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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원내대표에 '친명' 홍익표, 통합과 분당 기로에서 경청과 원팀 내걸다

김홍준 기자 hjkim@businesspost.co.kr 2023-09-26 17: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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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주당의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홍 원내대표는 범친이재명(친명)계로 분류되는데 친명계와 비명계 사이 갈등이 심화한 당내 상황을 수습해야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됐다.
 
민주당 원내대표에 '친명' 홍익표, 통합과 분당 기로에서 경청과 원팀 내걸다
▲ 홍익표 신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월2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로 선출된 뒤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익표 의원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남인순 의원과 결선투표 끝에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자세한 투표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홍 신임 원내대표는 수락연설에서 민주당의 통합을 강조하며 민주당 의원들의 목소리를 잘 경청하는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제는 하나의 원팀”이라며 “민주당이 하나의 팀이 되어서 이재명 대표와 함께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동력을 꼭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누구보다 희생하는 자리에는 제일 먼저 가서 내년 총선에서 값진 결과를 얻도록 항상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며 “한 분 한 분의 의견을 잘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당의 방향과 당론을 결정하는 과정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원칙과 기준을 갖고 민주성과 다양성의 바탕에서 결정하겠다”며 “과정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그리고 유능하게 관리해 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에 대한 책임은 제가 제일 먼저 지겠다”고 덧붙였다.

홍 원내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이란 혼란 속에서 원내대표로서 당내 갈등을 봉합하는데 전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계파색이 강하지 않은 홍 원내대표인 만큼 범친명계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도로 친명당’이라는 오명을 넘어 비명계와 친명계를 통합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 여부가 홍 원내대표의 행보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해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았다.

이 대표가 구속되면 당 지도부가 와해될 가능성이 높다. 당대표 대행으로 원내대표 역할이 더 커지는 만큼 홍 원내대표가 구속 사태를 불러일으킨 비명계에 강경하게 맞설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경우 이재명 대표의 당대표 사퇴 여부가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당 지도부 일각에서는 옥중공천까지 언급하고 있는데 이 대표가 구속됐음에도 당권을 쥐는데 반발하는 비명계 목소리가 더욱 커질 여지가 존재한다.

이 대표의 구속 영장이 기각돼 여의도로 돌아오면 ‘이재명 체제’는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증거 인멸 여부를 구속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창훈 판사가 영장을 기각한다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단번에 해결될 가능성도 높다.

비명계도 정식으로 사법 절차를 거쳐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완벽히 해결할 수 있었다는 주장을 체포동의안 가결의 명분으로 내세울 수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홍 원내대표 역시 총선을 대비해 내부 통합에 방점을 두게 될 것으로 여겨진다.
 
민주당 원내대표에 '친명' 홍익표, 통합과 분당 기로에서 경청과 원팀 내걸다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 후보자들이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앞두고 자리에 앉아 있다. 왼쪽부터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비즈니스포스트>

다만 여전히 반대 의견도 존재한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대표 영장이 기각되면) 전혀 통합 쪽으로 갈 것 같지는 않고 비명계를 끌어안기보다는 찍어내고 더 심하게 몰아붙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홍 원내대표는 여야 협치 부분도 신경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원내 1당 원내대표로서 여당과 함께 남은 정기국회 일정을 소화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친명계에서 원내대표가 나온 만큼 박광온 전 원내대표 시절보다 대여투쟁을 강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과 관계 또한 경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친명계 가운데에는 비교적 온건하다는 평가를 받는 홍 원내대표가 민주당이 민생을 경시하고 정쟁에만 치우친다는 인상을 피하기 위해 여야 협치를 도모할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이렇게 되면 당내 분란과 별개로 대여전략이나 국정감사 전략의 기조는 박광온 전 원내대표 체제를 따라갈 가능성도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1967년 서울 출신이다. 서울 관악고등학교와 한양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같은 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6년부터 2012년까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전문연구원으로 안보·외교·통일 분야를 연구했다. 그 뒤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 북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로 일했다.

19대 국회에서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여의도에 입성해 서울 성동을, 서울 중구·성동갑 지역구에서 내리 3선을 했다. 최근에는 자신의 지역구를 떠나 민주당의 험지인 서초을 출마를 자원하면서 당을 위한 희생 정신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20대 국회에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 간사를 맡았다. 21대 국회에서는 민주연구원장과 정책위원회 의장,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했다. 민주당을 대표하는 개혁 성향의 정책 전문가로 불린다.

홍 원내대표는 김근태계를 중심으로 뭉친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 의 대표를 맡고 있다. 당내 최대 의원모임 ‘더 좋은 미래’의 창립멤버이기도 하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제에서 민주연구원장과 정책위원회 의장을 지낸 것과 대선 경선에서 이낙연 캠프 정책총괄본부장을 맡은 것으로 말미암아 '친이낙연계'로 분류된 바 있다. 다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취임 뒤로는 친이재명계의 정체성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듣는다.

지난 4월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도 출마를 선언했으나 비명계인 박광온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패배해 고배를 마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로 박 전 원내대표가 사퇴해 열린 이번 보궐선거에서 재수 끝에 당선됐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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