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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장 '객관적 선임'이라는데 관례 모양새, 조병규 실력으로 논란 넘을까

조윤호 기자 uknow@businesspost.co.kr 2023-05-29 14:3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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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장 '객관적 선임'이라는데 관례 모양새, 조병규 실력으로 논란 넘을까
▲ 객관적 선임 프로그램으로 우리은행장을 뽑겠다고 했지만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이 번갈아 은행장이 되는 관례를 따르는 모양새가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우리은행이 이번에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이 번갈아 은행장이 된다는 관례를 따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이번에는 관례를 깨고 '객관적 선임 프로그램'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관례를 따른 것과 동일한 결과를 내놨다.  
 
이에 조병규 우리은행 은행장 최종 후보자가 '실력'으로 이런 지적을 돌파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9일 우리금융지주에 따르면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조 행장 최종 후보자,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 강신국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이사 등이 최근 간담회를 열었다. 

임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은 이번 은행장 인선 과정에서 쇼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이들이다. 이를테면 우리금융지주의 차세대 리더인 셈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번 간담회가 3월24일부터 이어온 경영 승계프로그램에 따른 격려와 축하, 화합의 자리라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이 자리에서 “후보자들께서 업무를 병행하는 강행군 속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줘 감사하다”며 “서로 존중하며 공정하게 경쟁해 주신 덕분에 프로그램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 계신 4분 모두 저와 함께 우리금융의 미래를 만들어 갈 동반자다”며 “우리금융 역사의 새로운 이정표이자 유산이 될 수 있도록 협력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금융업계에서는 이들 후보군에서 조 행장 최종 후보자가 선택된 일을 두고 우리금융지주의 경영 승계프로그램이 결국 관례를 따른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1999년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합병해 한빛은행을 출범한 뒤 2002년부터 우리은행으로 이름을 바꿔 오늘날까지 이어오고 있다. 

이에 우리은행장 자리를 한일은행 출신과 상업은행 출신이 교대로 나눠가며 맡는 것이 관례처럼 내려오고 있다. 이에 이원덕 전 행장이 한일은행 출신이라는 점에서 다음 행장은 상업은행 출신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우리금융지주는 객관적 경영 승계프로그램을 거치기 때문에 관례대로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외부 전문가 심층 인터뷰, 평판 조회, 업무역량 평가, 심층면접 등 객관적 절차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외부 전문가 인터뷰 등을 통한 객관적 평가를 통해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은행장을 선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25일 2명으로 압축된 후보는 조 행장 최종 후보자와 이 부문장이었다. 모두 상업은행 출신이다. 그리고 하루 뒤인 26일 결국 조 행장 최종 후보자가 선임됐다. 이래저래 결국 기존 관례대로 된 셈이다.
 
우리은행장 '객관적 선임'이라는데 관례 모양새, 조병규 실력으로 논란 넘을까
▲ 조병규 우리은행 은행장 최종 후보자가 실력으로 출신 은행 안배라는 지적을 돌파할 지 주목된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월 은행권의 대표선임 과정을 직접 지목해 비판한 적이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월6일 “(국내) 은행의 지배구조 구축 현황, 이사회 운영, 경영진의 성과보수체계 적정성 등을 점검하겠다”며 “금융회사 경영진 1차 후보군 선정 기준이 어떤 것인지 단순히 외부 헤드헌터사에 의뢰한다는 것인지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당시 우리금융지주가 회장 선임 절차를 밟고 있었기 때문에 이 원장의 말이 우리금융지주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는 평이 많았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우리금융지주는 객관적 경영 승계프로그램을 마련해 공정성을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결과는 관례를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조 행장 최종 후보자는 이번 의구심을 실력으로 돌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와 힘을 모아 비은행 강화를 위한 증권사 인수 실탄 마련, 계열사 영업 시너지를 높일 디지털 플랫폼 강화 등에 나서야 한다. 

우리금융지주와 국내 금융지주사 3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하나금융지주의 하나은행도 추격해야 한다. 

우리은행은 올해 1분기 실적에서 하나은행보다 순이익이 1077억 원 뒤처졌다. 

지난해 우리은행은 1분기 순이익에서 하나은행보다 400억 원 앞섰지만 2022년 전체 순이익에서 2494억 원 격차의 역전을 당하기도 했다. 조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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