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병국 보험연구원 글로벌보험센터장이 서울 여의도 보험연구원에서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가장 중요한 것은 현지화 전략이다.”
오병국 보험연구원 글로벌보험센터장이 국내 보험회사들이 효과적으로 해외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국내 보험시장의 성장성이 한계에 이르자 새 성장동력을 찾아 해외시장으로 시선을 돌리는 보험회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보험회사 11곳은 11개국에서 1억2300만 달러 규모의 이익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전체 수익 가운데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은 미미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달 ‘보험회사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한 방안’ 연구 리포트를 발표한 오병국 보험연구원 글로벌보험센터장을 만나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불확실성이 큰 해외 진출, 충분한 현지 이해 필요
“경영불확실성이 큰 사업영역이다.”
오 센터장은 해외 사업이 기본적으로 외부 환경요인에 영향을 받아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국내 보험회사들의 해외 진출이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큰 리딩 보험회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들 대형 보험회사가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는 있으나 아직 해외시장에서 크게 괄목할 만한 실적을 내는 회사는 찾기가 쉽지 않다고 오 센터장은 바라봤다.
오 센터장은 “최근 동남아 일부 국가에서 시장점유율 및 순이익 측면에서 성과 개선을 이뤄내고 있는 일부 보험회사가 있어 그 추세를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내 보험회사들이 해외시장에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현지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보았다.
특히 "현지 문화와 정서를 반영하고 현지인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이해한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의 경우 전쟁을 겪었던 경험 때문에 죽음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해 종신보험이나 사망보험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데 이러한 점을 고려하지 않고 보험 판매에 나선다면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고 오 센터장은 설명했다.
오 센터장은 “현지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다른 보험회사와 비교해 좀 더 좋은 실적을 내고 해외사업에 수반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현지 보험수요에 적합한 상품개발 역량과 판매채널 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능한 현지직원을 확보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현지 급여와 인센티브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며 “현지인에 대한 이미지 및 평판 제고를 위해 진출 국가에서의 각종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 보험회사와의 협력관계나 인수도 시장 안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센터장은 “현지 영업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금융회사를 적절히 선별해 합작, 인수 및 합병을 시도함으로서 리스크 대비 안정적 수익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 금융당국에서도 규제 완화로 보험회사의 진출 뒷받침해야
“금융당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보험회사의 해외사업 실적 개선에 실제 효과를 발휘하도록 가능한 범위에서 도와주는 것일 것이다.”
오 센터장은 보험회사들이 해외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사업영역을 구축하고 합리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오병국 보험연구원 글로벌보험센터장은 국내 보험회사들이 최근 동남아 일부 국가에서 시장점유율 및 순이익 측면에서 성과 개선을 이뤄내고 있어 그 추세를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바라봤다. |
최근 금융위원회도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7월17일 규제개선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는데 오 센터장은 이러한 방안이 국내 보험회사가 해외시장에서 영업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보험회사의 해외 자회사 소유 범위 확대 및 절차 간소화, 보험회사 해외 자회사에 대한 담보제공 허용 등이 이뤄지면 수익기반 다변화, 사업경쟁력 강화, 영업비용 절감 등으로 국내보험회사의 해외 사업 실적 개선에 긍정적 효과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다만 보험회사의 보다 적극적 시장 진출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자금조달과 자회사 자산운용 지원과 관련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오 센터장은 “추후에 해외사업 목적에 필요한 자금조달 수단을 좀더 다양화 시키고, 해외 자회사에 대한 자산운용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보험회사의 보다 적극적 해외진출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