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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경영공백에 흔들리는 디지코 사업 앞날, 실적 후퇴 우려 커져

김바램 기자 wish@businesspost.co.kr 2023-04-19 16: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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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KT의 최고경영자 공백이 장기화하면서 지금껏 성장을 이끌었던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 관련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디지코 사업은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업으로 여겨진다. 장기간 최고경영자 공백으로 디지코 사업의 방향성이 흐릿해지고 있어 KT의 실적이 후퇴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KT 경영공백에 흔들리는 디지코 사업 앞날, 실적 후퇴 우려 커져
▲ KT의 CEO 경영공백으로 디지코 사업의 성장성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KT는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 2023'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드는 디지털 전환(DX) 개척자 KT’라는 표제로 전시 부스를 개설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AI), 로봇, 네트워크 솔루션 디지털전환 서비스 등 디지코 사업에서 펼치는 첨단기술을 선보이며 잠재 고객을 향해 디지코 사업경쟁력을 선보였다.

전임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은 디지코 사업 전략을 앞세워 2022년 연결기준 매출 25조6500억 원을 올리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KT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6901억 원으로 구 사장 취임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50% 정도 늘었다. 

하지만 그런 성과에도 구 전 사장은 두 차례나 차기 대표 후보로 확정됐다가 여권의 압박에 연임을 포기했다. 그 뒤 공개경쟁 절차를 거쳐 차기 대표 후보자로 선임된 윤경림 사장도 정치권의 압박 분위기에 자진 사퇴했다. 

이렇듯 최고경영자 공백 상황이 길어지며 증권업계에서는 지금껏 KT 성장을 이끌어왔던 디지코 사업 동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KT의 명확한 투자 방향성과 사업방침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황성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내부 후보들의 연이은 낙마로 외부 인사의 등용이 유력한 상황을 감안하면 그간 성공적으로 이행됐던 디지코 정책의 연속성이 더 이상 보장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디지코 관련 사업은 고객사의 사업 운영 전반에 디지털전환을 핵심으로 하는데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장기적 투자와 협력이 필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경영 공백으로 디지코 전략의 연속성이 흔들리면 KT의 디지코 사업 관련 잠재고객사들이 계획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차기 최고경영자가 선임되더라도 KT가 명확한 경영계획을 수립하기까지 시간이 지체될 것으로 전망돼 KT의 디지코 사업 동력은 당분간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고경영자 선임 후에도 향후 3년의 전략을 수립하는데 최소 한 개 분기가 소요되고 11월부터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2024년 경영목표 수립을 시작하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올해는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부재 속에 KT가 시스템으로만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T는 4월17일 경영정상화를 목적으로 하는 조직 ‘뉴거버넌스 TF'를 꾸렸다. 뉴거버넌스 TF는 KT의 사외이사와 대표이사 선임절차를 마련할 것으로 파악된다.  

뉴거버넌스 TF에는 보수정부 출신 인사들이 다수 포함돼 KT가 정치적 압박에서 벗어나는데 초점을 뒀다는 시각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뉴거버넌스 TF에 참여한 주형환 세종대 석좌교수는 박근혜 정부 시절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또 선우석호 홍익대 명예교수와 김준기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조명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역시 현 정부와 가까운 인물로 분류된다.   

통신업계 일각에서는 다음 최고경영자를 뽑을 뉴거버넌스 TF의 인선을 두고 KT가 정치적 외풍에서 벗어나는데 신경을 쓰면서 디지코 투자는 뒤로 미뤄져 성장성이 둔화될 것으로 본다. 

새로 선임되는 최고경영자가 디지코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기보다는 정부정책에 코드를 맞추며 보수적 경영을 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KT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디지털전환 등 디지코 사업은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며 “경영 공백에 따른 고객사의 우려사항이 있다면 세심하게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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