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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신사업 3총사' 성과 가시화, 박정원 사업외연 확대 발걸음 가벼워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3-08-30 15: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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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두산이 미래 성장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자회사들의 성과가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데 지주사 두산 아래에서 신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들의 성장으로 주력사업인 친환경에너지 기기 이외 분야로 사업외연을 확장하는 데도 힘을 받게 됐다. 
 
두산 '신사업 3총사' 성과 가시화,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76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정원</a> 사업외연 확대 발걸음 가벼워
▲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사진)이 신사업 자회사의 성과에 힘입어 사업구조 다변화에 힘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두산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두산로보틱스,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등 비상장 자회사들의 사업적 가치가 점차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로봇사업을 하는 자회사 두산로보틱스다. 

최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장 공시위원회는 두산로보틱스의 상장 예비심사를 승인했다. 두산로보틱스는 6월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뒤 약 두 달 반 만에 본격적으로 상장작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두산로보틱스는 23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피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를 시작했다. 금융투자(IB)업계에서는 두산로보틱스가 기업공개를 통해 2조 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미 상장돼 있는 로봇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시가총액이 2조7천억 원 수준인 만큼 두산로보틱스가 3조 원 가까운 몸값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두산로보틱스는 삼성전자가 투자한 레인보우로보틱스보다 매출이 3배 가량 많다.

두산로보틱스는 2018년 협동로봇 양산을 시작해 줄곧 국내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2021년 이후에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 점유율 4위를 유지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가 이번에 상장으로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게 되면 연구개발과 생산 역량을 강화하며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는 보도자료에서 “두산로보틱스는 제조, 푸드테크 등 다양한 협동로봇 솔루션에서 나아가 소프트웨어 플랫폼까지 개발하며 외형을 확대해왔다”며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더욱 고도화하고 다양한 산업에 협동로봇을 적용하는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자동화 솔루션 사업을 하는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도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은 최근 나이키코리아에 이천 고객서비스센터(CSC) 2차 증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앞서 2021년 이천 고객서비스센터 1차 증설 프로젝트도 수주했는데 이번에 재차 수주하며 역대 최대 수주금액 기록을 다시 썼다.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은 오스트리아에 본사를 둔 물류자동화 솔루션기업 크납과 협력관계를 구축하며 사업경쟁력을 강화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이번에 수주한 프로젝트에도 크납의 OSR셔틀이 적용된다. 

크납의 OSR셔틀은 종횡 두 방향으로 움직여 빠르고 효율적으로 상품을 보관하고 반출할 수 있고 물건을 집는 그리퍼가 자동으로 조절된다는 장점을 지닌다.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관계자는 “컨설팅부터 설계, 물류 자동화 시스템 통합까지 물류 자동화 전반에 대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유통·이커머스 고객뿐만 아니라 제조 분야 고객에게도 전문성과 신뢰도를 인정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사별 니즈에 최적화된 최첨단 물류 자동화 시스템 및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공급을 통해 지속적으로 수주 확대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국내 물류화 자동화 시장은 2027년까지 연평균 9%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은 가파른 시장 성장세에 발맞춰 여러 사업기회를 포착하며 이익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한 드론을 개발하는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은 아직까지는 눈에 띄는 영업 성과가 드러나고 있진 않지만 활발한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말 한국가스안전공사로부터 드론용 수소연료전지 제품 파워팩의 KGS인증을 획득했다. 제조 시설 및 기술, 검사 등 모든 과정에서 KGS 인증 기준을 통과하며 안전성을 인정 받은 것이다. 

이번에 인증받은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의 수소연료전지 파워팩은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드론용 수소연료전지로 △2시간 이상 장시간 비행 가능 △다양한 드론 제품에 맞춤 설계 △배터리와 하이브리드 시스템 구성 등을 장점으로 한다.

올해 초에는 국내 최대 드론 전시회 ‘드론쇼코리아’에서 수소연료전지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선보였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은 3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전기자동차팀과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한 오토바이를 공동개발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수소연료전지의 사업화 외연을 한 단계 넓히는 작업도 진행했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의 수소연료전지 적용 사업은 당장에 경제성을 갖추기는 쉽지 않을 수 있지만 그 잠재력은 매우 크다는 분석이 많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제주 함덕해수욕장에 '드론 안전요원' 띄운다
▲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의 수소드론 비행모습. < 두산 >

모빌리티의 범위가 기존 육상에서 공중으로 확대됐을 때 드론과 도심항공교통(UAM) 등에는 전기차에 쓰이는 2차전지보다 수소연료전지가 더 적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소연료전지는 무게당 에너지 밀도가 2차전지보다 훨씬 높은 만큼 에너지 효율이 더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공중 모빌리티는 충분한 비행시간이 확보돼야 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좋은 수소연료전지가 채용될 가능성도 작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맥락에서 대형 차량이나 트럭, 기차, 선박 등 규모가 큰 교통수단에도 수소연료전지가 2차전지보다 적합하다는 의견이 많다. 2차전지는 에너지 용량을 키우려면 양극과 음극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에너지 양과 비례해 크기와 무게가 늘어나는 구조인 반면 수소연료전지는 수소 연료를 저장하는 탱크 부분만 늘리면 되기 때문이다. 

두산그룹 내에 두산에너빌리티, 두산 퓨얼셀BG(비즈니스그룹), 두산퓨얼셀 등 수소사업을 진행하는 여러 계열사와 조직이 구성돼 있는 만큼 그룹의 수소사업 역량과 시너지를 낼 여지도 많다.

이런 자회사들의 성장으로 두산그룹 성장동력의 폭은 한결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원 회장은 그룹의 주축인 에너지사업 이외의 분야로도 사업영역을 넓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고민을 해왔던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두산그룹의 영업이익은 대부분 에너지사업 계열사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나오고 있다. 에너지사업 중심의 사업구조는 그룹의 역량을 한 곳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안전성 측면에서는 다소 취약할 수도 있다. 

특히 각국의 제도적 변화와 산업 흐름에 따라 에너지 산업의 흐름이 크게 뒤바뀌는 사례가 종종 있는 만큼 사업영역 다변화를 통한 사업구조 안정화는 그룹 차원에서도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다. 

과거 두산그룹은 친환경에너지로 전환되는 세계적 추세와 원전의 위험성 부각에 따른 탈원전 기조로 어려운 시기를 보낸 적이 있다. 이런 산업적 변화는 두산그룹이 경영난을 겪으며 채권단 관리체제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박정원 회장으로서는 경영난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성장사업으로 키우려 했던 동박 기업 두산솔루스(현 솔루스첨단소재), 캐시카우 역할을 한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 등 알짜 기업들을 매각해야 했던 아픈 기억도 있다. 

이미 놓쳐버린 사업기회들을 만회하는 차원에서도 성장동력이 될 사업을 발굴해 그룹의 또다른 주축으로 키우고 싶은 마음이 더 절실할 수밖에 없다. 

박 회장이 지난해 국내 반도체 테스트 분야 1위 기업인 테스나(현 두산테스나) 인수를 매듭지으며 기존 사업과는 다소 결이 다른 반도체 분야로 사업을 넓힌 것도 같은 맥락인 것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두산 전자BG를 통해 전기차배터리용 소재 패턴플랫케이블(PFC) 신사업을 추진하는 등 전기차배터리 분야로도 사업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두산로보틱스,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등 두산의 성장사업 자회사 3곳의 성과가 가시화하며 이들이 그룹의 효자 노릇을 하게 될 날도 가까워지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로보틱스,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등은 두산그룹 미래형 사업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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