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3-08-17 14:5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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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ASML 지분 매각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대형 인수합병(M&A)을 진행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2년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지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삼성전자가 2023년 상반기 ASML 지분을 매각하고 해외법인의 유보금을 국내로 들여오는 등 적극적으로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다만 최근 인텔, 엔비디아 등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이 추진하던 인수합병이 각국 정부 경쟁당국의 반대로 무산된 만큼 삼성전자의 대형 인수합병 추진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3년 상반기 6685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 2022년 상반기보다 영업이익이 95%나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형 인수합병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가용할 수 있는 현금 확보에 주력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보유하던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 ASML 지분 0.9%를 약 7년 만에 매각하며 3조 원에 가까운 현금을 확보했다. 게다가 중국 전기차기업 BYD 지분 0.1%와 국내 종합 장비회사 에스에프에이 지분 4.4%를 매각해 약 2천억 원의 현금을 만들었다.
게다가 해외 법인에서 쌓아두고 있던 유보금도 국내로 들여왔다.
삼성전자의 2023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 해외법인이 본사로 보낸 수익금은 21조8457억 원에 이른다. 이는 2022년 상반기 1378억 원과 비교해 158배나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가 이렇게 현금을 확보하는 것은 기존에 계획을 세워두웠던 반도체 설비투자와 함께 대형 인수합병을 위한 실탄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거스에서 “인수합병(M&A)를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잘 진행되고 있다”며 “조만간 좋은 소식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반도체 경기 악화에 따른 실적 악화,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 등 여러 복잡한 환경으로 인해 인수합병 추진에 적극적일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이재용 회장 체제가 아직 채 1년도 되지 않았던 만큼 대형 인수합병을 추진하기에 부담이 컸을 수도 있다.
이재용 회장은 2022년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돼 같은 해 10월27일 회장에 취임해 적극적인 글로벌 행보를 보여줬지만 인수합병과 같은 미래먹거리 확보 측면에서는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 글로벌 전장기업 하만 인수를 마지막으로 6년째 대형 인수합병 소식이 없다.
▲ 삼성전자의 대형 인수합병에 각국 정부당국을 반독점규제가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