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2023-11-14 18:3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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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박민 KBS 사장이 전 사장 시절 불공정 편파보도를 사과했다. 임금 30% 삭감과 구조조정 검토도 예고했다.
박 사장은 취임 하루 만인 이날 서울 여의도 KBS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영방송으로서 핵심 가치인 공정성을 훼손해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정중히 사과한다”고 14일 밝혔다.
▲ 박민 KBS 사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KBS아트홀에서 열린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사장은 KBS의 보도 4건을 직접 언급했다.
구체적으로는 △고 장자연씨 사망과 관련해 2019년 윤지오씨를 출연시켜 허위 주장을 다룬 것 △2020년 한동훈 법무부 장관(당시 검사장)과 기자 사이 ‘검언유착’ 의혹 보도 △2021년 재보궐 지방선거 직전 오세훈 서울시장(당시 후보)의 생태탕 의혹 보도 △지난해 대산 직전 김만배씨 녹취록 보도 등이다.
박 사장은 “이런 대표 사례뿐 아니라 몇 년 동안 불공정 편파 논란이 끊이질 않았고 TV와 라디오에서 일부 진행자가 일방적으로 한쪽 진영의 편을 들거나 패널서정이 편향된 일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확인을 통해 오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무분별한 속보 경쟁을 하지 않고 팩트체크(사실확인)을 활성화해 오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오보를 내면 사과하고 정정보도는 원칙적으로 뉴스 첫머리에 보도하겠다”며 “불공정 논란이 일면 잘잘못을 따져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그는 “공정성과 신뢰도 확보를 경영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며 “오보 재발을 막기 위해 주요 불공정 방송의 경위와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관련 백서를 발간하겠다”고 덧붙였다.
KBS가 직면한 TV수신료 분리 징수와 경영상의 어려움도 짚었다.
박 사장은 “비효율적이고 방만한 경영으로 올해 8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며 “과거 IMF나 금융위기보다 더한 비상상황을 맞게됐다”고 말했다.
그는 “예산에서 가장 큰 부분인 제작비 낭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며 “제작진의 능력과 무관한 순번식 제작 관행을 없애고 능력있고 검증된 연출자들을 집중 지원하겠다”고 예고했다.
한편 솔선수범을 위해 임원 임금을 삭감하고 구조조정도 검토하겠다고 시사했다.
박 사장은 “저와 임원들이 임금의 30%를 삭감하고 명예퇴직을 확대실시해 역삼각형의 비효율적 인력구조를 개선하고 구조조정도 적극 검토하겠다”며 “기둥 뒤 직원은 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는 성명을 내고 박 사장의 기자회견을 비판했다.
언론노조 KBS 본부는 “억지스러운 불공정과 방만 경영 타령만 읊고 앵커교체와 프로그램 삭제 등 민감한 사안은 보도본부장에게 책임을 미뤘다”며 “대국민 사과가 아닌 사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