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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장사' 비판 수위 높이는 금융당국, 고민 깊어지는 대형증권사

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 2023-02-28 1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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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금융당국이 증권사의 ‘이자장사’에 대해 들여다보겠다며 압박에 나서자 증권사들이 눈치를 보며 앞 다퉈 신용융자 이자율을 낮추고 있다.

올해 증권업계가 증시 불황에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수익구조에도 제동이 걸리면서 증권사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자장사' 비판 수위 높이는 금융당국, 고민 깊어지는 대형증권사
▲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눈치를 보며 앞 다퉈 신용융자 이자율을 낮추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 위주로 신용융자 이자율을 내리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은행에 이어 증권사 이자율을 점검하겠다고 나서자 증권사들이 대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3월부터 유관기관과 태스크포스(TF)를 마련해 증권사 이자와 수수료율 부과 지급 관행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증권사가 예탁금 수익 대부분을 증권사가 갖고 극히 일부만 고객에게 돌려주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며 증권사들의 이자장사에 대해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금감원이 증권사의 이자수익을 문제 삼은 것은 그 동안 이자, 수수료율 산정의 적정성과 관련해 국회와 언론 등을 통해 문제가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주식시장 침체와 금융시장 불안으로 증권사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실적이 반토막 났지만 이자수익은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증시 불황에 따라 지난해 신용공여 잔고(평균39조4천억 원)는 2021년(평균 42조 원) 대비 줄었다. 하지만 금리와 함께 이자율이 상승하면서 신용공여 이자수익은 소폭 올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누적 3분기 기준 신용공여 이자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2% 늘었다.

이에 신용공여 이자가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주요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이자수익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40%를 웃돌았다. 

증권업계 불황으로 증권사들이 휘청이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추가로 수익구조에 대한 압박에 나서면서 증권사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용공여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더욱 부담이 클 수 있다.

신용공여란 증권사가 투자자의 주식거래를 위해 돈을 빌려주는 것을 의미한다. 자금을 대여해주는 신용거래융자, 증권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 예탁증권 담보대출, 다른 고객의 매도주식을 빌려주는 신용거래 대주 등으로 이뤄져있다. 

신용공여는 국내 증권업계 위탁매매분야의 핵심 수익원 중 하나다. 국내 증권사들은 주식거래 수수료를 인하하면서 수수료를 무료에 가깝게 낮추는 대신 신용공여를 통해 수익을 창출해왔다. 
 
'이자장사' 비판 수위 높이는 금융당국, 고민 깊어지는 대형증권사
▲ 2022년 누적 3분기 신용공여 이자수익 현황
지난해 신용공여 이자수익 추이를 살펴보면 자기자본이 4조 원 이상인 초대형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증권) 4곳이 이자수익 기준 상위 5위 안에든 점이 눈에 띈다. 

국내 증권사들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빌려줄 수 있는 신용공여한도가 제한돼 있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 규모가 커 신용공여 한도가 높은 대형증권사들이 큰 이자수익을 올렸다. 

주요 10개 증권사 가운데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신용공여 이자수익은 미래에셋증권이 3078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영업이익에서 신용공여 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58.8%에 이른다. 

그 다음으로 역시 초대형 증권사인 삼성증권이 2629억 원을 내며 2위를 차지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0% 증가한 수준이다. 

그 외로는 유통에 강한 키움증권이 신용공여 이자수익으로 2431억 원을 내며 3위를 기록했다. 키움증권의 신용공여 이자수익은 전년 대비 16.1% 크게 늘기도 했다. 

키움증권은 개인투자자 이용비율이 가장 높은 증권사로 이용자 수에 힘입어 신용공여 시장에서 강점을 보여왔던 것으로 파악된다. 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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