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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과 달리 자산운용 CEO는 칼바람 면해, 단단한 실적에 ETF 성장이 뒷받침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3-12-06 16: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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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과 달리 자산운용 CEO는 칼바람 면해, 단단한 실적에 ETF 성장이 뒷받침
▲ 6월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ETF 100조 원 달성 기념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이병성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뒷줄 왼쪽부터) 정지헌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김성훈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 홍융기 KB자산운용 전무. <한국거래소>
[비즈니스포스트] 금융투자업계로 묶이는 증권업계와 자산운용업계가 연말 대표 인사에서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내부통제 이슈 등에 따라 CEO 세대교체가 전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증권업계와 달리 자산운용업계는 기존 대표 유임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자산운용업계가 운용자산(AUM) 증가 등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단단한 실적 흐름을 보이는 상황에서 ETF(상장지수펀드)시장 파이 확대에 따른 주요 운용사의 고른 성장 등도 CEO 유임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꼽힌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업계 순이익 1,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은 연말 대표 인사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각자대표체제로 운영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1월 말 최창훈 부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며 내년에도 무게 중심을 잡는다.

다른 각자대표에는 이준용 부회장이 새로 선임됐다. 기존 각자대표를 맡았던 이병성 부사장은 마케팅총괄대표로 CMO(최고마케팅책임자) 역할을 부여받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전체 운용자산 280조 원의 40% 가량인 110조 원을 해외에서 운용할 정도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사업에도 힘을 주고 있다.

이처럼 거대해진 조직의 경영 효율성을 위해 11월 대표 인사와 함께 △대체투자 △운용 △혁신글로벌 △마케팅 등 4총괄체제를 확정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에서는 최현만 대표이사 회장과 이만열 대표이사 사장이 동시에 물러나며 전격적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기존 대표에 힘이 실린 것은 삼성자산운용도 마찬가지다.

서봉균 대표는 내년에도 삼성자산운용을 그대로 이끈다.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는 최근 인사에서 임기가 2년 이상 남은 삼성생명 대표를 교체하는 등 주요 계열사인 생명과 화재, 증권 대표를 바꿨는데 서봉균 대표는 자리를 지켰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이어질 주요 자산운용사의 연말 인사에도 예상치 못한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바라본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데 ETF시장 경쟁력 강화를 이끈 만큼 안정적 연임이 예상되고 있다.

하나자산운용은 10월 하나증권의 100% 자회사로 새 출발하며 김태우 전 다올자산운용 부회장을 새 대표로 선임했고 한화투자운용은 올해 3월 권희백 사장, NH아문디자산운용은 올해 1월 임동순 사장을 새 대표로 맞아 연말 인사에서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CEO 교체 가능성이 나오는 곳은 올해 지주 회장이 바뀐 뒤 첫 연말 인사가 예정된 KB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 내부통제 이슈로 회장과 키움증권 대표가 사임한 다우키움그룹의 키움투자자산운용 정도다.

다만 이곳의 CEO 역시 그동안 안정적 경영역량을 바탕으로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온 만큼 다시 한 번 연임에 성공하거나 그룹 내 다른 주요 보직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도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키움증권 외에도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의 대표가 이미 교체됐거나 교체가 유력시되는 증권업계 상황과 사뭇 다르다.

단단한 실적이 자산운용업계 CEO를 향한 신뢰를 뒷받침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자산운용업계는 수수료 수익 증대 등에 힘입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순이익 1조2천억 원 가량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늘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59%), 삼성자산운용(0.3%) 등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고금리 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도 선전하며 전체 순이익 확대를 이끌었다.

자산운용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여겨지는 주요 사업들이 올해 역시 성장세를 이어나간 점도 CEO 유임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증권과 달리 자산운용 CEO는 칼바람 면해, 단단한 실적에 ETF 성장이 뒷받침
▲ 11월1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3 글로벌ETP콘퍼런스 서울’에서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오른쪽)가 ETF시장 확대에 기여한 공으로 금융위원장상을 받은 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올해 자산운용업계에서는 ETF는 물론 퇴직연금, 외부위탁운용관리(OCIO)를 비롯해 그동안 위축됐던 공모펀드시장까지 회복세를 보이며 전체 운용자산 규모가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일 기준 국내 자산운용사의 펀드수탁고와 투자일임계약고를 합친 운용자산 규모는 1500조 원에 이른다. 지난해 말보다 8%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ETF시장이 78조5천억 원에서 120조 원으로 53%가량 늘며 전체 성장을 이끌었고 공모펀드시장도 다시 300조 원 위로 올라오며 20% 이상 성장했다.

특히 ETF시장은 자산운용업계에서 성장성이 가장 유망한 분야로 꼽히는데 올해 들어 전체 파이가 빠르게 커지면서 개별 운용사의 운용자산도 대부분 크게 늘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증권업계는 올해 부동산PF 대손충당금 등으로 실적 변동성이 커졌고 사모펀드 등 내부통제 이슈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 잡기 위해 세대교체가 이뤄진다고 볼 수 있다”며 “자산운용업계는 이런 이슈에서 다소 자유롭기도 하고 주력사업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어 경영 연속성 측면에서 안정적 인사가 이뤄지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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