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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이 살 길] 롯데케미칼 수소 사업 박차, 암모니아 경쟁력 '무기'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3-04-17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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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이 살 길] 롯데케미칼 수소 사업 박차, 암모니아 경쟁력 '무기'
▲ 수소는 탄소중립 및 친환경 에너지 시장 확대의 핵심 요소로 꼽히고 있다. 롯데케미칼도 수소사업을 미래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다. 사진은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이 2022년 5월19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수소사업을 포함한 롯데 케미칼의 미래 비전과 성장전략을 발표하는 모습. <롯데케미칼>
[비즈니스포스트]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에너지로 꼽히는 수소를 향한 각국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소경제가 도입기를 지나 본격적 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올해 1월 확정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도 처음으로 수소 발전량과 비중 전망이 반영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수소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코스타리카 산호세에서 개최된 ‘제38차 국제수소연료전지파트너십(IPHE)’에서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청정수소 생산 1kg(킬로그램)당 최대 3달러의 세액공제를 지원하는 등 직접적 지원을 본격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프랑스는 GW(기가와트)급 수전해, 연료전지, 수소탱크 제조시설에 21억 유로(약 3조400억 원) 규모의 지원금을 배정했고 독일은 국제 수소거래시장 'H2글로벌'의 활성화를 위해 40억 유로(5조7천억 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네덜란드는 그린수소 생산을 위해 대규모 재생에너지 단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 시장이 커질수록 암모니아를 향한 주목도도 높아지고 있다. 암모니아는 저장 및 운송 과정에서 낮은 효율성을 보이는 수소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 역시 수소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암모니아를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다.

이는 자회사 롯데정밀화학을 중심으로 지닌 암모니아 관련 역량이 바탕에 깔려 있다.

◆ 저장 밀도가 수소의 1.7배 '암모니아'로 동북아 1위 롯데정밀화학, 롯데케미칼의 무기 

수소는 저장이나 운송을 하는 데 효율성이 높지 않다.

수소를 발전원으로 사용하면 탄소가 발생하지 않고 물만 배출돼 친환경적이다. 다만 기체수소는 자체로는 가연성(타기 쉬운 성질)이 높고 폭발 위험이 크고 부피 역시 크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폭발 위험을 줄이고 부피도 기체수소보다 800분의 1에 그치는 액화수소 생산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액화수소처럼 안정성도 높이면서 동일 부피에 더 많은 양의 수소를 저장해 운송할 수 있는 ‘수소 캐리어(운송수단)’로서 암모니아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암모니아는 액화수소와 비교해도 수소 저장 밀도가 1.7배 더 높아 수소 저장 및 운송에 적합하다고 평가된다.

암모니아(NH3)는 질소 원자 1개와 수소 원자 3개가 결합된 화합물이다. 암모니아를 수소(H2)와 질소(N2)로 분해한 뒤 질소 및 미분해 암모니아를 제거하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롯데정밀화학은 동북아시아 1위 암모니아 유통기업으로서 롯데케미칼이 수소사업을 확장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탄소중립이 살 길] 롯데케미칼 수소 사업 박차, 암모니아 경쟁력 '무기'
▲ 롯데정밀화학은 동북아시아 1위 암모니아 유통기업으로서 '수소 캐리어'로 주목받는 암모니아사업 역량을 통해 롯데케미칼 수소사업의 큰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2022년 12월13일 울산항에서 열린 세계 최초 상업 생산 청정 암모니아 입항식. <롯데정밀화학>
롯데정밀화학은 연간 암모니아 유통량 90만 톤가량으로 동북아시아에서 29%, 국내에서 66%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또 국내 최대인 탱크 8기, 규모 9만3천 톤의 암모니아 저장시설을 보유하며 우수한 암모니아 저장 및 유통 인프라를 구축해둔 상태다.

롯데케미칼이 효율적 수소 운송수단인 암모니아를 통해 수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데 롯데정밀화학은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정밀화학이 구축하고 있는 네트워크를 통해 롯데케미칼은 암모니아 도입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또 이미 구축된 국내 암모니아 저장 및 운송 인프라를 활용해 추가 비용을 줄이고 사업 진행에 속도를 더할 수 있다.

롯데정밀화학도 '2021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중요한 방안으로 “저장 및 운송 등 기존 암모니아 사업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수소에너지 생태계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정밀화학은 암모니아 분해 기술개발, 청정 암모니아 도입 등으로 롯데케미칼의 청정 수소 생산과 연계 가능한 암모니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난해 8월부터 롯데케미칼과 함께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 광분해 기술의 공동 실증을 하고 있다. 이에 앞서 2021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암모니아 열분해 기술의 실증은 하루 2톤가량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난해 12월 블루 암모니아를 도입하면서 청정 암모니아 생태계도 선도하고 있다. 그동안 블루 및 그린 암모니아 등 청정 암모니아 공급 협약들은 많았지만 실제로 상업 생산된 청정 암모니아를 공급한 사례는 세계에서 최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정밀화학의 지분을 확대하면서 수소 사업을 위한 기반을 안정적으로 다지고 있다.

옛 '삼성정밀화학'이던 롯데케미칼은 2016년 4월1일을 기일로 삼성그룹에서 롯데그룹으로 편입됐다.

인수 뒤부터 2020년 말까지 롯데정밀화학 지분율 31.13%를 유지하던 롯데케미컬은 2021년 말 지분율을 32.22%로 소폭 높였다. 이후 꾸준히 롯데정밀화학 지분을 매입해 지분율을 43.50%까지 확대하며 2022년 9월부터 롯데정밀화학을 연결 자회사로 편입했다.

암모니아는 자체 연료원으로써도 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쓰임새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암모니아는 현재 기존 수요의 80% 이상이 비료 제조에 사용되고 있지만 석탄 발전의 혼소용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2027년 완료를 목표로 석탄 발전소 4기에 암모니아 20% 혼소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실증 성공 뒤 2030년까지 암모니아 혼소 석탄 발전소를 24기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암모니아 수요 확대로 2030년 예상 필요 암모니아량은 최소 1천만 톤으로 2021년 암모니아 유통량(150만 톤)의 6배 이상 확대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 2030년 120만 톤 수소 생산, "매출 5조 원 달성하겠다" 암모니아의 수소 변환 공법 개발에 박차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120만 톤의 수소를 생산하는 것을 중심으로 수소사업에서 2030년 매출 5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는 국내 수소 시장의 5분의 1 이상에 해당한다.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2030년 국내 수소 시장 규모는 580만 톤으로 예측된다.

롯데케미칼은 향후 암모니아를 수소로 변환하는 친환경 공법을 개발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과 함께 암모니아 광분해 기술, 열분해 기술을 활용해 미래 수소 산업 주도권 확보를 위한 기술선점을 노리고 있다.

암모니아 광분해 기술은 분해의 에너지원을 빛으로, 암모니아 열분해 기술은 분해의 에너지원을 열로 수소를 생산하는 것이다. 모두 연소 공정이 없어 온실가스 배출 없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롯데케미칼은 각각의 공법 특징에 따라 대규모 수소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수요처에는 암모니아 열분해 기술을 기반으로 청정 수소를 공급하고, 중소 규모의 수소가 쓰이는 곳에는 암모니아 광분해 기술을 적용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탄소중립이 살 길] 롯데케미칼 수소 사업 박차, 암모니아 경쟁력 '무기'
▲ 롯데케미칼은 2030년 연간 수소 120만 톤 생산, 매출 5조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은 롯데케미칼 수소사업 추진 로드맵.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은 2030년부터 생산한 수소 120만 톤 가운데 발전용으로 60만 톤을, 연료전지 및 수소가스 터빈용으로 45만 톤을, 수송용으로 15만 톤을 공급하겠다며 다양한 활용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다만 수소사업이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다른 기업들과 협력관계를 맺는 데에도 힘을 기울인다.

롯데케미칼은 2021년 7월 중장기 수소사업 전략인 ‘2030 수소 성장 로드맵’을 발표한 뒤 지금까지 25개가 넘는 기업과 15건의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도 한국을 넘어서 미국, 유럽,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말레이시아를 가리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말레이시아 사라왁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 포스코 등과 청정 수소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수소·암모니아 유통망 확대를 위해서는 일본 상사들과 인프라 네트워크를 확대한다. 또 한국전력 및 발전공기업들과는 수소·암모니아 발전 인프라 확대를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글로벌 청정에너지 보급과 탄소저감 성장을 위해 수소 에너지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국내외 최적의 공급망 구축을 위해 수소 운반체로 주목받는 암모니아 확보도 다각도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  
전 세계가 탄소장벽을 확대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을 빌미로 선진국들은 관세로, 공시로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다. 중국은 저탄소 기술과 넓은 대지를 기반으로 저탄소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뛰는 한국이 탄소중립에 머뭇거린다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포스트는 탄소중립 시대에 맞춰 기후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한국 기업들을 발굴해 그들의 도전과제와 핵심전략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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