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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LG전자 가는 로봇 길, 기술만큼 고객 '구광모 경영'이 나침반

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 2023-04-14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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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가전에서 휴대폰을 거쳐 이제 차량용 전장까지 아우르는 LG전자의 다음 먹거리는 무엇일까?

LG그룹을 이끄는 LG전자의 다음 먹거리가 되려면 그룹의 전자, 통신, 화학계열사에 모두 이익이 되는 사업이 돼야하기에 로봇 정도는 돼야 그 조건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다른 국내기업들과는 사뭇 다른 LG전자의 로봇 사업방식에 대해 알아본다.

테슬라,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그리고 일본의 로봇 기업들을 보면 최첨단 AI프로세서와 사람과 비슷한 이족보행능력,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섬세한 움직임을 구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이와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이상으로 현장에서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데 시간과 자원을 쓰고 있다는 점에 주목된다.

이를 담당한 것이 LG전자에서 B2B 솔루션사업을 하는 BS사업부다. 이곳은 기업의 사무실이나 호텔, 병원, 학교, 쇼핑몰, 기타 다중이용시설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독, 카탈로그 방식으로 공급하는 사업부다.

BS사업부는 LG전자 매출 전체의 10% 수준을 차지해 비중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미래 먹거리인 로봇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전(H&A·HE), 전장(VS)과 함께 LG전자를 떠받칠 기둥으로 떠오르고 있다.

BS사업부를 통해 LG전자는 로봇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고객들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LG전자는 2017년 CTO 산하에 로봇선행연구소를 설립해 같은해 안내로봇 클로이를 선보이면서 로봇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8년 로봇사업센터를 설립하고 2020년 두 조직을 모두 BS사업부로 이관해 B2B중심의 로봇 사업을 펴고 있다. 이후 서빙로봇, 방역로봇, 배달로봇 등 다양한 서비스로봇을 내놨으며 2022년에는 치킨을 튀길 수 있는 조리용 로봇까지 내놨다.

최근 들어 안내로봇 분야에서는 한국보다 로봇 기술이 몇 단계는 앞선 미국과 일본에서 고객을 확보하는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이런 LG전자의 방향성은 클라우드로봇의 등장으로 서비스로서의 로봇(RaaS) 비즈니스가 유력한 사업모델로 떠오르는 데 따른 것일 수 있다.

스스로 생각하고 사람을 대신하는 이른바 안드로이드 하인은 시기상조이기 때문에 특정 분야에 특화된 서비스로봇들이 이른바 RaaS(서비스로서 로봇) 시장을 이끌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구글 아마존과 같은 IT 공룡들이 RaaS 전용 플랫폼을 만들면 다른 기업들은 플랫폼과 기업고객을 연결하는 로봇서비스 제공자(RSP), 그리고 직접 로봇을 만드는 공급사 역할을 맡게 된다.

공급사 역할을 맡은 제조기업은 고객의 요구에 맞는 맞춤형 로봇을 공급하는 것이 관건이며 이 역할에 LG전자는 BS사업부를 이 역활에 최적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고객에서 출발하는 로봇전략은 LG전자의 휴대폰사업 실패에서 도출됐을 수 있다.

LG전자는 과거 프리미엄 스마트폰 제조에 필요한 거의 모든 기술과 부품을 가졌음에도 고객을 몰라서 성공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LG그룹 전자계열사들은 미국의 휴대폰 제조기업 애플에 이미지센서와 적층세라믹콘덴서, 디스플레이, 배터리셀 등 거의 모든 핵심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지금 모든 사업을 고객의 눈높이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은 LG전자와 그룹 전체를 관통하는 비전이 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18년 취임한 직후부터 고객경험을 강조했으며 2019년 신년사에서도 모든 일을 고객의 페인포인트(고층)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객을 향한 LG전자의 자세는 더 진지해지고 있는데 2022년 10월 본사 직속으로 CX(고객경험)센터를 신설하고 그동안 디자인센터 산하조직이었던 LSR(소비자)연구소도 CX센터로 이관하면서 고객 연구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2023년 조주완 LG전자 사장도 신년사를 통해 시장과 고객에게 가치를 인정받는 ‘미래 지향적 사업구조’로 변화해가자고 말했다.

로봇이 LG전자와 그룹 계열사들을 먹여 살릴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을까? 기술만큼이나 고객의 목소리에 집중하려는 LG전자의 선택이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조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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