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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에 주주서한 KCGI 강성부, DB그룹 지주사 전환 압박 신호탄 쐈다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3-06-02 14: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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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행동주의 사모펀드운용사 KCGI가 DB하이텍에 보낸 주주서한을 공개하면서 DB그룹의 지주사 전환에 대한 압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 대표는 과거 경영권 분쟁을 겪은 한진칼, 오스템임플란트 등의 지분을 인수하며 자본시장에서 KCGI의 이름을 알리는 동시에 관련주 주가를 크게 끌어올린 경험이 있다.
 
DB하이텍에 주주서한 KCGI 강성부, DB그룹 지주사 전환 압박 신호탄 쐈다
▲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행동주의 사모펀드운용사 KCGI가 DB하이텍에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서한을 보냈다.

강 대표의 이번 DB그룹을 향한 주주행동에도 시장의 관심이 몰리는 이유다.

2일 오후 2시20분 기준 코스피시장에서 DB 주가는 전날보다 29.86%(522원) 급등한 2270원에 거래되고 있다.

DB 주가는 14.70%(257원) 상승한 2005원에 장을 시작해 오전 장에서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KCGI가 DB의 자회사 DB하이텍에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서한을 보낸 점이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CGI는 전날 장 마감 뒤 보도자료를 내고 DB하이텍에 보낸 주주서한을 공개했다.

KCGI는 “DB하이텍의 주주로서 회사의 지배구조(거버넌스) 이슈로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는 현실을 두고만 볼 수 없다”며 “주주서한 공개만이 DB하이텍의 지배구조 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판단해 주주서한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주주서한에는 △KCGI가 생각하는 좋은 지배구조의 모습 △DB하이텍의 저평가된 기업가치 △기업가치 저평가 원인 △기업가치 저평가 해소를 위한 제안 등이 담겼다.

KCGI는 현재 투자목적회사(SPC) 캐로피홀딩스를 통해 DB하이텍의 보통주 지분 7.05%를 보유하고 있다. 3월 말 지분 매입을 통해 DB를 포함한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국민연금공담에 이은 3대 주주로 단숨에 뛰어 올랐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주서한 공개에 따라 DB그룹이 지주사 전환 압박을 더욱 강하게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DB그룹은 KCGI의 바람대로 DB하이텍 주가가 오르면 지주사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총액이 5천억 원 이상이면서 자회사 주식가치가 총자산의 50%를 넘는 기업은 지주회사로 전환해야 한다.

2022년 말만해도 DB하이텍 주가가 낮아 지주사 전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으나 올해 들어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DB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 공정거래법에 따라 현재 12.42%인 DB하이텍 지분율을 30%까지 의무적으로 늘려야 한다.

DB그룹이 DB하이텍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야 하는 만큼 DB하이텍 주가가 오를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

KCGI는 이번 주주서한에서 지주사 전환을 직접적으로 요구하지 않았지만 올해 이뤄진 물적분할 등을 놓고 “물적분할 및 자사주 매입이 지주사 전환을 피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기를 바란다”며 간접적으로 지주사 전환을 압박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과 김남호 DB그룹 회장 부자 사이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나오고 있는데 KCGI의 이번 주주서한에는 김남호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듯한 내용도 담겼다.
 
DB하이텍에 주주서한 KCGI 강성부, DB그룹 지주사 전환 압박 신호탄 쐈다
▲ KCGI는 주주서한에서 김남호 DB그룹 회장의 책임경영을 요구했다. 사진은 김남호 회장.  

KCGI는 서한에서 “DB그룹은 2022년 김준기문화재단을 통해 DB하이텍 지분을 150억 원어치를 매수했는데 향후 경영권 분쟁에 대비해 지배주주를 지원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김준기 창업회장의 퇴사 및 김남호 회장의 책임경영 요구한다”고 말했다.

KCGI는 과거 지배구조 개선을 앞세워 한진칼과 오스템임플란트 등 경영권 기반이 취약한 기업의 지분을 매입해 경영 참여를 선언한 뒤 주가를 크게 끌어올린 경험이 있다.

KCGI는 이번에도 DB하이텍의 기업가치가 저평가 받고 있는 주요 원인을 지배주주의 사적이익 추구, 불투명한 경영 및 내부통제 미비, 무시되고 있는 주주권익 등 후진적 지배구조에서 찾았다.

강성부 대표는 증권사 연구원(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연세대 경제학과와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우증권, 동양종금증권을 거쳤다.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에서 채권분석팀장과 글로벌자산전략팀장을 지냈으며 2015년 LIG그룹의 사모펀드인 LK파트너스 대표로 취임했다.

강 대표는 증권사 연구원 시절 기업신용 분석을 주로 담당했는데 당시부터 한국증시의 저평가 원인이 기업지배구조에 있다고 보고 2018년 KCGI를 설립했다.

KCGI는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의 약자다. 주로 지배구조가 취약하거나 문제가 있는 회사의 지분을 사들여 경영에 참여하는 전략을 쓴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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