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7월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신임 차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정부가 첫 개각을 단행했으나 예상과 달리 소폭이었다. 대신 대통령실 출신을 중심으로 한 실세 차관들을 대거 배치하는 방식으로 집권 2년차 국정 동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각종 현안을 주도하며 풀어나가기보다는 총선 채비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 원포인트 개각, 국정 동력 확보 가능할까
윤석열 정부 2년차를 맞아 외교 이벤트를 마무리하고 개각 가능성이 떠올랐으나 장관 가운데
권영세 통일부 장관만 교체하는 ‘원포인트’ 인사로 그쳤다.
하반기 각종 국정과제 추진 동력을 높여야 하는 상황에서 인사 부담이 커지는 것을 우려한 조처로 읽힌다. 국회에서 진행하는 인사청문회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윤 대통령은 아들의 학교폭력 무마 논란이 불거진 이동관 대외협력특보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하는 일도 미뤄뒀다. 한상혁 전 위원장 임기가 끝나고 KBS 수신료 징수 등 현안을 마무리 한 뒤 다소 어깨가 가벼운 상황에서 인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개각 움직임을 최대한 자제했으나
권영세 장관만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인 용산 민심을 방관할 수 없다는 절실함이 없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고려하면 하반기로 갈수록 정치인 출신 다른 장관들도 여의도를 향한 구심력이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순차 개각이 추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청문회 때부터 총선 출마를 부인하지 않던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 의지에 따르는 것이 정치인의 운명”이라며 출마를 시사했다. 최근 철도 개통행사에서 야당이 배제되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해당 지역구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개각 대신 차관을 대거 교체해 부담 없이 국정 장악력을 높이는 방안을 선택했다. 11개 부처 12명 차관을 교체했는데 대통령실 참모 다섯 명을 부처로 보냈다.
국토교통부는 유일하게 1,2차관이 모두 교체됐는데 두 자리 모두 대통령실 비서관 출신으로 채웠다. 부동산 정책과 건설노조 등 현안을 더욱 일체감 있게 챙기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전부터 윤 대통령은 “애매한 태도를 보이면 과감히 인사조치하겠다”며 공직사회를 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압박강도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윤 대통령은 6월 말 차관으로 이동하는 비서관을 격려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공직사회 이권 카르텔 해체를 언급했다. 국정철학 기조가 조직에 뿌리내리도록 신임 차관들을 중심으로 쇄신 시도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월29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승전 21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 불명확한 총선판, 물밑부터 움직인다
정치권은 내년 선거를 앞두고 각 당 안팎으로 세력화에 고심하는 모양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김기현 대표가 ‘검사공천’ 우려를 가라앉히기 위해 진땀을 흘리고 있는 가운데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이준석 전 대표를 만나 ‘보수대연합’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이를 두고 당내 반응은 엇갈린다. 안철수 의원은 선거 승리를 위해 보수와 중도연합을 복원해야 한다고 긍정적 태도를 보였으나 유승민 전 의원은 탄핵 이전 보수로 돌아가선 안 된다고 부정적 목소리를 냈다.
반대로 민주당은 계파간 파열 조짐이 뚜렷하다. 6월 말 미국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귀국하면서 친명계와 비명계의 갈등이 더욱 고조되는 모양새다. 이 전 대표는 5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났으나 아직
이재명 대표와는 만나지 않아 통합 노력에 의문 부호가 붙었다.
이낙연 전 대표와 친문계를 저격하는듯한 모습도 나타난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갈등을 빚던 상황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표가 자신의 사퇴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송영길 전 대표 역시 한 유튜브 방송에서 문 전 대통령이 추 전 장관을 해임했다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송 전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이 더 이상 침묵하지 말고 싸워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경환 전 부총리,
추미애 전 장관 등은 내년 총선 도전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향후 활동폭을 넓혀갈 가능성이 커 이들을 둘러싼 논란도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내 3당인 정의당은 재창당을 예고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내홍 조짐도 보인다.
이정미 대표는 6월 말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동·녹색 중심 정당으로 시민사회 및 제3정치세력들과 통합·연대를 모색한다고 밝혔다. 9월 말에서 10월 초 당대회에서 재창당 방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류호정·장혜영 의원 등은 당 해산 후 신당 창당을 주장하고 있고 최근 류 의원이 금태섭 전 의원 주관 포럼에 참석하는 등 독자 노선 움직임도 나타난다.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을 주도해 온 금태섭 전 의원은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최근 ‘새로운정당 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총선 30석을 목표로 세력화에 나섰다.
새로운당은 첫 영입인사로 편의점주이자 작가인 곽대중 대변인도 영입했다. 준비위원회 실무는 전 민주노총 대변인인 정호희 집행위원장이 맡는다.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신당의 깃발을 먼저 올렸다. 6월 말 창당 발기인 대회를 열고 신당 ‘한국의희망’ 창당을 선언했다. 8월 안에 창당을 완료하고 9월부터 정치학교를 열어 총선 출마 인재를 양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현역 의원 5명 이상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주장과는 달리 실제 발기인대회 참석 의원은 잠시 방문한 조정훈 의원 한 명에 그쳤다.
양향자 의원은 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금태섭 의원과 비전이 같다면 힘을 합칠 수 있다며 전향적 태도를 나타냈다. 향후 신당 구도가 어떻게 정리될지도 관심사로 떠오른다. 김디모데 정책&건설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