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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AP 엑시노스 공백에 타격 컸다, 전담팀 꾸려 부활 프로젝트 추진 중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3-05-16 15:4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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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AP 엑시노스 공백에 타격 컸다, 전담팀 꾸려 부활 프로젝트 추진 중
▲ 삼성전자가 자체 AP 엑시노스의 부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2023년 1분기 모바일 프로세서(AP) 구매에만 사상 최대 규모인 2조6402억 원을 사용하며 비용부담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갤럭시S23의 AP를 퀄컴에만 의존하면서 나타난 결과인데 삼성전자는 자체 AP 엑시노스2400(가칭)을 개발해 원자재 비용부담을 줄여 나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반도체 제조 뿐만 아니라 설계 부분에서도 경쟁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16일 삼성전자의 2023년 1분기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삼성전자 DX(세트)부문은 1분기 AP 구매에만 전체 원재료 구입구매의 14.9%인 2조6402억 원을 사용했다.

2022년 1분기 AP 구매비용 2조3682억 원과 비교해 2720억 원(11.4%) 증가한 것으로 DX부문이 지출한 원재료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기존(10.9%)보다 4%포인트 높아졌다.

삼성전자의 AP 구매비용이 1년 사이 급증한 원인은 물가상승에 따른 부분도 있지만 AP를 전적으로 외부에 의존했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AP 주요 매입처는 퀄컴과 미디어텍이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한 갤럭시S23의 AP를 퀄컴 스냅드래곤8 2세대로 통일했다.

그동안 한국과 유럽에서 판매되는 갤럭시S 시리즈에는 자체 AP인 ‘엑시노스’가 적용됐지만 갤럭시S23에서는 배제됐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2300(가칭) 개발을 진행했으나 성능에서 동급의 스냅드래곤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결국 출시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갤럭시S23이 흥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은 그 수혜를 예년처럼 누릴 수 없었다.

엑시노스를 개발하는 시스템LSI사업부의 매출이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엑시노스 시리즈의 제조를 맡고 있는 파운드리사업부의 수주량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게다가 고사양 AP를 퀄컴에만 의존하게 되면서 협상력을 잃은 DX사업부는 스냅드래곤8 2세대를 비싸게 사올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체할 수 있는 AP가 없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로서는 단가를 낮출 수 있는 카드가 없었던 셈이다.  

이는 엑시노스2300의 부재가 사실상 삼성전자 모든 사업부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 AP 엑시노스 공백에 타격 컸다, 전담팀 꾸려 부활 프로젝트 추진 중
▲ 갤럭시S24 가상 콘셉트 이미지 < HoiINDI 트위터 >
삼성전자는 결국 엑시노스 시리즈 부활을 위해 공격적인 인재영입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AMD와 ARM의 핵심 개발자들을 영입해 CPU 최적화 전담팀을 꾸린 것으로 파악된다. AMD에서 영입된 인물은 라흘 툴리 수석개발자로 AMD가 CPU에서 인텔을 따라잡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에는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샹’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연구책임자인 지아오 양과 GPU 스타트업인 비렌테크놀로지 공동설립자인 지아오 구오팡 등 중국의 반도체 설계인력을 영입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CPU와 GPU 핵심인재들을 연이어 영입한 것은 그동안 반도체 제조와 비교해 경쟁력이 부족했던 반도체 설계 부분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가 중국 GPU 인재들을 끌어모으고 있다”며 “이 영입들은 엑시노스2400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글로벌 AP 산업이 퀄컴과 미디어텍 소수의 사업자가 점유율을 더 높여가는 ‘승자독식’의 구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엑시노스가 얼마나 존재감을 보일 수 있을지 의문을 보이는 시각도 존재한다.

퀄컴, 미디어텍 경쟁사들은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것에 반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 생산을 모두 하고 있는 만큼 AP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과 자원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2019년 자체 AP 코어를 설계하던 ‘몽구스팀’을 해산하고 외부 설계인 ARM의 설계자산(IP)을 활용했던 것도 이와 같은 이유가 있었다.

중국 스마트폰업체인 오포는 최근 자체 AP 설계팀을 해체하며 항복선언을 했고 구글이 삼성전자와 손잡고 자체 설계한 AP ‘텐서’ 시리즈도 아직까지는 퀄컴 AP의 성능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해외 IT매체 샘모바일은 “2024년에 출시될 갤럭시S24에 엑시노스2400(가칭)가 복귀할 것이란 소식에 유럽, 아시아 소비자들은 실망할지도 모른다”면서도 “다만 삼성전자의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이 많이 개선된 점을 고려하면 엑시노스2400의 성능은 전작보다 훨씬 좋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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