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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의존 여전, 정연인 에너지사업 수주 확대 절실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3-11-07 15:3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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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사장이 연결 자회사의 실적 둔화로 이전보다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정 사장으로서는 본업이라 할 수 있는 에너지기기 사업(에너빌리티 부문)의 자체 사업성과를 통해 실적 개선을 이룸으로써 자회사 의존도를 낮추는 일이 절실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의존 여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507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연인</a> 에너지사업 수주 확대 절실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사장이 실적에서 두산밥캣 의존을 줄여야 하는 과제를 짊어지고 있다.

정 사장은 올해 수주 기반을 강화하는 데 주력해온 만큼 에너지기기 사업의 이익개선세도 점차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두산에너빌리티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에너빌리티 부문은 각종 신사업 성과를 가시화하며 향후 수주 잠재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수력원자력과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스템 종합설계용역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이에 따라 2027년까지 사용후핵연료 운반∙저장 용기인 캐스크를 포함한 건식저장 시스템 설계를 완료하고 인허가를 취득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캐스크는 방사선과 열을 안전하게 관리해야 하므로 특수 설계와 고도의 제작기술을 필요로 한다. 캐스크가 사용후핵연료의 저장시설에 설치돼야 하는 만큼 원전업계는 2060년까지 국내에 2800개 캐스크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시장 규모는 약 8조4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에 한수원의 종합설계용역 계약을 따내며 캐스크 설계능력을 대내외에 입증했다. 그런 만큼 향후 한수원의 캐스크 대량제작 발주가 본격화하면 경쟁사들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수주전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작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해외 캐스크시장 진출도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제주도 한동평대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풍력터빈사업의 가시화에도 한 걸음 다가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은 제주에너지공사(JECO)가 발주한 것으로 올해 5월 사업자공모 공고를 시작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동서발전과 이 사업에 공동참여해 지난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후 사업시행협약 체결과 세부사업계획 수립,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거쳐 내년 하반기 중 기자재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하반기에 착공해 2028년 1분기에 준공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로서는 아직 초기 단계인 국내 해상풍력발전에 터빈제조사로 참여해 사업 역량을 입증할 기회를 얻은 셈이다. 앞으로 해상풍력발전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가 풍력터빈 사업에서 얻게 될 기회는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동평대 사업건만 하더라도 기자재 공급과 함께 20년의 장기유지보수 용역까지 맡으며 꾸준한 일감을 확보하는 기회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사장은 올해 수주 기반을 확대했을 뿐 아니라 큰 규모의 실질적 수주 성과도 거뒀다. 올해 3월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서 각각 1조1500억 원, 60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주한 데 이어 2조9천억 원 규모의 국내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공급계약도 따냈다.

정 사장은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공급계약을 맺으며 “이번 계약으로 두산에너빌리티는 물론 주기기 제작에 참여하는 원전 협력사 등 국내 원전 생태계 전반에 활력이 생길 것"이라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기대에 부응하는 완벽한 제품을 제작·공급하고 나아가 대한민국 원전 수출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정 사장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주력인 에너빌리티 부문의 이익체력을 앞으로 더욱 키워야 할 필요성이 크다. 현재 두산에너빌리티의 연결 실적구조를 보면 자회사 두산밥캣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조1550억 원, 영업이익 3114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같은 기간 두산밥캣의 연결기준 실적을 보면 매출 2조3660억 원, 영업이익 2976억 원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영업이익 가운데 상당 부분이 두산밥캣 몫인 셈이다. 

이 때문에 두산에너빌리티의 연결 실적은 두산밥캣의 영업 성과에 크게 좌우되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 두산밥캣이 실적 호조를 보였던 2분기에는 두산에너빌리티도 실적 개선세를 보였지만 두산밥캣의 이익이 감소한 3분기에는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실적이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두산에너빌리티가 아직 본업에서는 본궤도에 완전히 올라오지 못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정 사장이 올해 다수의 일감을 확보하며 미래 실적기반을 다져 놓은 만큼 조만간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수주 산업의 특성상 수주 시점과 수주가 실적으로 연결되는 시점 사이에 다소 간격이 클 수 있지만 내년부터는 수주 성과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초 기준으로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 잔고는 14조 원 규모였는데 3분기까지 5조9천억 원의 일감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뿐 아니라 다수의 잠재 수주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그런 만큼 수주 확대를 통한 향후 실적기반은 보다 단단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 사장은 연간 수주목표(8조6천억 원) 달성을 위해 올해 남은 기간 대형 가스터빈 실증과 소형모듈원자로(SMR) 수주 등에 경영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3분기 누적 수주는 5조9천억 원으로 목표치의 68% 수준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1~12월 예상 수주건으로는 소형모듈원자로 7천억 원, 복합화력 7천억 원, 대형 가스터빈·재생에너지 5천억 원, 서비스·기타 7천억 원 등이 있다”며 “대부분 수의계약 형태로 이뤄지고 있어 연간 수주 목표 달성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고 바라봤다.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의존 여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507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연인</a> 에너지사업 수주 확대 절실
▲ 두산에너빌리티가 만든 대형원전 증기발생기. 두산에너빌리티는 대형원전에 쓰이는 원자로 및 내부구조물, 원자로냉각재펌프, 가압기, 핵연료 취급기기, 행연료 저장대, 열교환비, 원자로상부구조물 등 다양한 기기를 만든다. <두산에너빌리티>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원전 도입 확대기조 역시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 확대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주기기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업체로서 다양한 사업 주체들과 협력할 여지가 있는 만큼 원전 도입이 확대됨에 따라 많은 일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민재 NH증권 연구원은 “한국수력원자력의 루마니아 원전 설비 개선사업 수주는 원자력의 위상과 에너지 안보 협력 등을 보여준 사건”이라며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프로젝트뿐 아니라 미국 주도의 동유럽 원전 프로젝트와 소형모듈원자로, 선진 원자로 시장에서 직간접적 수혜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바라봤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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