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민주당 출신 필두로 인재 영입 시작, 김기현 외연 확장 본격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뒷줄 오른쪽)가 9월20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도전정신!’ 입당식에서 입당 대상자들이 입당원서에 서명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 김현준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고기철 전 제주경찰청장, 박영춘 전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 개그맨 김영민씨.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부에서 핵심 요직을 지낸 인사들을 영입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내년 총선을 대비해 외연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데 당 지지율 강화에 도움이 될지 주목된다.

김기현 대표는 20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민을 위한 도전정신!’ 입당식에서 “각계각층을 아우르는 인재들이 모여들고 있는 것은 우리 당이 집권당으로서의 면모를 더 갖춰나가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는 집권당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망하는 집안은 집안싸움에 날 새는 줄 모르고 흥하는 집안은 사람이 드나들기 마련인데 후자가 국민의힘 모습”이라며 “더욱 치열하고 낮은 자세로 우리 당의 면모를 일신하고 유능한 정당이 되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문재인 정부에서 국세청장을 지낸 김현준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과 서울경찰청 자치경찰차장을 지낸 고기철 전 제주경찰청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김현준 전 사장은 1968년 경기 화성 출신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 행정학 석사를 받았으며 인디애나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시립대학교 세무전문대학원에선 세무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제35회 행정고시에 합격에 공직에 입문해 국세청에서 핵심 보직을 거친 뒤 서울지방국세청장, 국세청장 등을 맡았다. 국세청장 퇴임 뒤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으로 임명됐다.

고기철 전 청장은 1962년 제주도 서귀포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경찰학과를 졸업했다. 제38기 경찰간부후보생 시험에 합격돼 경위로 임용돼 경찰 생활을 시작해 제주청 차장, 경찰청 자치경찰추진단장, 서울특별시경찰청 자치경찰차장, 제주특별자치도경찰청장으로 일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했던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도 지지자 1천여 명과 함께 국민의힘에 입당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재임 초기부터 당시 경기도지사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갈등을 빚다가 지난해 4월 민주당을 탈당한 바 있다.

조광한 전 시장은 1958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했다. 1990년대부터 민주당 선전국장을 맡는 등 민주당 생활을 오래 했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노무현 정부에선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홍보기획비서관, 부대변인으로 일했다. 

제21대 총선 더불어민주당 남양주을 지역구 경선 과정에서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낙선을 목적으로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불법모집 등을 진행해 지방공무원법 위반 혐의를 받았다. 법원에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으나 지난달 광복절 사면으로 복권돼 정치 활동이 가능해졌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정당 몫으로 21대 국회에 입성한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영입에도 성공했다. 조 의원은 21일 입당식을 진행한 뒤 합당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민주당 출신 필두로 인재 영입 시작, 김기현 외연 확장 본격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5월18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대표는 취임 후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관련 논란,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의 잇따른 발언 등으로 우클릭 논란이 터지자 지지층을 확대하기 위한 시도를 이어왔다.

김 대표는 애초 계획한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을 연기하고 4·19 기념식에 참여했다. 민주화 운동 관련 행사에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여하도록 해 국민의힘 ‘민주화 무시’ 의혹을 씻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에서 국회 소추위원 대리인단의 총괄팀장을 맡았던 황정근 변호사를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설화를 일으킨 최고위원을 중징계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보수정당의 험지로 꼽히는 호남지역을 향한 러브콜도 지속하고 있다. 

8월31일 전남 순천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요즘 저는 호남에서 살며 서울로 출퇴근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며 “그 진정성이 전남도민의 마음에 닿아 결과로 인정받을 수 있을 때까지 더욱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5월18일 광주 김대중컨벤션 센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5월 정신을 계승해 나가야 할 책임이 있다”며 “국민의힘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우리 당의 진심이 훼손되거나 퇴색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당의 역량을 높여 중도층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입당식에서 정부 정책 입안 과정과 기업 경영을 전부 경험해 ‘실물 경제 전문가’로 알려진 박영춘 전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을 영입했다. 

박 전 부사장은 1964년 강원도 춘천 출신으로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에서 행정대학원 정책학 석사, 미국 미주리주립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제31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들어온 뒤론 기획재정부, 청와대 등에서 금융정책부문을 맡았다. 2009년 SK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SK 재무담당과 사업전략담당,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을 지냈다.

김 대표는 외연 확장뿐 아니라 집토끼 단속도 빠트리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이번 인재영입에는 보수 유튜버로 유명한 개그맨 김영민씨도 포함됐다. 김씨는 1981년 전북 남원에서 태어난 KBS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2020년부터 문재인 정부를 비판해왔다. ‘내시십분’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9월20일 기준으로 구독자 43만 명을 확보하며 우파계열 정치 유튜버로 활동했다.

김 대표는 13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4·19 기념식 행사 참석을 위해 연기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도 예방했다. 

김 대표는 박 전 대통령과 만남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우리가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 보수가 대단합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힘을 모아야 하는 만큼 박 전 대통령이 가진 많은 경험이나 영향력을 함께 대동단결하도록 모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