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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1년 임기 '유명무실', 매년 자체평가로 재선임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3-03-07 17: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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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1년 임기 '유명무실', 매년 자체평가로 재선임
▲ 신한, KB,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3월 주총에서 임기 만료를 앞둔 사외이사 28명 가운데 7명을 새로 선임할 준비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신한, KB,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큰 폭의 사외이사 교체를 예고했지만 대부분 최대 재임기간 제한에 걸린 불가피한 교체로 파악된다.

현재 4대 금융지주 모두 사외이사의 재선임 임기를 1년으로 두고 있지만 이사회 내부 평가를 통해 중임을 결정하면서 1년 임기에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3월 말 열리는 주총에서 2023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사외이사 28명 가운데 7명을 새로 선임한다.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 4명 가운데 1명을 바꾸며 사외이사진에 큰 변화를 꾀하는 셈인데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선제적 교체를 통해 쇄신’과는 결이 조금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교체 인사 대부분이 자체 규제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4대 금융지주는 정관과 내부규범 등을 통해 사외이사의 최대 재임기간을 6년(KB금융은 5년)으로 제한해놓고 있다.

KB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 6명 가운데 3명을 바꾸는데 교체 대상 3명 모두 최대 재임기간 5년을 꽉 채운 이들이다. 아직 최대 재임기간을 채우지 않은 3명은 그대로 재선임된다.

신한금융은 재선임이 필요한 사외이사 10명 가운데 8명을 그대로 중임하기로 했다. 남은 2자리는 채우지 않고 전체 사외이사 수를 줄이기로 했는데 이 중 1자리가 최대 재임기간 6년을 채우면서 빈자리가 됐다.

하나금융은 상대적으로 다수의 사외이사를 선제적으로 교체하는 선택을 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나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 8명 가운데 6명을 그대로 재선임하고 2명을 바꾸기로 했는데 2명 모두 아직 최대 임기 6년을 채우지 않았다.

우리금융은 과점주주가 사외이사 인사에 영향을 미치는 특수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이번 주총에서도 이런 특성이 그대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3월 주총에서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 4명 중 2명을 바꾸는데 2자리 모두 기존 과점주주 몫으로 재추천이 이뤄진다. 남은 2명 중 1명은 그대로 유임되고 1명은 과점주주의 지분 매각으로 자리가 사라진다.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들 대다수가 최대 재임기간 제한에 걸리기 전까지 최대한 연임을 하는 셈인데 그나마 올해는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압박 등으로 교체 폭이 컸던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3월 주총에서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가운데 임기가 끝났지만 최대 재임기간에 걸리지 않은 27명 가운데 교체된 인사는 3명에 그친다.

과점주주 특성이 반영되는 우리금융이 2명을 바꿨고 신한금융이 1명을 교체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임기를 마친 사외이사 6명과 7명을 모두 재선임했다.

4대 금융지주는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할 때 보통 2년 임기를 주고 이후 1년 단위로 임기를 부여해 재선임을 한다.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한 번 사외이사진에 합류한 뒤 최대 재임기간인 5~6년을 꽉 채워 일하는 셈인데 이는 금융지주 사외이사의 문제점으로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거수기 역할’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장기간 사외이사로 일하면서 경영진 및 사외이사 사이 유대감이 깊어지면 이사회에서 특정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하는 데 부담은 그만큼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사외이사가 서로를 추천하고 평가해 재선임을 결정하는 현재 제도가 금융지주 사외이사 장기집권의 원인으로 꼽힌다.

4대 금융지주 모두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사외이사및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등 이름은 다르지만 이사회 내 소위원회의 자체 평가를 거쳐 사외이사의 재선임을 결정한다.

각 금융지주 모두 매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통해 ‘사외이사 후보자 자격요건 검토보고서’를 공개하는 등 평가의 객관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자체 평가로 이뤄지는 만큼 언제든 요식행위라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몇몇 금융지주는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외부 평가를 받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정보유출 우려 등 현실적 제약을 이유로 자체 평가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과거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외부평가 실시 여부를 검토한 적이 있지만 정보유출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재선임이 가능한 인사는 최대한 관련 위원회에서 배제하고 부득이하게 포함된다면 본인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안건의 의결권을 배제하는 등 사외이사 재선임의 독립성과 객관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해서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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