까지 대체로 상승세를 보였다. 9월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배럴당 90.16달러를 넘기도 했다.

증권업계는 현재 이러한 원유 공급 불안이 이미 해소됐고 오히려 내년 초까지는 공급 과잉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본다.

키움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내고 2024년 초까지 글로벌 원유 초과공급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가가 과잉 공급을 향한 전망 속에 하락한 만큼 주요 에너지기관의 수급 전망에 따라 등락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4년 수요 증가 전망치 변화, OPEC+의 자발적 감산이 수급 여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유 공급 과잉으로 내년 국제유가 하락세 지속 전망, 국내 정유사도 촉각
▲ 12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현장에 마련된 석유수출국기구(OPEC) 부스. <연합뉴스>
로이터 등 주요 외신도 이번 주 내로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월간 보고서를 통해 내년 원유 수요 전망치를 하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도 이미 내년 서부텍사스산 원유와 브렌트유의 배럴당 가격 전망치를 각각 10% 이상 하향 조정했다.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11월 장관급 회의를 거쳐 일일 220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감산을 단행하기로 했음에도 공급 과잉이 예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급 과잉의 배경에는 미국으로 대표되는 비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 산유국의 증산과 중국 경기 악화에 따른 수요 감소 등이 자리잡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미국 10월 일일 원유 생산량은 1324만 배럴로 올해 최대치를 달성했다. 2위 사우디아라비아의 900만 배럴과 비교하면 400만 배럴 이상 많다.

중국 해관총서(세관 당국)는 11월 원유 수입량이 일일 1033만 배럴 수준이었다고 최근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2% 감소한 수치다.

금융정보회사 크플러의 맷 스미스 연구원은 로이터를 통해 "원유 수요를 향한 부정적 전망이 현재 압도적"이라고 평가했다.

국제유가가 이처럼 하락세를 이어가면 국내 정유사들도 수익성이 악화되는 일을 피하기 어렵다.

정유 제품은 원유 구입 시기와 정제 후 판매할 때 발생하는 가격 차이로 재고평가손익이 발생한다. 정유사들이 원유를 정제하는 동안 유가가 계속 하락하면 이를 팔아야 하는 정유사들의 수익성도 악화할 수밖에 없다.

국내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금리 인상 등 변수가 많았듯 유가를 전망하는 일은 어렵다”며 “통상적으로 유가가 하락하면 재고손실이 발생해 정유사 업황에 좋지 않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정제 능력을 보유한 SK이노베이션도 국제유가 하락에 대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트레이딩 인터내셔널을 통해 다양한 원유 변동, 환율 등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확인해서 다양한 위험에 대비해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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