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3-06-19 16: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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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자기자본 확충으로 신사업 추진에 탄력을 얻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유상증자 결정으로 자기자본 규모 8조 원을 넘기면서 종합투자계좌(IMA), 부동산 담보 신탁 등 신규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게 됐다.
▲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자기자본 8조를 토대로 수익다각화에 적극 나설 것으 보인다.
정 사장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한국투자증권의 미래 성장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는데 이번 자본 확충을 계기로 이 같은 경영행보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4천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가 한국투자캐피탈로부터 지급되는 중간배당금(3800억 원) 등을 통해 대금을 29일까지 모두 납입하기로 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지주사인 한국금융지주가 자회사인 한국투자캐피탈과 한국투자증권의 자본을 재배분하는 형태로 한국투자캐피탈의 자기자본 규모가 3800억 원 가량 줄고,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4천억 원 늘어나게 된다.
이로써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두 번째로 자기자본 8조 원을 넘어서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의 1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 규모는 7조6100억 원이다. 이번 4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치면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8조100억 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자기자본을 큰 폭으로 늘려 온 결과다. 증권업 특성상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뛰어들 수 있는 사업 범위가 달라지는 만큼 한국투자증권은 꾸준한 자기자본 확충을 통해 증권사의 '체급'을 키우는 데 주력해왔다.
올해 1분기 한국투자증권 자기자본 규모는 7조6100억 원으로 지난해 연말(6조5528억 원)보다 1조 원 이상 늘었다. 지난해 말 한국금융지주와 자회사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 전량(27.18%)을 전량 매입한 뒤 유상증자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으로부터 배당금을 받으면서 크게 늘어났다.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 규모 8조 원을 넘기면서 종합투자계좌(IMA) 등 새로운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IMA는 원금이 보장되지만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해 금리가 은행보다 높은 금융투자상품을 의미한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자기자본 규모 8조 원 이상 사업자가 IMA 관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데, 발행한도에 제약이 없어 자금을 대거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밖에 부동산 담보신탁 업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증권사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발행어음 한도도 자기자본의 2배까지 늘어나 효과적인 자금조달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한도는 16조 원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사장은 이번 자본 확충을 계기로 신사업 진출과 이후 이어질 자금조달을 통해 수익 다각화 전략에 탄력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사장은 2019년 취임 이후 위탁중개 중심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해외 사업 등 사업구조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특히 증시 활황기가 지나고 주요국 긴축기조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시가 침체에 접어들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위한 사업다각화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정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2023년은 지속가능한 '안정적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미래 성장기반을 다지는 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장환경에 흔들리지 않도록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통해 수익원을 다각화하고, 해외 신수익원 등 신사업 발굴에 주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근 그는 지난해 9월 글로벌 IB 스티펄과의 합작사 설립 계약을 체결한 뒤 미국 인수금융 및 사모대출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7월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본격적인 도입을 앞두고 퇴직연금시장에도 힘을 주고 있다.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은 사업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함에 따라 2023년 3월 말 기준 조정순자본비율 지표가 165.4%로 2017년(250.8%)에 비해 크게 저하된 수준이다"며 "이번 유상증자 이후 연결기준 순자본비율이 174.5%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