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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전기요금 인상 어려워 재무개선 기대 난망, 천연가스 시세만 바라본다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3-06-1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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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국전력공사가 재정난 해소에 좀처럼 속도를 내기 어려워지는 모양새다.

올해 3분기 이후 전기요금이 동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동안 한전의 재정난 해소 속도가 국제 천연가스(LNG) 시세의 흐름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 전기요금 인상 어려워 재무개선 기대 난망, 천연가스 시세만 바라본다
▲ 한국전력공사의 재정난 해소가 험난해 보인다. 올해 3분기 이후 한동안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한전으로서는 천연가스 시세 하락에 따른 전력도매가격의 하락을 더욱 간절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8일 한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 3분기 전기요금은 21일께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기 전기요금은 사실상 동결이 유력해 보인다.

가장 큰 이유로는 정치적 부담이 꼽힌다.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매 분기마다 전기요금이 인상되면서 국민의 공과금 부담이 커졌다는 점은 총선을 앞둔 여당이 간과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게다가 올해 2분기 전기요금 결정이 분기의 절반이 지난 시점인 5월15일에서야 결정되면서 3분기 전기요금 결정 시점과 시간적 간격이 지나치게 짧아진 점도 정치권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전기요금이 오른지 얼마 안 되었는데 벌써, 또 오른다'는 수요자들의 반발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계절적 요인 역시 전기요금 인상에 부담을 키운다. 3분기는 1년 중 가장 전력 수요가 많은 여름철이라 전기요금 인상의 파급력이 다른 때보다 큰 시기다.

강경성 산업부 2차관은 1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하반기 전기요금 인상 계획을 놓고 “국민 부담을 고려하면 전기요금 인상이 쉽지 않다”며 “전기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속도 조절 역시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 차관의 발언을 놓고 사실상 올해 3, 4분기 동결을 시사한 것이고 내년 4월 총선을 고려하면 사실상 내년 1분기까지도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전으로서는 3분기 이후 한동안 전기요금이 동결되면 재정난 해소에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는 한전의 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설 유력한 분기로 꼽힌다. 올해 2분기까지 다섯 분기 연속으로 오른 전기요금에 더해 전력도매가격(SMP)의 하락 흐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요금은 2분기에 kWh당 8원이 인상됨에 따라 현재 kWh당 150원 대일 것으로 추정된다.

평균 전력도매가격은 하락 흐름을 이어가며 2분기에는 kWh당 평균 151.2원으로 떨어진 만큼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한전은 3분기 영업이익 흑자가 유력하다.

다만 한전의 재정난 해소는 영업이익 흑자 전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한전은 5월 기준으로 누적 77조 원에 이르는 한전채를 발행해 이자 비용이 하루에만 100억 원이 넘는 상황이다. 재정난 해소를 위해서는 그 이상의 전력판매 마진이 필요하다.

전력판매를 통한 마진폭이 늘어나려면 전력도매가격의 하락과 전기요금의 인상이 함께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전기요금이 한동안 동결되면 전력도매가격의 하락에 따른 효과만 기대할 수 있다. 그만큼 재정난 해소에 걸리는 시간이 늘어날 뿐 아니라 에너지 자원의 시세에 재정 상황의 의존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

국내 전력도매가격을 좌우하는 것은 국제 천연가스(LNG) 시세다. 천연가스 시세는 동북아지역 현물 기준으로 올해 6월 들어서는 MMBtu(25만 kcal 열량을 내는 가스의 양)당 9달러 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8월 MMBtu당 80달러에 육박했던 때와 비교하면 1년도 안 돼 8분의 1 이하로 하락한 셈이다.

천연가스 가격의 하락에 따라 전력도매가격 역시 올해 5월에는 150원 대로 떨어졌다. 전력도매가격은 지난해 8월 kWh당 198원 수준에서 지난해 12월 kWh당 268원 수준까지 올랐던 적이 있다. 

국제 유가의 흐름을 보면 한동안 천연가스 가격은 하락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천연가스 등 에너지자원 시세는 국제 유가의 흐름에 영향을 받고 최종적으로 전력도매가격은 보통 국제 유가에 6~7개월 후행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한전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하며 “올해 연초 이후 국제 유가의 약세가 이어졌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올해 하반기 전력도매가격은 현재 수준에서 추가 하락이 가능할 것이고 한전도 영업이익의 흑자 전환에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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