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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KT 구현모 연임 불안감 커져, 국민연금 '황제 연임' 지적 부담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2-12-28 14:3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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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민연금공단이 이례적으로 소유분산 기업들의 ‘황제 연임’을 문제삼으면서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이 연임으로 가는 길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구 사장은 KT 회삿돈으로 국회의원들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 이 때문에 최종 후보로 선정되더라도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오늘Who] KT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0337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구현모</a> 연임 불안감 커져, 국민연금 '황제 연임' 지적 부담
▲ 국민연금공단이 KT 등 소유분산 기업들의 ‘황제 연임’을 저격하면서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900조 원 규모의 자산을 굴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에 새로 임명된 서원주 본부장이 KT 등 기업을 직접 언급하며 주주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점을 놓고 지금까지 관행과는 달리 앞으로 대주주 역할을 분명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연금은 KT 최대주주(지분율 10.3%)로서 최근 들어 대표이사 선출 방식을 두고 지속해서 문제점을 제기해왔다.

서원주 신임 본부장은 27일 기자 간담회에서 “KT나 포스코, 금융지주 등 소유분산 기업들의 CEO 선정은 객관적이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기준 및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며 “국민연금이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수탁자 책임투자 활동의 일환으로 투자 기업의 합리적인 지배 구조와 관련된 주주권을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도 최근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로부터 대표이사 연임 적격 판단을 받으면 단독후보로 나설 수 있는 KT 규정이 내부자에게 유리한 방식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점을 고려해 구현모 사장은 KT 규정에 따르면 차기 대표 단독후보로 나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이사회에 복수 후보에 대한 심사 가능성을 검토할 것을 요청했던 것으로 보인다.

KT 이사회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현재 구 사장을 포함한 복수의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최종 후보가 발표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사장은 차기 KT 대표 경선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지난 3년 동안의 객관적인 경영성과 측면에서는 흠잡을 곳이 거의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KT노조도 구 사장의 연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구 사장이 최종후보로 발탁되더라도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사법리스크를 이유로 반대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구 사장은 황창규 전 KT 대표이사 회장 시절인 2014년부터 2017년까지 19·20대 국회의원 정치후원회 계좌에 회사 돈 수억 원을 불법 후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1년 국회의원들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혐의로 약식기소돼 법원으로부터 벌금 1500만 원을 선고 받았고 현재는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이와 같은 사법리스크는 구 사장이 2019년 KT 사장 후보로 거론됐을 때도 문제가 됐지만 당시 KT 이사회는 ‘재임 기간 중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사임을 한다’는 조건을 걸고 구 사장을 최고경영자로 선임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국민연금이 이를 구 사장의 연임 반대 이유로 삼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국민연금은 2022년 3월에도 국회의원 정치자금 후원 혐의를 받던 박종욱 KT 사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표를 던졌고 결국 박 사장은 자진사퇴했다.

물론 국민연금이 반대한다고 해도 KT 2대, 3대주주인 현대자동차(지분율 7.79%)와 신한은행(지분율 5.48%)의 지지를 받는다면 구 사장은 연임이 가능할 수 있다.

다만 신한은행과 현대차에도 국민연금의 입김이 강한 것을 고려하면 국민연금의 찬성을 얻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국민연금은 신한금융지주의 최대주주로 지분 8.29%를 보유하고 있고 현대차 2대주주(지분율 7.78%)이기도 하다.

정권 교체 이후 소유분산 기업들에 강한 외풍이 불고 있다는 점도 구 사장에게 부담이다.

KT처럼 오너가 없는 포스코 역시 외풍이 거세지면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거취를 놓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이미 수장 교체가 시작됐다.

3연임이 유력했던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용퇴를 결정했고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손 회장의 후임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낙점됐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도 금융당국 등으로부터 연일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구현모 사장도 정치적 압박 때문에 자진해서 복수 후보에 대한 심사 가능성을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는 말도 나온다.

다만 KT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KT의 최근 실적 성장, 주가 등 경영성과를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가 분명한 만큼 구 사장도 자신감을 가지고 경선을 스스로 제안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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