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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정부 한국에 중국 견제 동참 압박,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불안 커져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3-01-10 09:5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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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정부 한국에 중국 견제 동참 압박,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불안 커져
▲ 미국 정부가 한국에 중국 반도체산업 견제를 더 강하게 압박하며 한국 반도체기업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메모리반도체 생산공장.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정부가 중국 반도체산업 견제를 위해 일본과 네덜란드 등 주요 국가와 협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도 중요해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 반도체를 수출하거나 현지 공장에 투자를 벌이기 더 어려워지는 등 더 강한 압박 아래에 놓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중국을 대상으로 한 반도체 규제에 한국도 동참해야 할 것이라는 태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는 인터뷰에서 “(중국) 반도체 규제를 향해 많은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는 일본뿐 아니라 네덜란드, 당연히 한국도 거쳐야 하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일본뿐 아니라 네덜란드 및 한국 정부와도 중국 반도체 공급망을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매뉴얼 대사는 해당 국가에서 모두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여야만 한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의 발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을 불과 며칠 앞두고 나왔다. 이번 회담에서 중국 반도체 견제와 관련한 내용이 중점적으로 거론될 공산이 크다.

미국이 일본 및 네덜란드와 중국 반도체산업을 압박하는 데 손을 잡으려는 이유는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을 고립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일본은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핵심 화학소재 및 반도체장비, 네덜란드는 고사양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첨단 장비를 주로 공급하는 국가로 중요성이 크다.

미국 정부의 노력으로 일본과 네덜란드 기업이 중국에 반도체소재 및 장비 공급을 중단하거나 크게 줄인다면 자연히 중국 반도체산업에 큰 타격이 번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해당 국가들과 같이 큰 역할을 차지하지 않는다.

미국 정부가 그럼에도 한국과 중국 반도체산업 규제에 협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이유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을 반도체 최대 수출국으로 두고 있는 데다 중국에서 대규모 반도체공장을 운영하며 메모리반도체 및 시스템반도체 등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으로서는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가 중국에 반도체 공급 및 현지 생산라인 운영을 통해 중국의 반도체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일을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미국정부 한국에 중국 견제 동참 압박,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불안 커져
▲ 중국 우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시스템IC 회사 건물.
한국 반도체기업들은 이미 지난해 말 시행된 미국 정부 규제의 영향권에 놓여 있다. 중국 생산공장에 고성능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일부 장비를 반입하기 사실상 불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현재는 1년의 유예기간이 적용되어 중국 투자에 제한이 없지만 미국 정부의 태도를 고려한다면 중국에서 반도체사업을 운영하는 일은 갈수록 어려워질 공산이 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과 네덜란드는 이미 중국을 대상으로 한 규제에 미국 정부와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중국이 수출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가 실적에 받을 타격을 우려해 중국 반도체산업 견제에 참여하는 일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

미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주일 미국대사가 한국도 협력해야 한다는 단호한 태도를 보인 만큼 앞으로 미국 정부 차원에서 한국을 향한 압박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이 중국에 반도체 수출을 규제하는 등 강경한 기조로 미국의 견제에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자연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쉽지 않은 사업 환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시행된 반도체 지원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해 자국 내 반도체 및 전기차 공급망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를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물론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이 수혜기업으로 꼽힌다.

그러나 중국 반도체산업 규제를 두고 미국과 한국의 의견이 엇갈려 외교관계 악화로 이어진다면 한국 기업들이 미국 정부 지원에 큰 수혜를 기대하기는 어려워질 수도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이 한국을 중국 견제 동맹에 포함하는 일은 중국 반도체산업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미국의 계획을 우려해 한국과 관계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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