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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은행 '주거래은행 탈락' 사태 반복 가능성, 고병일 대책마련 고심

차화영 기자 chy@businesspost.co.kr 2023-07-20 15: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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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은행 '주거래은행 탈락' 사태 반복 가능성, 고병일 대책마련 고심
▲ 고병일 광주은행장이 18일 열린 2023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발표하고 있다. <광주은행>
[비즈니스포스트] 고병일 광주은행장이 조선대학교 주거래은행 선정에서 탈락한 것과 관련해 같은 일이 또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은행은 광주·전남 지역에서 조선대 말고도 상당수 대학의 주거래은행을 맡고 있는데 이번 사례가 다른 대학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광주은행이 조선대 주거래은행 선정에서 탈락한 이유의 한 가지로 지역 사립대학의 재정난이 꼽힌다.

광주은행 노조 등은 조선대가 ‘지방 금융권에 대한 배려를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조선대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조선대 같은 지방 사립대는 국립대와 달리 정부 지원이 없는 가운데 10년 넘게 등록금이 동결되고 학생 수도 감소하면서 재정난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은행은 최근 신한은행에 밀려 50여 년 만에 조선대 주거래은행 지위를 상실했는데 평가 항목 가운데 후원금 성격의 정성평가에서 밀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선대가 주거래은행 선정에서 적용한 평가 항목과 배점 기준을 보면 신용도 및 재무구조 안정성(20점), 대학 구성원과 학부모 이용 편의성(10점), 업무 관리능력 및 카드 관리(16점) 등 정량 평가가 전체에서 46점을 차지하고 예금금리(20점), 협력사업(30점) 등 정성평가는 54점이다.

광주은행은 이번 입찰에서 정량 평가에서는 신한은행과 비슷했지만 정성평가에 들어가는 협력사업에서 점수가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협력사업비로 75억 원을, 광주은행은 63억 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대가 다른 지방 국립대나 지방자치단체 금고 지정 기준과 달리 정성평가에 다소 높은 비중을 뒀다는 논란도 일고 있지만 광주은행이 대등한 조건에서 신한은행에 밀린 것은 사실이지 않냐는 의견도 나온다.

광주은행이 조선대 주거래은행 선정에서 탈락한 것과 관련해 기관영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금융권에서 제기된다. 

광주은행이 수도권 영업에 공을 들이느라 지역 기관영업에 소홀한 측면이 있었고 이 점이 이번 조선대 주거래은행 탈락으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것이다. 

고 행장으로서는 주거래은행 계약을 맺고 있는 다른 지역대학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될 수도 있는 만큼 원인 분석에도 상당한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은행 '주거래은행 탈락' 사태 반복 가능성, 고병일 대책마련 고심
▲ 광주은행 사옥. <광주은행>

광주대, 호남대, 동신대 등 광주은행과 주거래은행 계약을 맺고 있는 사립대학이 조선대와 비슷한 평가 방식을 도입할 가능성이 아예 없지 않다. 

고 행장은 조선대 주거래은행 탈락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지만 사태의 심각성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광주은행은 18일 진행한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 이례적으로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을 초청했는데 지역 거점은행으로서의 상징성과 지역과 상생 의지 등을 강조하기 위한 움직임으로도 풀이된다.

광주은행은 당장은 조선대학교 주거래은행 선정에서 탈락한 충격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광주은행 노조가 회사 경영진에 법적 대응을 요구하는가 하면 19일에는 조선대 출신 광주은행 임직원 420여 명이 모교에 항의 내용 담긴 서명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차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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