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권 복귀를 노리는 올드보이들이 2024년 총선에 출마를 준비한다느 관측이 많아지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박지원 전 국정원장,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황우여 전 교육부총리. |
[비즈니스포스트] 21대 국회를 나가있던 원로급 인사들이 내년 총선으로 정치권 복귀를 노리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총선을 앞두고 당의 쇄신 이미지를 구축하려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올드보이’들의 총선 출마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30일 정치권 안팎에 따르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 안상수 전 인천시장 등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최근 활동을 늘려가고 있어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정치권 귀환을 노리는 대표적 올드보이 인사는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다. 박 전 원장은 지난 5일 KBC 광주방송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저를 총선에 나가게끔 하고 있다"며 직접 출마의사를 밝혔다.
박 전 원장의 출마 예상 지역으로는 자신의 고향인 진도가 있는 전남 해남·완도·진도가 거론된다.
과거 박 전 원장의 지역구였던 전남 목포에 출마할거란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현역인 김원이 민주당 의원이 있어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박 전 원장은 20대 총선에서 민생당 소속으로 출마해 김원이 의원에게 패했다.
다만 민주당 안팎에서는 당의 쇄신이미지와 거리가 먼 박 전 원장을 출마시키려면 수도권 험지에 나가야 명분이 있다는 주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말 박 전 원장이 민주당에 복당했을 때 김남국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인지도도 굉장히 높으시기 때문에 오히려 험지에 나가서 민주당을 살리는 어떤 그런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다음 총선에 전북 전주병 지역구에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정 전 장관은 21대 총선 때 전주병 지역구에 민생당 후보로 출마해 현 김성주 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에게 패했다.
정 전 장관은 지난 대선 국면에서 민주세력 대통합이라는 기조 아래 민주당으로 복당했다. 정 전 장관이 출마를 결심하면 정 전 장관과 김성주 의원은 물론 황현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당내 경선에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은 광주 서구을 출마를 노리고 있다. 광주 서구을은 지난 총선에서 양향자 의원이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됐으나 현재 탈당해 무주공산인 상태다. 천 전 장관은 광주 서구을에 사무실까지 연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서는
최경환 전 부총리의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여겨진다. 최 전 부총리는 자신의 오랜 지역구였던 경상북도 경산에서 다시 지역구 활동을 재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부총리는 2018년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가 지난해 3월 문재인 정부 마지막 특사에 이름을 올려 사면‧복권됐다.
황우여 전 교육부총리도 자신의 옛 지역구인 인천 연수갑 지역구에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대표는 인천 연수구 지역구가 분구되기 전 그곳에서 4선을 지냈다.
황 전 부총리는 26일 국민의힘 북한인권위원회 상임고문으로 합류하는 등 여전히 당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강화군이 포함될 인천 서구 지역구의 총선 출마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안 전 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 경선에 출마할 정도로 정치재개에 의욕이 높다.
인천 서구는 현재 갑·을 선거구 2개에서 갑·을·병 3개로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안 전 시장은 인천 계양‧강화갑, 서구‧강화을, 중‧동‧강화‧옹진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다.
이들 외에 민주당 소속으로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
박병석 전 국회의장 등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회의장을 지낸 뒤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 관례를 깰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오랫동안 정치권에 몸담았다가 떠난 원로급 인사들이 총선에 다시 출마하는 일이 정치권 개혁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정계 복귀설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나이) 70살 넘어서 표 달라고 하는 것도 옳지 못하다”며 “뒤에서 후원하는 선을 넘어서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원로급 정치인의 총선 출마를 에둘러 비판했다.
올드보이들의 귀환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총선전략에 부담으로 작용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양당 모두 총선을 앞두고 젊고 참신한 인물을 영입함으로써 유권자들에게 당이 새로워진다는 이미지를 줘야 하는데 올드보이들을 공천하면 이러한 흐름에 역행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5일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본인들의 역할을 고민하고 계신 것 같지만 그게 꼭 선거일 필요는 없다”며 원로 정치인의 복귀를 달가워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