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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전기차가 애플카 넘을까, 플레이스테이션 이을 플랫폼으로 키운다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3-01-25 11:3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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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전기차가 애플카 넘을까, 플레이스테이션 이을 플랫폼으로 키운다
▲ 일본 소니와 혼다가 합작법인을 통해 개발하고 생산하는 차세대 전기차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소니와 혼다가 공동개발한 전기차 '아필라' 시제품.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소니가 혼다와 합작법인을 통해 개발하고 생산하는 전기차의 핵심 경쟁력을 콘텐츠 및 소프트웨어에 두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자동차가 거실과 같은 주된 콘텐츠 이용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기술과 사업 전략 측면에서 변화를 추진해 애플에 앞서 자체 자율주행 전기차(애플카) 상용화를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25일 미국 IT전문지 더버지에 따르면 차세대 자동차시장에서 애플이 아닌 소니가 더욱 주목을 받기 시작하며 차량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더버지는 “소니와 혼다는 애플카가 안고 있던 여러 의문점을 이미 해결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동차산업이 미래에 발전해 나갈 방향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소니는 혼다와 설립한 합작법인을 통해 자체 브랜드 전기차 ‘아필라’를 2026년부터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차량 시제품은 1월 초 열린 미국 IT전시회 CES2023에서 공개됐다.

전기차 플랫폼 개발과 생산은 혼다에서 대부분 책임지며 소니는 자율주행 등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적용될 서비스와 콘텐츠 개발을 주로 맡게 된다.

소니와 혼다가 아필라 전기차를 처음 출시하는 시기는 애플이 애플카 출시를 목표로 두고 있는 시점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그러나 애플은 아직 애플카 사업 계획을 정식으로 발표하지 않았고 전기차에 적용되는 기술과 브랜드, 전략과 생산 방식도 아직 공개하지 않아 상용화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다.

애플카는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해 운전자와 탑승자가 차량 내부에서 동영상과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 차량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소니와 혼다가 이와 비슷한 형태의 전기차 개발 계획을 정식으로 발표하고 시제품도 선보이면서 적어도 현재 시점에서는 잠재적 경쟁사인 애플을 앞서 나가고 있는 셈이다.

더버지는 “애플카는 이미 10년 가까이 업계에서 거론되어 온 가장 큰 미스터리로 남아있다”며 애플카에 쏠리고 있던 시장의 기대가 소니의 전기차로 넘어가게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소니 내부 임원은 더버지를 통해 “우리는 시장 진출 가능성을 시험해보려는 것이 아니라 장기 전략을 두고 있다”며 전기차사업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아필라 전기차에 적용될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 기능은 해당 분야에서 강점을 갖춘 소니의 역량을 전면적으로 활용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소니는 전 세계 영화와 음악 배급, 게임 분야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추고 있는 기업이다. 해당 전기차에서 소니의 콘텐츠 서비스와 게임을 이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꼽히고 있다.

더구나 자율주행 기술 구현에 핵심인 카메라와 센서 등 여러 부품 분야에서도 소니는 애플 등 주요 고객사에 공급 실적을 쌓으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이다.
 
소니 전기차가 애플카 넘을까, 플레이스테이션 이을 플랫폼으로 키운다
▲ 애플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에 적용되는 기술 관련 이미지.

이런 장점이 혼다의 자동차 생산 능력과 마케팅 노하우에 결합한다면 미국과 같은 주요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버지는 혼다가 미국 내 생산공장에서 아필라를 생산해 미국 정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보조금도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소니 임원은 더버지를 통해 “자동차는 앞으로 거실과 같은 주요 콘텐츠 이용 공간으로 변화할 것”이라며 “소니가 개척해 나갈 새로운 사업 분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음악 재생기기 ‘워크맨’과 게임 콘솔 ‘플레이스테이션’ 등 플랫폼으로 소니가 거둔 성공을 자동차시장에서 재현하게 될 것이라는 언급도 이어졌다.

소니는 아필라 전기차가 이처럼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에 중점을 두고 있는 제품인 만큼 꾸준한 사후 지원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 최소 10년에 걸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제공하고 차량을 장기 리스 형태로 판매하며 기존의 자동차사업 구조와 차별화된 사업 모델을 구축한다는 목표도 제시됐다.

블룸버그 등 외국언론에 따르면 애플도 애플카를 택시와 유사한 공유 차량 형태로 운영하는 등 다양한 사업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이 이동 수단을 넘어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를 이용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면 제조사들도 이를 통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차량 판매 이외에 추가 수익 기반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니가 애플보다 먼저 새로운 형태의 자동차 사업모델 확보에 성공하면서 자동차업계의 혁신을 주도한다면 애플카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

더버지는 “소니의 전기차가 애플카에 맞서기 위해 출시된 제품인지는 분명하지 않다”면서도 “소니가 주도하는 새로운 방식은 미래 자동차산업에서 피할 수 없는 변화에 해당한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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