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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은 주변 관리 못한 제 불찰,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김홍준 기자 hjkim@businesspost.co.kr 2023-09-26 09: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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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박근혜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 뒤 첫 언론 인터뷰에서 탄핵 사건을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6일 공개된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주변을 잘 살피지 못해서 맡겨 주신 직분을 끝까지 해내지 못하고 많은 실망과 걱정을 드렸던 점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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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9월25일 대구 달성군 현풍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전 대통령은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서원(최순실)씨와 관계를 해명했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된 후 청와대로 들어오면서 사적인 심부름을 할 사람이 없었다”며 “대통령이 되기 전에 한 번도 최 원장이 저를 이용해 사적인 잇속을 챙긴다거나 이권에 개입하거나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사심 없이 저를 도와주는 사람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최씨의 미르재단 및 K스포츠 운영 개입과 관련해서는 자신은 알지 못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처음에 최 원장이 ‘재단 이사진으로 좋은 사람들을 소개할까요’라고 했을 때 거절하지 않은 것을 정말 많이 후회했다”며 “검찰 조사를 받으며 들으니까 최 원장이 재단 실무진의 면접도 보고 운영도 관여했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놀랐다”고 밝혔다.

다만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제 불찰이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해당 사건이 일어난 데에 사과했다.

박 전 대통령은 법원에서 자신의 제3자 뇌물죄를 인정한 것과 관련해서는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그는 “롯데나 SK가 저한테 어떤 청탁도 한 적이 없다”며 “대통령 면담이니 기업의 애로사항이나 현안에 대해 말을 했겠지만 저는 하나도 들어준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최 원장이 재단을 통해 사적 이익을 챙기려고 했었다면 그것을 알지 못한 제 책임이고 사람을 잘못 본 제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가정보원장들에게 특별활동비를 받은 것과 관련해서도 그것을 사적 용도로 쓴 적이 전혀 없다며 억울함을 드러냈다.

박 전 대통령은 “특활비를 제 사적 용도로 쓴 것은 전혀 없다”며 “취임 초 보좌진으로부터 국정원에서 청와대 운영과 관련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돈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고, 또 ‘역대 정부에서도 그런 지원을 해왔다’길래 그러면 ‘지원받아서 일하는 데 쓰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서도 “이유야 어찌 됐건 제 지시로 청와대에 지원한 것 때문에 세 분의 국정원장이 많은 고초를 겪은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라며 “법적 검토를 받지 않았던 것은 정말 후회스럽고 모든 것은 제 책임이지 세 분한테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가 ‘실패한 정부’라는 세간의 평가와 관련해서는 통합진보당 해산, 공무원 연금개혁, 개성공단 폐쇄, 사드 배치, 창조경제 혁신센터 등을 언급하며 반박했다.

그는 “제가 임기를 마치지 못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실패한 것’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제가 받아들인다”면서도 “그러나 ‘정책적으로 실패한 정부다’라고 한다면 도대체 어떤 정책이 잘못됐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운이 달린 문제라 어떤 것을 무릅쓰고라도 꼭 해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 불법 개입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선 자신이 직접적으로 특정 인물을 공천하거나 공천하지 말라고 리스트를 만들어 전달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총선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면 정말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며 "진박 감별사라는 얘기가 있어 (친박계에) 주의를 줬는데 그때 강하게 주의를 줬어야 한다는 후회는 있다"고 돌이켰다.

박 전 대통령은 특히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을 언급하며 “제가 명시적으로 유 의원 공천을 주지 말라고 한 적은 없다”며 “청와대 참모진이 제가 유 의원을 마땅치 않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기 때문에 결과론적으로 (공천 파동은) 제 책임”이라고 말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친박계 인사들의 출마설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선을 그었다.

박 전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내년 총선에 별 계획이 없고 ‘정치적으로 친박은 없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과거에 정치를 했던 분이 다시 정치를 시작하는 문제는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제가 언급할 일이 못 된다”면서도 “다만 정치를 다시 시작하면서 이것이 저의 명예 회복을 위한 것이고, 저와 연관된 것이란 얘기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탄핵에 찬성한 일부 친박계 의원을 겨냥해선 원망의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소위 ‘친박’이라는 의원 중에 탄핵에 찬성한 의원도 있었고 저의 오랜 수감 기간에 한 번도 안부를 물은 적이 없는 의원이 대부분”이라며 “동생(박지만 EG그룹 회장)의 친구인 의원도 원내대표였던 의원도 탄핵에 찬성했다는 얘기를 듣고서 사람의 신뢰와 인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윤석열 정부의 방향성과 국정운영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의 생각을 묻는 질문엔 말을 아꼈다.

박 전 대통령은 “지금 정부가 출범한 지 1년4개월 정도 됐는데, 정부의 방향·정책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좀 성급한 감이 있다”며 “더군다나 전직 대통령으로서 이런 문제에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우선은 좌파 정권이 연장되지 않고 보수 정권으로 교체됐다는 데 안도했다”며 윤석열 정부의 정권 교체와 관련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과 공천개입 등으로 징역 22년에 처해져 수감생활을 하다가 2021년 12월 특별사면됐다. 지난해 3월 대구 사저로 내려온 뒤 1년 이상 외부활동을 하지 않았으나 올해 4월 대구 동화사, 8월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며 공식행보를 시작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에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예방을 받았으며 25일엔 대구 달성군 현풍시장을 찾아 주민들과 만나는 등 최근 공식 행보를 늘려가고 있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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