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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마이크로올레드 성장동력 될까, 수요 불확실해 투자 고심

조장우 기자 jjw@businesspost.co.kr 2023-02-13 13:5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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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마이크로올레드 성장동력 될까, 수요 불확실해 투자 고심
▲ LG디스플레이가 확장현실기기 시장 개화 속도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투자를 놓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LG디스플레이 뉴스룸 >
[비즈니스포스트] LG디스플레이가 확장현실기기와 관련한 마이크로올레드(MicroOLED) 사업에 대해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의 새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마이크로올레드의 수요처인 확장현실기기 시장 규모를 놓고 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어서다. 실적이 부진한 LG디스플레이로서는 마이크로올레드 투자 확대 시점을 놓고 머리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13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주요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최근 2025년 확장현실기기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 1억1천만 대에서 50% 가량 줄인 5천만 대 가량으로 낮춰 잡았다. 

2022년 3천만대에서 2025년에 4배 가까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가 2배에 채 못미치는 성장세를 나타내는 쪽으로 전망을 수정한 것이다.

이는 확장현실기기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점친 또다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DSCC)의 전망과 대조된다.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은 확장현실기기 시장이 2022년 10억 달러 수준에서 2025년에는 52억 달러 규모로 5배가량 성장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2023에서 나온 반응을 보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전망에 좀 더 힘이 실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애초 확장현실기기의 축제무대로 예상됐던 올해 CES2023에서는 기존 예상보다 확장현실기기 혁신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는 평가가 우세했기 때문이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IT 영역에서 이른바 ‘와우(wow) 디바이스’는 없었고 기대를 모았던 확장현실 분야에서도 이번 CES2023의 주인공이라고 할 만한 제품이나 화두가 제시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 확장현실기기에 들어갈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마이크로올레드에 힘을 쏟아왔는데 확장현실기기 시장 성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투자확대 시점을 놓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확장현실기기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가 오로지 마이크로올레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도 투자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마이크로올레드는 작은 픽셀(화소)을 촘촘하게 만들어 기존 LCD와 달리 가까이 눈을 댔을 때도 어지러움을 줄여주는 디스플레이다.

다만 경쟁 제품으로서 미니LED가 떠오르고 있는 점은 부담으로 꼽힌다. 미니LED는 LCD패널과 기본 구조가 같지만 훨씬 많은 백라이트 LED를 사용해 명암비와 화질, 밝기 등을 개선할 수 있는 기술로서 일본과 중화권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미니LED는 마이크로올레드와 비교해 성능은 다소 뒤쳐지지만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확장현실기기 시장에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메타가 자사의 확장현실기기 ‘퀘스트 프로’에 미니LED를 적용한 것도 원가경쟁력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실적 공개 자리에서 올해를 '비용절감의 해'로 꼽고 생산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내놓은 바 있어 미니LED 채용은 더욱 늘어날 공산이 커 보인다.

LG디스플레이로서는 확장현실기기 시장의 큰 손인 메타가 성능보다 비용절감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마이크로올레드 투자를 늘리는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LG디스플레이는 SK하이닉스 및 LX세미콘과 협력해 확장현실기기용 마이크로올레드 고도화에 힘을 쏟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LG디스플레이와 마이크로올레드 분야에서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올레드는 화소가 워낙 작기 때문에 일반 디스플레이에 사용하는 유리기판 대신 반도체 재료인 실리콘 웨이퍼를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 디스플레이와 차이를 보인다.

LG디스플레이가 SK하이닉스와 손을 잡은 것도 이처럼 마이크로올레드 제작과정이 반도체와 유사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마이크로올레드에서는 소니가 근소하게 앞서가고 있지만 아직 두각을 나타내는 상황은 아니어서 확장현실기기 시장이 개화하면 LG디스플레이가 충분히 마이크로올레드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중국 BOE 역시 마이크로올레드(올레도스)를 소량 생산하고는 있지만 확장현실기기에 들어갈 정도의 기술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준영 LG디스플레이 상무는 지난해 11월 8천 니트의 고휘도 마이크로올레드를 개발했다고 밝히면서 “복수의 고객사로부터 마이크로올레드에 대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세트업체들의 확장현실기기 제품 양산시점에 따라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디스플레이업계에선 궁극적으로 확장현실기기에서 마이크로올레드의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LG디스플레이가 투자시점을 언제로 잡느냐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바라본다.

LG디스플레이는 앞서 TV용 대형 올레드 시장에서 시장 선점을 위해 빠르게 진입하고 기술적 장벽을 쌓는데 성공했지만 수요가 받쳐주지 못해 지난해 영업이익에서 큰 손실을 봤다.

현재 재무체력에 대한 우려가 높아져 신용등급 전망도 하락한 바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1월 수시평가를 통해 LG디스플레이의 회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꾼 바 있다. 

신용등급 전망은 장기 신용등급에 부여되는 신용평가회사의 의견을 기호로 표시한 것으로 ‘부정적’이라는 말의 의미는 앞으로 등급 자체의 하향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LG디스플레이가 마이크로올레드 시장에도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입지를 높일 가능성이 높지만 수요가 받쳐주지 않을 경우 곤란을 겪을 공산이 크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주호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IT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제품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면서도 “문제는 산업내 경쟁심화로 수익성이 하락해 투자소요 대비 현금창출력이 저하된다면 신용등급을 낮춰잡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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