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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옥스팜 대표 지경영 "기업들 유럽 인권실사 대응 장기 로드맵 필요"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3-09-15 15:3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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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옥스팜 대표 지경영 "기업들 유럽 인권실사 대응 장기 로드맵 필요"
▲ 지경영 옥스팜 대표는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인권실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근본적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옥스팜의 근본적 접근은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이다. 사진은 14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옥스팜 제1회 ESG 컨퍼런스'에서 지 대표가 환영사를 하고 있는 모습. <옥스팜>
[비즈니스포스트] “기업들이 유럽의 인권실사에 대응하려면 장기적 로드맵을 통한 근본적 접근이 중요하다. 옥스팜코리아는 우선 교육 프로그램이나 워크숍 등을 통해 인권경영에 대한 인식을 넓혀가겠다.”
 
지경영 옥스팜코리아 대표는 14일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인권 문제와 관련한 깊이 있는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제구호개발기구인 비정부기구(NGO) 옥스팜은 유럽에서 다국적 기업을 대상으로 인권실사 등 기업의 활동이 인권에 미치는 영향을 식별하고 공급망 전반에 걸쳐 바람직한 비즈니스 관행이 도입될 수 있도록 자문 서비스(OBAS)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옥스팜코리아는 아직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는 않다.  

인권실사(Human Rights Due Diligence)란 기업 활동이 인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식별, 방지, 완화하는 등의 대처 방안을 설명하는 일련의 절차를 의미한다.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에서는 이미 환경과 인권 관련 공급망 실사를 법제화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아직 확실하게 자리 잡은 기준이 없다.
 
6월 초에 ‘기업지속가능성실사지침(CSDDD)’이 유럽연합(EU) 의회에서 승인되면서 해당 국가에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의 대응 마련이 시급해진 상황이다.

기업지속가능성실사지침은 기업에 자체 운영뿐 아니라 공급망을 포함한 모든 가치사슬에서 환경 및 인권 관련 실사를 의무화한다. 이를 위반한 기업은 행정제재를 받거나 민사책임을 지는 내용도 포함한다.
 
옥스팜은 노동자 중심의 많은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하면서 잠재적 위험을 사전에 식별하고 평가한다. 이를 통해 위험경감 대응책을 수립하는 등 본질적인 해결 방안 마련에 중점을 두는 활동을 벌인다.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은 옥스팜이 인권실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지 대표는 “옥스팜은 인권경영 자문 서비스를 제공할 때 기업과 기업의 이해관계자, 노동자 및 지역관계자를 포함한 권리 주체자들과 신뢰 관계를 쌓고 소외된 목소리를 잘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 대표는 “실질적·잠재적 리스크를 식별하기 위해 다양한 그룹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인권실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옥스팜은 세계적 생활용품 기업인 영국의 유니레버와 20년 동안의 협업을 통해 '현장 중심의 접근'이 인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지 대표는 설명했다.

옥스팜과 협력한 유니레버는 2011년 기업의 노동정책이 실제 근무 현장에서 적절히 작동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베트남 현장 노동 문제를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 노동자뿐 아니라 정부 관계자, 지역사회 이해 관계자 등을 포함해 200여 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옥스팜의 이를 토대로 유니레버에 권고사항을 제시했다. 유니레버는 권고사항을 기반으로 인권 분야 개선사항을 마련해 추진했다. 이후 임금 상승, 정규직 비율 상승 등에서 개선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렇게 현장의 목소리부터 시작된 접근은 드러나지 않는 인권문제를 더 효과적으로 찾아낼 수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기업이 정보공개의 투명성, 인권경영을 내재화하고자 하는 철학 등을 지녀야 한다고 지 대표는 강조했다.

지 대표는 “무엇보다 빈곤과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기업은 전 세계 노동자와 소비자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인권경영을 내재화하고자 하는 문화가 자리 잡기를 지 대표는 기대하고 있었다.
 
이를 위해 옥스팜은 우선적으로 교육 프로그램이나 워크숍 등을 통해 인권경영에 대한 인식을 넓혀가는 데에 힘쓴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 대표는 “이런 인식이 확산하면 인권경영에 관한 가치를 미래지향적이고 장기적으로 바라보는 기업이 많아질 것”이라며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천과 인권경영 내재화를 위해 옥스팜도 글로벌 NGO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4일 옥스팜은 인권실사 제도가 강화하고 있는 흐름 속에서 한국 기업들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제1회 ESG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옥스팜은 80년 이상 ESG 실현을 위해 힘써왔으며 인권과 노동권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2015년부터 8년 연속 여론조사기관 글로브스캔과 서스테이너빌리티가 선정하는 지속가능성리더십 조사에서 국제개발 NGO부문 1위를 차지했다. 장상유 기자
 
[인터뷰] 옥스팜 대표 지경영 "기업들 유럽 인권실사 대응 장기 로드맵 필요"
▲ 14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옥스팜 제1회 ESG 컨퍼런스'에서 엘렌 뉴컴링 옥스팜 영국 사무소 파트너십 매니저가 협력기업인 유니레버를 소개하는 모습. <옥스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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