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두희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수익다각화를 통해 한화투자증권의 상반기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다만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우려가 남아 있는 만큼 해당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동남아 시장 등 새로운 수익원 개척에 나서야 하는 과제를 풀어내야할 것으로 보인다.
▲ 한두희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수익 다각화에 성공해 2개 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36억 원, 순이익 89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다. 1분기에도 두 지표는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는데 2개 분기 연속 흑자전환 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올해 상반기 전체로 보면 영업이익 548억 원, 순이익은 370억 원으로 집계된다. 특히 순이익의 전년 대비 증가율이 78.7%로 업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사장은 지난해 적자로 돌아선 한화투자증권의 구원투수로 투입됐는데 이제는 구원투수 역할을 넘어 ‘에이스’로 거듭나는 모양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증시 상승으로 운용(트레이딩) 실적이 개선됐으며 주식거래량 증가로 리테일(소매금융) 실적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 사장이 올해 초부터 강조한 수익다각화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수익원을 고루 마련한 점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운용 부문에선 예상과 달리 글로벌 경기가 침체에 빠지지 않는 등 거시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하며 시중금리가 안정되자 수익이 증가했다. 리테일 부문에서도 국내주식 거래량이 증가하고 금리형 상품의 판매가 늘어나자 실적이 개선됐다.
다만 그동안 캐시카우로 여겨지던 IB(투자금융) 부문에서 실적은 올해 상반기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화투자증권은 34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운용부문에선 영업손실이 났으나 IB 부문에서 영업이익 854억 원을 거둬들였다. 그만큼 지난해까진 IB 부문이 한화투자증권의 안정적인 수익원이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는 IB 부문이 적자를 낸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PF 사업이 부진하자 우발채무 비중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1분기 말 한화투자증권의 우발채무 규모는 1조1382억 원으로 지난해 말 수준과 큰 차이가 없다. 여전히 자기자본의 70% 가깝다.
다른 중형 증권사들이 실적악화를 감내하면서까지 우발채무의 비중을 크게 낮춰왔으나 한화투자증권의 우발채무 비중은 아직 높은 수준이다.
물론 우발채무 가운데 부동산PF 관련 노출 규모는 5757억 원으로 높지 않지만 중·후순위 대출이 85%로 거의 대부분이어서 질적으로 위험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권사들은 부동산PF 부실을 우려해야하는 상황이다"며 "새마을금고가 자금회수를 위해 포지션을 청산하려 한다면 자본 대비 부동산 신용공여 비중이 높은 중소형사들은 또다시 급격한 유동성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한두희 대표이사 사장(왼쪽)은 새 수익원으로 인도네시아를 점찍었다. 사진은 한 사장이 6월27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칩타다나 캐피탈 캐서린 함발리 커미셔너와 인수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한화투자증권> |
따라서 한 사장은 앞으로 부동산PF 비중을 낮추는 가운데 또 다른 수익원을 발굴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은 "부동산PF 리스크 관리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다른 분야에서 기업금융부문을 강화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새 수익원 확보를 위해 인도네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2023년 6월27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칩타다나 증권 본사에서 칩타다나 증권 및 자산운용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칩타다나 자산운용은 인도네시아 재계 서열 6위인 리포그룹의 계열사다.
2023년 6월20일 기준 칩타다나 펀드상품의 1년 수익률은 벤치마크 펀드 3종의 평균 수익률이 5.45%에 이른다. 이 밖에 주식형 펀드 3종의 평균 수익률은 10.48%,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도 8.31%로 높은 수준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번 인수를 두고 ‘현지 시장 진출 및 신성장 동력 확보’를 목적으로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ADB(아시아개발은행)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률은 2023년 4.85%, 2024년 5.0%로 전망돼 증권업계의 미래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앞서 한화 그룹의 금융 계열사가 리포 그룹의 다른 계열사들과 이미 협력관계를 맺는 등 기반을 닦아 놓았다. 한화투자증권이 이를 활용해 인도네시아 시장을 새 수익원으로 가꾸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